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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양극화 부추기는 부자 중심 FTA 안 된다




지난 10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동철 의원은 “작년 말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의한 재협상으로 한·미 FTA는 심각하게 훼손됐다”면서 “미 의회가 비준했다고 우리 국회가 즉시 비준해야 한다는 것은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재선인 김동철 의원은 17대 때 국회에 들어와 열린우리당 원내부 대표, 민주당 미국산쇠고기수입협상국정조사특위 간사를 거쳐 현재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이다. 17대 때는 국회 한·미 FTA체결대책특위 위원, 열린우리당 한·미FTA평가위원을 지냈다.



지난 정부 시절 한·미 FTA 비준안에 찬성을 해 놓고, 이제 와서 ‘재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어렵게 ‘이익의 균형’을 이룬 한·미 FTA가 이명박정부의 재협상으로 손해 보는 FTA, 불공정한 협정이 되고 말았습니다. 독소조항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한·미 FTA를 근원적으로 반대하는 세력에 끌려다니거나 현실성 없는 재재협상론에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건 여당의 정치공세라고 생각합니다. 한·미 FTA는 한 건의 통상협상이 아니라 한·미 간 ‘통상의 틀’을 새로 만드는 겁니다. 우리 경제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게 되는 중요한 협상이므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돌다리도 두드리는 자세로 접근해야 합니다.”

준비 안된 FTA는 불가하다는 주장을 하고 계시는데요.
“모든 통상협정은 이익 보는 편이 있으면 손해 보는 편이 있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한·미 FTA 체결로 인해 손해 보는 국민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과 지원이 우선 마련돼야 합니다. 나아가 이익을 보는 쪽이 손해 보는 쪽의 손실을 보전해 주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는 한·미 FTA로 인해 손해를 보는 분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준비가 불충분하다는 겁니다.”

김 의원은 또 “한국은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 인도, 페루 등과 FTA를 체결했고, 이들 국가와의 FTA가 우리 경제에 어떠한 이익이 되는지 이제 막 검증이 시작되고 있는 상태”라면서 “미국과의 FTA에 앞서 이미 체결한 FTA를 들여다보면서 부정적인 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농수산업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농업은 피해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농업의 생산감소액은 발효 후 15년간 연평균 8천1백50억원입니다. 특히 축산업의 위축이 걱정이죠. 연평균 4천8백66억원이나 줄어들 전망입니다. 수산업도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대미 수출액은 연평균 78만 달러가량 늘어나지만, 수입증가액은 1천1백78만 달러에 이를 것이란 예상입니다. 특히 미국은 세계 최대의 명태 생산국이라 원양어업계의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민주당은 우리 사회가 사회안전망이나 소득 재분배, 독과점 규제, 금산분리 원칙, 금융기관 건전성 확보 등에서 시장개방에 대한 대비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이 제대로 정비돼야만 외국과의 통상에서 문을 열고 제대로 경쟁할 수 있다면서 ‘속도조절’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현재 FTA가 현 정부의 또 다른 1%를 위한 부자정책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즉 양극화를 부추기는 부자 중심의 FTA를 반대하는 겁니다. 우리는 월가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분노의 시위를 주목해야 합니다. 한·미 FTA는 그러지 않아도 큰 이익을 내고 있는 재벌기업과 일부 수출산업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중소상인과 농민 등 서민과 중산층에게는 어려움을 줄겁니다.”

민주당은 ‘한·미 FTA를 바로잡자’면서 이른바 ‘10+2 재재협상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요.
“첫째, 쇠고기 관세 철폐를 일정기간 유예하거나 서비스 시장 개방을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국내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최소한의 장치를 만들자는 겁니다.

둘째, 국내 제약산업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 제도나 투자자 국가 소송제도(ISD), 래칫(ratchet) 불가조항(일단 개방한 부문은 다시 후퇴시킬 수 없다는 원칙)처럼 국제무역법상 보편적이지 않으면서 특정국가(한국)의 이익 또는 주권을 침해하거나 정책을 제약할 조항을 철폐하자는 겁니다.

셋째, 금융 세이프가드의 실효성 확보나 자동차 세이프가드의 요건강화 등 국가 간 무역협상에서 상호주의는 관철돼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통상절차법 제정과 무역조정 지원제도를 강화하는 등 국내 보완대책을 사전에 제도적으로 정비하자는 겁니다.”

김 의원은 “한·미 FTA는 미국에서 비준처리했다고 우리도 곧바로 비준해야 하는 ‘시한폭탄’이 아니다”면서 “미국이 4년 넘게 끌어오면서 두 차례에 걸친 재협상 과정에서 잃게 된 ‘이익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고 어떤 성과를 얻었는지 국민들에게 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오동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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