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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핵물질 탈취 시도 매년 2백~2백50건 발생




핵무기가 없는 우리나라가 정상회의를 어떻게 개최하게 됐죠?
핵안보는 핵 보유 여부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중요하다는 공통된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테러리스트에 의한 핵테러는 어느 나라에든 위협적인 존재이며, 많은 물적·인적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경각심은 9·11테러에서 비롯됐는데, 피해 당사자인 미국이 2010년 워싱턴에서 최초로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차 회의는 한국에서 하자고 제의했고, 47개국 참가국 정상들이 만장일치로 지지의사를 표명함으로써 2차 개최지로 확정된 것입니다. 핵 비확산에 대한 우리의 확고한 의지, 그리고 국가 간 이견 조정능력도 평가를 받은 거죠.



핵테러는 영화 속에서나 봤지 실제 발생한 것은 한 번도 없지 않나요?
영화 <미션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에서는 주인공인 이단 헌트(톰 크루즈 분)가 핵테러를 멋지게 막아내죠. 하지만 현실에서도 이런 영웅이 나타나 우리를 구할 것이라며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는 약 1천6백톤의 고농축우라늄과 약 5백톤의 플루토늄이 산재해 있으며, 이 정도 양이면 핵무기 약 12만6천5백개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핵 또는 방사성 물질을 탈취하려는 시도는 매년 2백~2백50건에 달합니다. 2007년 남아공에서 괴한들이 핵물질을 탈취할 목적으로 원전 시설에 침입하려다 적발됐고, 2010년과 2011년에 핵물질을 거래하려던 일당이 유럽의 몰도바에서 잡혔습니다.

테러집단인 알 카에다가 지속적으로 핵물질 및 핵무기 관련 정보를 습득하려 시도하고 있어, 옆집 불구경하듯 핵테러 위험을 방치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핵안보와 관련해 지금까지 국제사회는 어떻게 대처해왔나요?
1960년대부터 원전 건설 등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핵물질의 국제적 이동이 활발해지자 이동 중인 핵물질에 대한 불법 탈취 등을 예방하고 핵연료의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핵안보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1990년대 초에는 구소련이 붕괴되고 냉전이 종식되자 구소련 내 존재하던 핵물질과 핵시설의 폐기·감축, 보호 등이 핵안보의 주요논의대상이었습니다. 그러다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하자 테러리스트에 의한 핵무기 탈취, 그리고 이를 이용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각심이 생긴 겁니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원자력 안전 문제도 논의하나요?
지난해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핵 및 방사능 테러의 심각성과 방지 필요성을 우리에게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습니다. 지난해 9월 유엔 총회에서 ‘원자력 안전과 핵안보에 관한 고위급 회의’가 개최된 바 있고, 원전 시설에 대한 공격 시 그 결과는 원전사고 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은 보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점차 커졌습니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기본적으로 원전시설이 테러로부터 보호돼야 한다는 목표하에 이러한 핵안보와 원자력 안전 간 상호관계에 대한 토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원자력 시설의 설계부터 운영까지 모든 단계에서 안전과 안보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인식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방사성 물질 탈취 문제도 논의되나요?
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결합해 만든 소위 ‘더티밤(Dirty-bomb)’은 핵을 이용한 테러보다 파괴력은 크지 않지만, 적지 않은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합니다. 방사성 물질은 연구소, 병원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데, 관리측면에서는 핵물질보다 취약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위험 물질들이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사용되지 않도록 각국이 국내 차원의 방호 조치를 강화하는 한편, 국경을 넘는 불법이전에 대처하기 위해 국가 간 실질적인 공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예정입니다.

세계 평화를 위해서는 핵 군축이나 핵 비확산도 중요한 의제인데,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왜 논의하지 않나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핵 군축과 핵 비확산, 그리고 핵안보 모두 중요한 의제입니다. 다만,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핵안보를 주요의제로 다루고 있으며, 핵 군축과 핵 비확산은 핵비확산조약(NPT), 유엔,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에서 별도로 협의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핵 군축·핵 비확산과 관련해서 많은 논의와 협의를 해왔지만, 의제 자체가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첨예해 단기간에 국가 간 합의를 이끌어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도 테러리스트들에 의한 핵테러 위협은 존재하며, 이를 방지하자는 것이 핵안보정상회의의 근본 취지입니다.

핵안보정상회의는 강대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있던데요?
핵안보정상회의에는 핵무기 보유국과 비보유국, NPT 당사국과 비당사국, 원자력시설 보유국과 원전시설 건설추진국, 비동맹권국가 등 다양하게 참석합니다.

참여국들을 전체 국내총생산(GDP) 규모로 본다면 전 세계의 94퍼센트를 차지하고 있고, 인구규모로는 80퍼센트 선에 달할 정도입니다. 핵테러 방지는 소수국가만이 아닌 전 세계 모든 국가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게 공통된 인식입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주춤해진 원전 건설 재개를 위해 핵안보정상회의를 활용한다는 비판도 있던데요?
민수용 원자력 발전 정책은 NPT에서 ‘핵무기 불추구’ 조건하에 보장된 권리(원자력의 평화적 이용)로서 각국이 개별적으로 결정하는 것이지, 핵안보정상회의의 논의 대상이 아닙니다. 정상회의에는 원자력 발전을 추구하지 않는 국가들도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북한 핵문제도 논의하나요?
핵안보정상회의는 기본적으로 북핵 문제 등 비확산 문제를 다루는 장이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북핵 문제를 핵안보정상회의의 정식 의제로 상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세계 주요국가 정상들이 참여하는 회의인 만큼 양자 협의 등 별도의 계기에 북핵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글·오동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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