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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미국의 정치학자 레이 클라인 교수는 한 국가의 힘의 원천을 나타내는 공식을 제시한 바 있다. 그가 제시한 공식은 P=(C+E+M)×(S+W)으로 표시된다. 여기서 P는 종합적 국력, C는 국토면적과 인구수 등 국가의 외형적 규모를 나타내는 변수이다. 한편 E는 경제력을, M은 군사력, 즉 물리력을 의미하고, S는 국가의 전략을, W는 이에 동의하고 따르는 국민의 의지를 나타낸다.

정리하자면 앞쪽 괄호 안의 변수들, 곧 (C+E+M)은 눈에 보이는 유형의 국력을 나타내고 뒤쪽 괄호 안의 (S+W)는 무형의 국력을 나타낸다. 클라인 교수의 주장대로라면 유형의 국력과 무형의 국력을 곱한 것이 총체적 국력이 된다. 국토면적과 인구수는 주어진 변수에 가깝다. 이들을 당장 늘릴 수는 없다. 그러나 다른 변수는 다르다. E와 M은 나라가 작아도 커질 수 있다. 더구나 무형의 국력에 이르면 조정의 여지는 더욱 커진다.

세계를 둘러보면 영토가 넓고 인구수가 많으면서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강대국도 있지만 규모는 작으면서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강소국들도 적잖다. 이들은 규모의 열세를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보완하면서 국가의 전략과 이를 실행하려는 국민의 충만한 의지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유형과 무형의 국력이 잘 조화를 이룬 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열쇠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사실 현 정부는 출범 당시 선진화의 기치를 높이 걸었고 이를 위해 노력한 결과 상대적인 국격(國格)이 많이 개선된 것이 사실이다. G20 의장국의 역할을 한 부분이라든가 금융위기를 누구보다 빨리 극복해낸 부분 등은 다른 나라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고 우리의 상대적 국격을 제고시켰다.

예를 들어 우리 경제의 2010년 경제성장률은 6.2퍼센트로서 OECD 국가 중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다른 국가들이 위기를 맞아 정체된 모습을 보일 때 우리는 시원하게 전진함으로써 상대적인 위상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우선 국민소득이 2만달러 수준에서 답보 중이다. 게다가 최근의 상황은 우리에게서 무형의 국력이 많이 줄어든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선거철을 맞아 정치권이 보여주는 극심한 ‘표’퓰리즘과 이에 동조하거나 반대하는 국민들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게다가 소득격차의 심화와 저성장이 겹쳐지고 분노와 불신이 결합됨으로써 상당 부분 무형의 국력이 약화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우리 경제의 선진화는 결국 전략과 의지라는 두 가지 요소를 어떻게 극대화하느냐는 싸움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는 유형의 국력 곧 경제력과 군사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우리에게 상당 부분 부족한 무형의 국력 특히 국민들의 의지를 다시 한 번 불러일으켜 아직도 부족한 ‘2퍼센트’를 보완해 선진국 진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글·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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