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는 것은 시대를 초월한 국정운영 목표라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공공기관은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공공기관은 기본적으로 소유의 공공성, 주체의 공공성, 목적의 공공성, 재화 및 서비스의 공공성, 규제의 공공성에 기초해 설립·운영되고 있는 사회적 제도이다. 특히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적절한 조건(요금 등)으로 제공하는 보편적 서비스 확보를 위해 설립된 다수의 공공기관들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공공기관은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조건 중의 하나인 공공성 확보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의 구성 주체 중 하나인 공기업은 정부가 공적 소유권을 통해 주주에게 국한된 협의의 이익을 국가에 체화된 광의의 이익으로 대체함으로써 사회적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립·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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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공공기관은 해당 기관의 설립목적 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 자체가 공정사회 구현에 기여하기 위한 기본적인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정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회균등 보장,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특권의 타파, 사회적 신뢰, 사회적 유대와 상생 등의 원리가 사회 각 부문과 제도를 통해 효과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따라서 공공기관을 설립해 운영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원리들을 구현하기 위한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공공기관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내부관리 측면뿐만 아니라 설립목적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다양한 외부 이해관계자들과의 거래 및 교환 과정에서 이러한 원리들이 체계적으로 적용되고 구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공기관을 관리하는 정부에서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를 통해 공정사회 구현과 관련된 구체적인 목표를 부여하고, 이를 사후적으로 평가해 환류하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 경영평가지표 중 하나인 ‘조직 및 인적자원 관리’ 지표에는 일·가정의 양립문화 조성 등 인사관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과 성과를 평가하는 요소가 가미되어 있다.
또한 ‘정부권장정책’ 이행실적을 평가하는 계량지표를 통해서는 청년미취업자 고용, 장애인 의무고용, 국가유공자 우선채용, 중소기업제품 우선구매,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 구매 등의 활동을 촉진하고 있다.![]()
특히 2011년에는 ‘사회공헌’ 비계량지표를 신설하여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의식, 관행, 제도 등의 불공정한 사항들을 개선하고, 균등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활동 ▲중소협력기업, 업무유관단체 등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활동 ▲기관의 설립목적과 업무특성에 맞는 사회 봉사활동 수행 및 사회적 신뢰구축을 위한 활동 등을 전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공공기관 스스로도 사회적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해 공공기관의 신뢰 제고와 사회적 유대 및 상생을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공기관들이 자발적으로 ‘공공기관 동반성장협의회’를 발족해 6개 항목의 ‘공공기관 동반성장 이행헌장’을 채택하기도 하였다. 그 결과 불공정하도급 개선 등 공정·투명계약, 사회적 기업설립, 중소기업 제품 판매 지원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가시적 성과들을 거두고 있다.
이와 같이 공공기관이 대내적으로는 채용 및 인사관리에 있어서 공정성 확보, 대국민 및 고객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공정·투명계약 등 공정한 거래활동, 동반성장 지원, 사회적 책임 이행 등의 활동을통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공공기관이 우리 사회에 있어서 불신과 갈등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등 공정사회 구현을 저해하는 요인들을 안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무사안일, 철밥통, 높은 인건비와 과도한 복지혜택 제공 등으로 인해 공공기관은 끊임없이 국민의 비판을 받아 왔다.
또한 공공기관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 기관 본위의 사업다각화와 조직 및 인력의 방만성, 생산자 본위의 경영활동과 고객만족 노력의 취약 등으로 인한 설립목적사업 수행에 있어서의 비효율성 문제도 공공기관의 존재 가치인 공공성 확보를 잠식하고 있다.![]()
아울러 민간부문과의 납품 및 조달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불공정거래행위와 비리 문제도 공정성과 투명성 및 윤리성 확보 측면에서 공공기관이 고질적으로 노정하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공공기관이 ‘빈약한 성과’를 극복하지 못하고,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공공기관은 더 이상 존재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다. 따라서 공공기관이 ‘공공의 적’이 아니라 ‘공공의 친구’로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공정사회 구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우선 설립목적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가운데 공공기관의 구성원들이 누리고 있는 특권적 요소를 스스로 타파하고 고통을 분담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가시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또한 동반성장 등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경영 활동을 좀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사회적 책임경영에 관한 자발적 국제표준으로 제정된 ISO 26000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지침에서는 지배구조 개선, 인권 신장, 노동관행 개선, 환경보호, 공정거래, 소비자 보호, 지역사회 참여와 발전 등의 7가지 요소를 사회적 책임의 요소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시스템적으로 잘 엮어서 사회적 책임을 자발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활동을 체계적으로 전개할 경우, 공공기관의 공공성 확보 및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공공기관의 역할을 다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글·곽채기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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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