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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일자리가 창출될 인턴십을 만들어라




고용정보원에서 지난 11월 2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2004년 7.5퍼센트에서 2010년 7.6퍼센트로 0.1퍼센트포인트 높아졌지만 ‘실질 청년실업률’은 같은 기간 12.2퍼센트에서 16.7퍼센트로 4.5퍼센트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실업자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는 청년, 즉 학원 등을 다니며 취업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자나 오랫동안 취업이 안 돼 자포자기한 구직 단념자까지를 포함해서 추산한 결과다.

공식실업률과 ‘실제 청년실업률’에 반영되지 않은 ‘쉬었음’ 청년들을 반영한 ‘체감 청년실업률’은 2009년 2월 기준 28.3퍼센트(1백21만3천명)나 된다. 4명 중 1명이 넘는 청년들이 실업을 ‘실제 체감’하고 있다는 얘기다.

구직활동을 열심히 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지난 한 달간 잠깐 구직활동을 중단한 청년들이 ‘쉬었음’에 해당한다. ‘쉬었음’이 길어지면 ‘구직 단념자’로 쉽게 전환될 수 있고, ‘쉬었음’에 해당하는 청년수가 공식실업자 수(37만2천명)에 근접하는 36만3천명에 달하고 있어 그냥 무시하고 덮어버리기 어려운 카테고리라고 할 수 있다.




청년실업은 국가경제적으로도 막대한 손실이 되고 있다. 25세 청년이 1년간 실업상태로 있는 경우 단기소득은 약 3천7백만원 감소하나 평생소득은 이의 7배가 넘는 2억8천만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 2월 기준 공식 실업자 37만2천명 중 50퍼센트가 이런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된다면 단기손실은 6조8천8백만원, 장기손실은 52조원에 달하게 된다. 올해 우리나라 예산의 17퍼센트에 가까운 금액이다.

청년실업의 폐해가 어찌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금전적 손실뿐이랴. 청운의 꿈을 품고 사회에 막 입장하려는 청년들이 높은 청년실업 때문에 겪게 되는 정신적, 심리적 고통과 추락하는 용기와 자존심 등은 숫자로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통곡하며 좌절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가 발벗고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청년실업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 관계기관들이 다양한 정책을 입안하여 시행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청년인턴제도라고 할 수 있다.

취업경험이 없는 청년들에게 단기간의 직장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취업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청년인턴제도의 주된 목표라고 볼 수 있다. 2~6개월간의 인턴십을 통하여 기업현장을 체험하고, 직장에서 성공계단을 오르는 데 필요한 자질이 무엇인지 터득하고, 동료 또는 상사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현장의 특화된 기술을 배우게 된다. 결국 인턴십은 무(無)경력자를 초급 경력사원으로 업그레이드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인턴십 후에 인턴십을 수행한 회사에 정규직원으로 채용될 수도 있고, 인턴십 경력을 활용하여 취업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인턴십 제도의 본질이다. 그러므로 인턴십은 주어진 일자리에 수월하게 안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로섬(zero sum) 게임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즉 일자리 수는 주어진 상수(fixed constant)가 되며, 누가 그 일자리를 점령하느냐를 결정하는 데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기업 인턴십을 포함한 일반 인턴십은 내재적 약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공기업 인턴십을 개선시킬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높은 청년실업은 일자리가 모자라서 생기는 것이지 남는 일자리에 채용할 적격자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높은 청년실업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인턴십을 고안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중소기업의 기술개발과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연구소 건설과 고학력인턴 채용이다.

대졸자들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자질이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이들을 장기연구인턴으로 채용하여 1~2년 인턴생활을 통하여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돕도록 하는 것이다. 기술혁신에 성공하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기 때문에 이러한 인턴제도는 플러스섬(plus sum) 게임이 되어 궁극적으로 실업률을 낮추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중소기업은 필요한 고학력 인력을 확보할 수 있고, 대졸자들은 그들이 선호하는 ‘연구직’으로 취업할 수 있는 윈-윈의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

또 공기업과 같은 ‘괜찮은 직장’에서 인턴십을 하기 위해서는 취업경쟁률 못지않게 높은 경쟁을 뚫어야 한다. 이 경우 인턴으로 선발된 젊은이들은 인턴십을 받지 않아도 큰 어려움 없이 취업에 성공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인턴십의 취지가 취업성공률을 높이는 것이라면, 취업 성공 가능성이 높은 청년보다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청년을 인턴으로 뽑아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현재는 취업능력이 높은 사람이 인턴십도 받고 있어 인턴십 본래의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 인턴들의 학습 효율도를 높여야 한다. 직장생활에 적합한 자질을 연마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인턴들이 독립적으로 업무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팀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팀별로 특정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도록 하여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공동체적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자질을 스스로 고양토록 하고, 서로 소통하는 능력도 개발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창의력을 고취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


또 인턴에게 매월 고정된 급여를 지급하는 것보다 생산성에 근거한 변동 급여를 지급하여 인턴십 현장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 현상을 줄이고, 현장교육의 효율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 미리 생산성 측정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특히 팀별 생산성에 준거하여 급여를 결정함으로써 팀 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인턴십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공기업들이 시행하는 인턴제도는 해당 공기업 업무에 초점을 맞춘 인턴십 과정보다는 팀별로 가상창업을 하도록 하여 아이템 발굴, 사업계획서 작성, 필요자금 확보, 인력확보 계획, 판로 개척 등에 대한 방안 수립 등의 과정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종합적이고, 보편적인 지식과 소양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글·이기석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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