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최근 학력 인플레, 학력 철폐가 우리 사회의 화두다. 고학력 청년실업과 반값등록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부터다. 그런 사회현상에 관한 대안 제시와 그 실천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고 있다. 물론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학생들의 직업교육에 몸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다행으로 여긴다.
자신의 진로나 목표에 따라 전문적 공부가 필요하다. 더 나은 업무수행을 위해 필요한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공부라면 가르치거나 배우는 사람 모두 만족스럽고 의미 있는 투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뚜렷한 목표 없이 남의 이목을 의식해 가는 대학이라면 경제적, 시간적 낭비일 수도 있다.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서울여상은 문을 연 지 85년이 된 사립고등학교다. 서울여상도 1990년대에는 대다수 실업계고와 마찬가지로 우수학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IT 특성화를 통해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전력투구했다. 그리고 지난 2004년 국제통상, 금융정보, e비즈니스 특성화고로 지정됐다.
최근 벤치마킹차 본교를 방문한 사람만 5천5백명이 넘는다. 여러 언론매체에서 ‘실업교육의 슈퍼모델’ ‘여성 금융사관학교’로 소개하고 있어 책임감과 사명감이 크다. 이렇게 인정받기까지 모든 구성원들이 밤낮없이 노력했다. 방학도 반납하고 연수를 받으며 전문성 신장을 위해 노력한 교사들의 열정과 교사들을 신뢰하고 존경하며 예의바르게 따라 준 학생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성화고가 우수인력 양성에 집중하려면 학생들에게 졸업 후 진로에 대한 확신과 적절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특정 직종에 특성화고 학생만 취업자격을 주는 역(逆)학력제한 같은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우리 사회 전체가 간판이 아닌 실력으로만 아이들을 뽑아야 한다.
특성화고 학생들에 대한 저평가 분위기가 제대로 바뀌고 학력이 아닌 실력으로 정당하게 평가받는 사회가 돼야 교육을 둘러싼 우리 사회의 고질병들이 치유될 수 있다. 은행권과 기업체의 고졸사원 채용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진로지도와 용기 있는 선택, 적재적소에 인재를 등용하는 열린 기회의 제공이 구체화되길 바란다.
학력 인플레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학 졸업장을 쥐고도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졸업생이 많지 않은 현실에서 다시 세금으로 등록금을 지원해 주는 것도 문제다. 낭비가 아닌 실리교육을 해야 한다.
학력문제는 인식 전환에 관한 문제다.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청소년들이 자신의 실력과 능력으로 인정받으며 행복을 느끼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 또 이런 관심과 긍정적 변화가 한때의 시류에 그치지 않고 성숙한 문화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글 · 한상국 서울여상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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