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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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9일 복싱 대표팀이 훈련 중인 태릉선수촌 필승관을 찾았다.
오후 훈련을 막 시작한 참이었다. 훈련장엔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빠른 비트의 댄스 음악이 흐르고 선수들은 줄을 지어 연타를 날리며 훈련장을 빙빙 돌았다. 올림픽을 앞두고 초빙한 우즈베키스탄 출신 코치는 선수 한명 한명의 동작을 유심히 지켜봤다. 연방 지적이 이어졌다.
원을 그리며 달리던 선수들은 어느 순간 사방에 흩어지더니 스트레이트, 훅, 어퍼컷을 날렸다. 안 보이는 적을 향해 펀치를 날리는 선수들의 눈매는 훈련 중이라기보다는 5회전쯤을 지나는 선수의 그것이었다. 그 이유를 이승배 국가대표 감독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동메달 2개를 땄습니다. 복싱과 역도였죠. 복싱이 우리나라 최초의 올림픽 메달을 배출한 셈입니다. 그런데 복싱이 힘든 운동이다 보니 1980년대 이후로는 전반적인 하락세를 겪고 있어요. 1948년 이후 64년 만에 다시 런던으로 돌아가는데 한국 복싱이 꼭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자세로 대표팀 모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는 2명의 국가대표가 출전한다. 밴텀급(69킬로그램 이하)의 한순철(28)과 라이트플라이급(49킬로그램 이하)의 신종훈(23)이다. 여자 복싱은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순철은 복싱 국가대표팀의 최고참이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땄다.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것이 장점이다. 신종훈은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선수다. 세계 최정상 수준의 스피드가 강점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끊긴 복싱 금맥을 이을 후보 0순위로 꼽히고 있다. 이 감독은 “선수촌에서 복싱 대표팀에 전폭적인 지원을 해 주고 있다”며 “꼭 좋은 성적으로 국민들께 보답하겠다”고 했다.![]()
비 내리는 태릉선수촌의 운동장 한쪽. 빗속을 뚫고 달려오는 선수들이 보인다. 운동장을 둘러싼 야트막한 둔덕을 돌고 오는 길이다.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그대로 쓰러지는 선수도 있다. 휴식도 잠시, 목표 기록보다 느리게 달려온 선수들은 다시 달려야 한다. 다시 뛰라는 코치의 말에 괴로워하는 표정이 역력하지만, 선수들은 1초의 망설임 없이 달려 나간다.
신석교 남자 하키 국가대표팀 코치는 “선수 시절 나도 저 둔덕을 달렸다”며 “언젠가는 둔덕에 불을 질러 없애리라 생각도 했는데 지금은 내가 선수들을 달리게 하고 있다”고 하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신 코치는 “지난 3월 본선진출 티켓을 따낸 뒤 선수들의 사기가 올라 있다”며 “지금은 올림픽을 앞두고 체력조절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남자 하키는 지난 3월 올림픽 본선진출 티켓을 따냈다. 지난 3월18일 열린 아일랜드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경기 종료 직전 이남용이 극적인 역전 골을 터뜨렸다. 5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예선전 무패의 성적으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
남자 하키 대표선수 중엔 경험 많은 ‘노장 선수’도 꽤 있다. 여운곤이 대표적이다. 남자 하키 사상 최고령 국가대표인 서른여덟 살의 여운곤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대표팀으로 선발돼 지금까지 총 세번의 올림픽을 경험했다. 시드니올림픽에서 남자 하키가 은메달을 획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여운곤은 아시안게임에도 네번 출전했다. 여운곤은 “이 나이에 올림픽에서 뛰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금메달을 목표로 후배들과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체력훈련 후 선수들은 스틱을 든 채 푸른색의 인공 잔디밭으로 뛰어 들어갔다. 런던올림픽 하키 경기가 열릴 경기장에 깔린 인공 잔디와 같은 종류의 잔디다. 지난 1월 하키 본선진출을 예감하고 새로 깔았다고 한다. 신 코치는 “대한민국 남자 하키가 사상 최초로 메달을 따는 역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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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국가대표팀은 12개 종목에 13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대표팀은 충북 진천군에 있는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이다. 지난 20일 진천선수촌을 찾아갔다.
사격은 정신력이 중요한 대표적인 ‘멘털 스포츠’다. 훈련 중인 선수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아 보였다. 출전 각오를 묻자 너 나 할 것 없이 차분한 목소리로 선전을 다짐했다. 6차례의 치열한 선발전을 뚫고 살아남은 선수들이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진종오(33)는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는 베테랑이다. 진종오는 “베이징올림픽 직후부터 계속 다음 올림픽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며 “이번 선발전은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이번 선발전에서 대표팀 선수들은 역대 올림픽 대표팀 선발전 경기 중 최고의 기록을 달성했다. 사격 대표팀이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포함해 총 4개의 메달을 예상하는 이유다.
변경수 사격 국가대표 감독은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막 씨를 뿌려서 싹이 올라왔다면 베이징올림픽 때는 싹이 올라와서 꽃이 피었다”며 “올해는 열매를 맺을 때”라고 출전 각오를 밝혔다.
사격 국가대표팀에는 한진섭(50미터 소총3자세, 50미터 소총복사, 10미터 공기소총), 김종현(50미터 소총3자세, 10미터 공기소총), 김학만(50미터 소총복사), 진종오(50미터 권총, 10미터 공기권총), 최영래(50미터 권총, 10미터 공기권총), 김대웅(25미터 속사권총), 조용성(스키트), 정미라(50미터 소총3자세, 10미터 공기소총), 나윤경(50미터 소총3자세, 10미터 공기소총), 김경애(25미터 권총), 김장미(25미터 권총, 10미터 공기권총), 김병희(10미터 공기권총), 강지은(트랩) 등이 포함됐다.
글·하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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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