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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내 눈앞에 펼쳐진 4대강은…”




노는 것이 좋아 몇 년을 실컷 놀다 ‘클럽데이’를 만들었다. 한 지역의 클럽들을 뷔페처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시도에 호응이 뜨거웠다. 목마름 때문이었을 것이다. 단순히 쉬는 것 이상의 제대로 된 놀이, 삶의 재미를 추구하고 정서적으로 충만감을 주는 놀이에 대한 갈증이 새로운 놀이문화에 대한 호응으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새로운 놀이문화가 절실한 곳은 공공분야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도하는 각종 지역축제와 행사들이 경쟁하듯 늘고 있으나 창의적이면서 쌈박하게 재미있는 축제는 그리 많지 않다.

얼마 전 ‘4대강 지역개방행사 지원자문단’ 자문위원을 맡았다. 그저 그런 지역개방행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에 공감하여 참여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4대강살리기사업 현장을 가보았다.

한마디로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었다. 직접 본 한강과 금강의 수변공간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솔직히 4대강살리기에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었으나 눈앞에 펼쳐진 4대강은 ‘또 다른 문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회이자 무대로 보였다.

상상해 보라. 16개 보(洑)를 무대로 한 대형 설치미술, 얕은 강물에 발 담그고 귀 기울이는 음악축제, 장난감 오리를 이용한 자선행사 ‘덕레이스’, 보의 소수력발전기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이용한 등(燈)축제… 생각만 해도 신나지 않은가. 특히 등축제는 강물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전기가 이렇게 아름다운 빛으로 바뀌는구나 싶어 절로 감동이 일 것이다.

4대강을 통해 우리만의 ‘강(江)문화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하나의 예가 ‘강변캠핑’이다. 요즘 뜨는 축제가 음악축제이고, 음악축제에 캠핑장을 더하면 큰 메리트가 된다. 강문화 브랜드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자전거길이다. 4대강 자전거길 가운데에서도 중앙선 폐철도를 활용한 남한강 자전거길은 환상적이다. 풍광이 뛰어난 데다 길의 높낮이가 일정해 오래 자전거로 달려도 지루하거나 힘들지 않다.

무엇보다 4대강의 공간은 ‘원 스페이스 멀티 유즈(One Space, Multi Use)’여야 한다. 하나의 공간이 공연무대가 되고, 축제의 장도 되고, 가족 놀이터도 될 수 있도록 변화무쌍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획자의 꿈을 살릴 수 있는 행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러한 뒷받침이란 단순히 자금 지원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4대강의 다양한 공간 활용을 규제하는 행정 규제 폐지와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운영, 그리고 지속적인 4대강에 대한 관심 등이다.

앞으로 4대강이 ‘열린 공간’이었으면 한다. 잔디 잘 꾸며놓고 ‘들어가지 마세요’ 팻말 붙이는 식이어선 안 된다. 애초부터 내구성 있게 꾸며 사람을 들이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이제는 다들 4대강을 사랑해 주었으면 좋겠다. 처음에 어떤 출발을 했든 4대강에 대해 긍정의 이어달리기를 하다보면 중국의 만리장성이나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같이 누구나 사랑하는 명소가 되지 않겠는가.

글·류재현 문화기획사 ‘상상공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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