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대전에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이름 그대로 에너지와 관련되는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요즘 각광받는 ▲태양광·풍력·바이오연료전지·수소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이산화탄소 포집 등 온실가스 처리 ▲청정석탄·비재래형 연료 등 화석에너지의 청정 이용 ▲에너지소재 등에 관한 연구·개발을 하는 기관이 바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다.
이런 ‘각광 받는’ 분야에 가려 덜 주목받고 있지만, 이 연구원에서 연구하는 또 하나 중요한 연구개발 과제가 있다. 산업·건물·수송·전기 등 관련 에너지 효율 향상에 대한 연구가 그것이다.
대전에 있는 연구원 구내에는 실험용 건물이 하나 있다. 1998년 지어진 ‘초에너지절약형 실험용 건물’이다.
이 실험용 건물의 1평방미터 공간당 연간 에너지소비량은 74메가칼로리(MCal)로서 지금까지 가장 우수하다고 자랑하는 일본의 오바야시구미(大林組)기술연구소 본관빌딩의 94메가칼로리보다 훨씬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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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국내의 보통 사무용빌딩이 1평방미터당 3백?백50메가칼로리를 쓰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볼 때 20퍼센트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 건물에 적용된 에너지절약 요소기술은 건축·설비·전기부문에 걸쳐 74가지에 달한다.
건축과 관련해서는 이중외피(double skin)기술과 광선반기술 등 23가지 기술이 적용됐다. 이중외피기술은 건물 남측 외피에 2중으로 유리벽 커튼월을 설치하여 여름철에는 통풍을 시켜 냉방부하를 줄여 주고 겨울철에는 외기예열 및 난방부하 감소효과를 내는 기술이다. 광선반기술은 건물 남측 개구부(開口部)에 빛을 반사하는 장치를 설치해 빛을 사무실 천장으로 반사시킴으로써 눈부심을 막고 낮시간 동안 조명에너지를 절약해 주는 기술이다.
기계설비와 관련해서는 대체에너지 활용과 쿨 튜브 시스템(Cool tube system) 등 35가지 기술이 들어갔다. 대체에너지 활용 기술에는 태양광발전을 이용한 전력 자체생산, 태양열집열판에서 얻어지는 고온수를 사용하는 흡수식 냉동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쿨튜브 시스템은 지중(地中)에 스테인리스관을 3미터 깊이로 묻고 그 관을 통해 바깥 공기를 건물에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예열·예냉효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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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설비와 관련해서는 조명자동제어시스템(실내에 사람이 없을 경우 자동적으로 전원을 차단)과 Task ambient lighting(조명이 필요한 부분만 국소조명하는 방식) 등 16가지 기술이 적용됐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에너지절약형 건물을 바탕으로 2000년부터 본격적인 에너지자립형 주택 연구에 들어갔다. 2002년에는 국내 최초로 제로에너지 솔라하우스1(ZeSH; Zero Energe Solar House1)을 만들었다. 2005년에는 ‘제로에너지타운’을 운영하면서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ZeSH2를 개발했다.
ZeSH에 적용된 기술은 에너지 부하를 줄이기 위한 슈퍼단열기술과 자연형 태양열 기술, 배열회수 기술 등 패시브(Passive)기술과 태양열·태양광·지열 등 신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한 에너지 생산 개념의 액티브(Active)기술로 대별된다.
ZeSH는 세계 최초로 ‘신재생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태양광·태양열·지열 등 신재생에너지원을 냉·난방과 급탕, 전기생산에 활용하는 통합시스템을 말한다. 이 시스템을 적용한 덕분에 ZeSH는 설비별로 각각의 시스템을 설치해야 하는 단점을 극복하고 건물의 콤팩트화 내지 일체화에 성공했다. ‘신재생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냉·난방 부하만 줄이는 독일의 패시브 하우스 기술을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벽면 일체형 태양열 집열 장치’도 ZeSH의 자랑이다. 이 장치는 겨울철에는 집열이 많이 되고, 여름철에는 집열이 적게 되도록 하는 장치다. 주택 남측 벽면에 수직으로 설치되어 건물의 멋을 살리는 외장재 역할도 한다. 기존의 태양열 집열기가 흔히 지붕에 설치되어
여름에는 과열되는 단점을 극복했고, 설치공간을 절약해 주는 효과도 있다.
이 밖에도 건물의 외피를 통해 손실되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슈퍼단열 기술 및 고효율 창호’, 태양에너지를 통해 건물의 난방 부하를 줄이는 ‘자연형 태양열 기술’, 겨울철 실내의 따뜻한 공기와 외부의 찬 공기를 열교환시켜 예열된 공기가 유입되도록 하는(여름철에는 반대로 작용) ‘환기배열 회수기술’, 버려지는 온수로 차가운 물을 예열시켜 공급하는 ‘온폐수 회수기술’ 등이 ZeSH에 적용됐다.![]()
여기까지만 보면 탄소제로주택, 에너지자립주택 등으로 불리는 유사한 성격의 주택들과 큰 차이가 없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유사한 성격의 주택들과 ZeSH의 차이점은 경제성에 있다. ZeSH는 기존주택(50평, 평당 4백만원 기준) 대비 20퍼센트 정도의 추가비용을 들이는 것만으로 85퍼센트 이상의 에너지자립도를 달성할 수 있다.
비록 에너지자립도가 1백퍼센트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실제적인 경제성’을 확보한 것이다. 연구원은 작년 3월 (주)한화건설과 협약을 체결해 ZeSH 관련 기술을 이전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백남춘 박사는 “태양광·태양열·지열의 신재생 하이브리드 시스템 기술, 건물에너지 저감 기술과 전력 IT기술의 접목을 통해 에너지자립률 90퍼센트 이상을 목표로 하는 1백가구 규모의 에너지자립형 커뮤니티 구축에 대한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이를 위해 전북 고창군과 협약을 맺고 ‘에너지자립형 농어촌 뉴타운’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글·배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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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