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메이드인코리아(Made in Kore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40~50년 전만 하더라도 봉제인형이나 가발의 한편에서 간신히 찾을 수 있던 이름 모를 나라 코리아였다. 하지만 지금은 휴대폰과 TV 등 세계 1위 상품이 수두룩하고 한국산 자동차가 온 세계를 굴러다니고 있다.
상품뿐만이 아니다. 1990년대 후반 몇몇 가수가 중국과 대만 등 동남아시아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더니 우리의 대중가요와 음반은 물론 드라마, 영화, 게임 등이 인기몰이에 나섰다. K팝 공연은 가는 곳마다 유명세를 타고 있고, 미국 LPGA 골프대회는 마치 한국 대회를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다. 김연아와 박태환은 선진국 또는 백인들의 전유물이었던 피겨와 수영에서 세계 정상을 차지했다.
한류가 상품을 넘어 문화와 스포츠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메이드인코리아의 주가가 올라가고 있는 분야가 정책한류. 정책한류는 신흥시장국 또는 개발도상국들이 우리나라의 경제정책 및 산업정책과 관련된 제도와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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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캄보디아는 농업과 증권거래시스템, 베트남은 개발 및 수출금융, 인도네시아는 금융감독시스템, 우즈베키스탄은 공항과 경제특구 건설,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은 농업과 새마을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네들이 필요로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우리나라의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받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이 배우고자 하는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앞서 언급한 분야 외에도 전자정부, 의료보험, 고속도로 건설 및 운영과 같은 미시적 과제는 물론 경제개발 및 발전과 같은 보다 거시적인 국가경제 운영과 관련된 분야에서도 경험을 전수받기를 원하고 있다.
이들 나라가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인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대표적인 롤모델(role model)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1960년대 초반 이후 경제개발을 시작하면서 일본의 제도와 시스템을 거의 그대로 베끼다시피할 때를 돌이켜보면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보자. 우리가 최근까지 배우고 베끼는 일만 하다가 남을 가르치는 선생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기왕 선생의 역할을 한다면 어떻게 효율적으로 잘 가르칠 것인가? 또한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데 선생과 학생과의
장기적인 상생관계를 어떻게 형성해 나갈 것인가?
이는 곧 공부를 잘한 학생으로서 어떻게 유능한 선생이 되느냐 또는 명선수로서 명감독이 되느냐 하는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점들에 대해 정부 및 민간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이해와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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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는 보다 종합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K팝 등 문화한류의 경우 간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 정책한류의 경우 정부 차원의 보다 직접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2004년 이후 30여 개국을 상대로 실시하고 있는 ‘KSP(Knowledge Sharing Program·우리나라의 경제개발 노하우를 개발도상국에 전수해 주는 프로그램)’를 한국판 ‘마셜 플랜(Marshall Plan)’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참여기관을 현재의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다른 정부부처와 관련 국책연구원 등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이를 통합하고 조정하는 기능을 가진 범국가적 기구를 설립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일이다. 이를 통해 제한된 인적자원과 자금의 보다 효율적인 선택과 집중은 물론 전문가 육성과 사후 모니터링 등도 가능할 것이다.
두번째로는 정책한류가 우리 기업의 동반진출 및 시장개척과 연결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KSP에 민간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기업 및 상품 또는 서비스와 관련한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마셜플랜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부흥을 통해 미국과 유럽의 동반성장을 추구한 것처럼 우리도 정책한류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세번째는 현지 문화와 전통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메이드인유에스에이(Made in USA), 메이드인재팬(Made in Japan) 등을 받아들여 우리만의 메이드인코리아를 만들어 냈다. 마찬가지로 그들 스스로 현지화한 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하도록 도와주는 데 있어서 현지 문화와 전통에 대한 이해와 존중보다 더 중요한 엔진은 없을 것이다.![]()
네번째는 정책한류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의 경험과 노하우에 더해 겸손한 자세가 요구된다는 점이다. 잘사는 나라가 시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과 배고픔을 겪어 본 나라로서 동병상련(同病相憐)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받는 사람도 더 고마워하고, 도와주고 욕먹는 경우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책한류의 수출과정에서 우리 경제시스템 중 좀 더업그레이드시킬 분야는 없는가를 되돌아보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세계 13~15위권이지만 국가경쟁력은 20위권, 경제자유도와 부패지수는 30위권에 머물고 있다.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말처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하고 폐지하는 동시에 규제를 강화할 부분은 강화함으로써 우리 스스로를 정비해 명실공히 선진국다운 선진국으로 올라서는 기회로 삼는 것이다.
글·최성환 (대한생명경제연구원 산업경영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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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