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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우리 처한 냉엄한 현실 절실하게 느껴




“가장 인상적인 곳은 판문점이었어요. 북한 병사들이 우리를 보고 사진 찍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지난 6월 13일 경기도 파주시 진서면의 비무장지대에 있는 공동경비구역(JSA)을 난생처음 방문한 대학생 이모(27·남·연세대)씨는 “북한 병사들의 눈에 우리가 신기해 보였나봐요. 무섭다기보다 황량하게 느껴지고 안타깝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씨를 포함한 서울 지역 남녀 대학생 60여 명은 6월 13일 하루 동안 서울 용산구의 한미연합사령부, 제3땅굴, JSA 내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과 제3초소, 도끼만행사건 현장, 도라산 전망대 등을 돌아보았다.




이 행사는 국가보훈처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한미연합사령부와 공동으로 6월 8일부터 26일까지 5차례에 걸쳐 실시한 대학생특별견학인 ‘2012 대학생 호국순례’ 3회째였다.

‘젊음과 열정으로 같이 갑시다’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순례행사는 대전, 수원, 광주, 서울, 인천, 청주지역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사전 신청을 받은 결과 52개 대학에서 4백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13일 순례행사에 참여한 박모(21·한양여대)씨는 “흔히 가볼 수 있는 곳이 아닌데 유익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땅굴은 안쪽으로 한 4백미터쯤 걸어들어간 것 같아요. 천장에서 물방울 같은 게 뚝뚝 떨어지는 으스스한 곳이었어요. 신분 확인을 거친 후 JSA에 들어서니 남북한의 경계를 알려주는 것은 흰색 말뚝뿐이었어요. 가장 인상적인 곳이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이었는데, 회의장 안에서 남북을 가르는 것이 15센티미터 높이의 콘크리트벽이라는 게 드라마에서 본 그대로였어요.”

그는 북한 병사들에게 손짓을 하거나 대화하면 안 된다고 미리 듣고 갔는데, 북한 병사들이 우리 사진을 찍을 때 좀 무섭기도 했다면서 “뭔가 다른 세상이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실 6월은 대부분 대학들의 기말고사 기간이어서 대학생들 입장에서 아침 8시반에 시작해 저녁 무렵에 끝나는 순례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부친이 직업군인이라는 이모(18·한양여대)씨는 “아버지를 지켜보면서 평소 국가안보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고, 기회가 되면 JSA에 가보고 싶었다”면서 “마침 학교 홈페이지에 호국순례 행사 모집 공고가 뜬 것을 보고 기쁜 마음에 시험기간인데도 신청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13일 순례 행사는 특히 한미연합사 제임스 셔먼 사령관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직접 한미연합사령부의 브리핑장에 나타나 대학생들에게 평화 유지의 중요함과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해 어느 순례 행사보다 특별했다.

박승훈 국가보훈처장은 브리핑에 앞서 가진 격려사에서 “호국의 정신을 바로 알기 위해선 한국 발전의 기틀이 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알 필요가 있다”라며 “이번 호국순례 행사를 통해 대학생들이 우리의 냉엄한 현실과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깨닫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셔먼 사령관은 대학생들에게 “대한민국처럼 역동적인 나라를 본 적이 없다. 여러분은 이러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미래의 지도자들”이라고 환영사를 시작했다.

이어 셔먼 사령관은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한 사람은 역사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미국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조지 산타야나의 말을 인용하며 “지금 여러분이 느껴야 하는 것은 한반도의 자유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들을 기억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북한의 무력도발을 억제하고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의 평화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이 한국의 지도자가 되어 우리를 대체할 리더가 되어주길 바란다”면서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go together)”라고 하며 동반자로서 한미동맹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날 순례 행사에 참석한 천모(25·광운대)씨는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치긴 했지만 직접 한미연합사령부를 찾아보고 판문점에 가서 북한 병사들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순례행사를 통해 우리가 놓인 냉험한 현실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제게는 가장 인상 깊은 곳이 한미연합사령부와 판문점이었습니다. 브리핑 중에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한 내용이 있었는데, 실무자들의 설명을 듣고 보니 그간 언론을 통해 접했던 것과 달리 한층 입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도끼만행사건 현장, 북한의 선전마을 등을 돌아보면서 우리 현실을 결코 안일하게 여길 수 없다는 생각이 절실해졌습니다.”

국가보훈처는 6월 26일 마지막 호국순례를 마친 후 후기 콘테스트를 열어 이번 호국순례가 대학생들이 우리의 안보 실상을 제대로 인식하고 호국의지를 다질 수 있는 행사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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