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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저학년은 주말보육·고학년은 심화학습




새 학기부터 전국의 거의 모든 학교가 전면적으로 주5일 수업제를 실시하게 됐다. 전면 시행에 앞서 2011년 초등 4백42개교, 중학 1백87개교 등 총 6백29개교에서 주5일 수업제 시범 운영을 실시했다.

인천광역시교육청은 초등학교 20곳과 중학교 12곳을 주5일 수업제 시범학교로 지정해 2011년 9월부터 운영했다. 교사와 학부모 80퍼센트 이상의 동의와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 시교육청의 심사를 통해 선정된 이들 시범학교에서는 ‘토요 스포츠데이’ 등 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학교·가정·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강화했다. 이와 동시에 교과교육과정을 확대하고 맞벌이나 저소득층 학부모 등을 위해 토요돌봄을 확대했다.

수원의 산남초등학교는 ‘New 스포츠’ 프로그램, 창의수학 교실, 글씨체 디자인(POP) 교실 등의 토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나홀로 토요일’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했다.




보살핌이 필요한 저학년을 위해선 돌봄교실에 해당하는 주말보육프로그램을, 심화학습을 요구하는 고학년을 위해선 담당교사가 매주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해 수업을 진행하는 식으로 차별화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주5일 수업제를 전면도입하게 되는 대구광역시 교육청에서도 지난해부터 초등학교 22개교, 중학교 6개교를 시범학교로 지정해 다양한 토요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논공중학교에서 지난 2학기에 8주간에 걸쳐 실시한 ‘토요벽화반’이 있다.

2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등하굣길에 있는 낡은 주택의 외벽과 옹벽에 벽화를 그리는 ‘토요벽화반’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자기 손으로 학교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토요벽화반을 지도한 최봉순 교사는 “주민들이 자기 집 벽에도 그림을 그려달라고 연락을 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며 “벽화작업으로 아이들이 보람과 자신감을 느끼게 되어 좋았다”고 전했다.

경일중학교는 축구반, 배드민턴반, 기타반, 풍선아트반, 기타반, 바이올린반 등 학생들의 특기와 적성을 길러줄 수 있는 예체능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토요일에도 혼자 집을 지켜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도서실과 영어전용실 등 특별실을 개방해 독서와 자율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학생들이 학교에서 알찬 토요일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외에도 대구에서는 ‘팝송과 영화로 배우는 신나는 영어교실’(효명초), 언론사와의 업무협약(MOU)을 통한 ‘NIE 신문활용 수업’(진월초), 연극반과 뮤지컬부 운영(신암초), 방송댄스 기초프로그램(영선초), 제과·제빵 과정(논공중), 엄마와 함께 떠나는 봉사여행(도림초), 가족과 함께하는 요리 체험교실(경대사대부설초), 수목원 생태체험 및 걷기 운동(유천초) 등의 프로그램들이 참가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호평을 얻었다.




한국교총이 지난해 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범운영을 통해 주5일 수업제를 미리 경험한 학교, 학생, 학부모 대부분이 만족을 표시했다. 평일에는 학교숙제와 사교육에 밀려 좀처럼 시간을 내기 어려웠던 예체능 프로그램과 체험활동을 할 수 있어 좋았다는 평이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문화, 체육시설이 풍부하고 전문강사를 영입하기 수월한 도시지역에 비해 농어촌 지역 학교들은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할 만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경기도 시흥의 도창초등학교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근의 매화고등학교와 손을 잡았다. 매화고의 과학교사와 학생들이 매월 2, 4주 토요일마다 학교를 방문해 고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탐구수업을 진행했다. 도창초 고영수 교사는 “매화고 학생들은 아이들을 가리키는 보람을, 도창초 학생들은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언니, 오빠들에게 배우면서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키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경북 경주시 아화중학교는 자체 기획을 고집하지 않고 지역 문화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양질의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 인근의 도리농촌유학센터에서 운영하는 주말 프로그램과 경주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학생 동아리 ‘미동’ 봉사단이 지역아동보호센터에서 운영하는 운동회, 초콜릿 만들기, 게임 등의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학생들이 보람찬 토요일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한발 앞서 주5일 수업제를 경험한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긍정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
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토요일마다 혼자 집을 지켜야 하는 가정의 걱정이 사라진 것은 아닐 것이다. 맞벌이가정이나 한부모가정의 경우 매주 토요일마다 아이들의 보육이 큰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이혼 후 혼자서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 박지은(38·일산)씨는 “아직까지 학교에서 토요돌봄교실이나 방과후학교 등에 대한 안내를 해주지 않고 있다”며 “이러다가 아이가 혼자 집을 지켜야 하는 일이 생기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이 같은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선 ‘토요 방과후학교’와 ‘토요돌봄교실’의 정착이 필수다. 경기도교육청의 허숙희 장학관은 “모든 아이가 차별없이 토요일에도 적절한 보육과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평일과 다름없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토요돌봄교실을 강화해 아이는 즐겁고 부모는 안심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이윤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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