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우리나라는 자생 선인장의 불모지다. 이런 우리나라가 세계 컬러 접목선인장 시장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훼단지 내에 있는 고덕원예무역(대표 김건중·51)은 우리나라에서 접목선인장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회사다. 고덕원예무역은 고양시의 21개 선인장 농가가 재배한 접목선인장을 수출하는 선인장 수출 전문회사다. 2010년 국내 선인장 총 수출액 2백60만 달러 중 2백50만 달러가 경기도 고양시의 선인장 재배 농가를 통해 이루어졌다. 고양시가 세계 접목 선인장의 메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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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가 생산한 접목선인장은 고덕원예무역을 통해 전 세계 27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가장 큰 수출 대상국은 원예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 물량의 약 80퍼센트를 네덜란드 화훼무역 바이어들이 사들이고 있다고 한다. 네덜란드로 수출된 접목선인장은 현지에서 재가공을 거쳐 유럽 전역으로 공급된다.
접목선인장이란 줄기에 다양한 색의 꽃을 접목한 관상용 선인장을 말한다. 직경 3센티미터 정도의 꽃이 피고 크기가 작고 화사하며, 관리가 용이하고 가격도 싼 편이라 많은 사람이 찾는다. 고양시가 생산하는 접목선인장은 경기도 농업기술원 산하기관인 선인장연구소에서 품종을 개발해 일선 재배농가에 보급한다.
고덕원예무역이 생산하여 수출하는 접목선인장 품종은 비모란(緋牧丹)이란 종이며, 원종(原種)은 목단옥(牧丹玉)이라고 부른다.
이 목단옥에서 붉은색을 띠는 변종이 발견되어 ‘붉은색의 목단옥’이란 의미에서 ‘비모란’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름 그대로 원래는 적색의 품종이었으나, 현재는 황색·주황색·분홍색·복합색 등 다양한 색상의 품종을 생산하고 있다. 고덕원예무역은 여섯 가지 색의 접목선인장을 생산, 수출하고 있다.
원색의 선인장 품종들은 엽록소가 거의 없어 스스로 광합성작용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꽃을 피우는 모수(母樹·종자)와 줄기가 되는 대목(삼각주) 부분이 되는 두 품종을 따로 재배하여 모수에서 작은 꽃가지(‘자구’라고 부름)를 떼내어 대목에 접목, 재배하기 때문에 ‘접목선인장’이라고 부른다. 대목인 삼각주는 6센티미터, 9센티미터, 14센티미터 등의 크기로 나누어 재배하는데 평균 규격(9cm)인 접목선인장 한 본의 가격이 38센트다. 최종 소비자가격은 3달러80센트. 정확하게 10배의 가치 상승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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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한·EU FTA가 발효되면서 접목선인장 수출은 날개를 달았다. 수출 주문이 이전보다 20퍼센트 이상 증가한 것이다. 김건중 대표는 “원래 선인장은 겨울철에 수출이 잘 안되는데 한·EU FTA가 체결되면서 겨울철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며 “네덜란드의 중간 도매상인 바이어들이 기존의 마진에 더해서 FTA 체결로 인한 추가마진까지 발생하자 주문을 대량으로 늘린 결과”라고 말했다.
농장에서 생산된 접목선인장은 상자에 포장해 수출하는데, 1개 컨테이너에 12만 본이 들어간다. 지난 한 해에 컨테이너 30개 분량을 수출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한·EU FTA 발효로 현지 바이어들이 갑자기 원산지증명서를 요구해 왔다”며 “원산지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또한 인증수출자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경험이 없는 우리가 자체 힘으로 이 모든 것을 준비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때 김 대표가 도움을 받은 것이 바로 정부의 FTA 컨설팅지원 사업이다. 김 대표는 “서울세관과 관세사 등의 도움을 받아 한·EU FTA 의정서가 요구한 대로 접목선인장이 국내에서 온전하게 생산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원산지증명서와 기타 각종 증빙자료를 마련하는 등 힘든 서류준비를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고덕원예무역은 국내 선인장 업계 최초로 인증수출자를 획득할 수 있었다. 또한 바이어가 요구한 대로 신속하게 원산지증명서를 발급 받아 제출함으로써 수출 신용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김 대표는 접목선인장 농가가 직면한 고민에 대해서도 털어
놓았다.
“수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그런데 선인장 농가가 집중한 고양시에서 재배면적을 늘리는 것은 사실상 힘이 듭니다. 땅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죠. 조금이라도 재배면적을 늘릴 수 있게 지자체가 좀 더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합니다.
또 한 가지 문제점은 겨울에 비닐하우스 난방에 쓰는 기름값이 너무 비싸 대부분의 농가가 겨울철에는 선인장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난방장치 보강에 대한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이 있다면 지금보다 20퍼센트 이상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김 대표는 “우리 국민 누구나 FTA를 또 하나의 기회로 보고 잘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실제 수출을 하는 입장에서 선진국과 체결하는 FTA가 큰 기회라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관세혜택에 따른 수출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우리 고덕원예무역만 하더라도 한 개 특정 국가가 아니라 유럽 전체 인구를 상대로 장사할 길이 열렸으니까요.
우리가 직접 가공을 하고 완성품을 만들어 수출하면 접목선인장 수출시장을 지금보다 10배 정도 더 키울 수 있습니다.”
글과 사진·이상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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