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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경제성과, 결코 자만해선 안 된다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을 신청하고,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되며, 미국 최대 보험회사 AIG에 8백5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금융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된 2008년 9월 15일 이후 전 세계는 급속하게 침체국면으로 진입했다. 이후 세계 각국은 위기에 ‘선제적(preemptive)이고, 확실하며(decisive)하며, 충분하게(sufficient) 대응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위기극복에 전력을 쏟았다. 그 결과 세계 경제는 4퍼센트대 성장을 회복했지만 선진국들은 여전히 위기 이전의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적극적인 경기대응책에 힘입어 2009년 0.3퍼센트의 플러스 성장을 이루고 작년에는 6.2퍼센트 성장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과를 선진국과 비교하면 매우 양호하다. 선진국 클럽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009년에 플러스 성장을 한 나라는 우리나라, 호주, 폴란드뿐이다. 이후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신흥경제국들이나 아시아 경쟁국들과 비교하면 평가가 달라진다. 신흥경제국들은 2009년 2.7퍼센트 성장했으며, 2010년에는 7.3퍼센트로 성장세가 크게 확대됐다. 올해도 6퍼센트대 성장이 예상된다. 신흥경제국들의 성장세가 양호한 것은 중국과 인도가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5개국은 2009년 1.7퍼센트 성장했고, 2010년에는 6.9퍼센트 성장했으며, 올해도 5퍼센트대 성장이 예상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수출주도 성장을 하는 경쟁국인 싱가포르, 대만, 홍콩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경제성과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고만 보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2009년 적극적인 경기대응책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었으나 이들 경쟁국은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경쟁국들은 중국과의 교역확대에 힘입어 우리나라보다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였다.

결국 우리나라의 경제성과는 선진국에 비해서는 양호하다고 하겠으나 신흥경제국들에 비하면 그렇지 못하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빠른 속도로 경제위기를 극복했으나 경쟁국이나 신흥경제국과 비교하면 다소 미흡하다.

물론 경제성장률만으로 경제성과를 비교할 수는 없다.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 물가상승률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경제성장률을 높이려고 내수를 확대하면 경상수지가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정책당국은 경기를 회복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런 만큼 경제성장률은 각국의 경제성과를 비교하는 가장 주요한 지표라고 하겠다.

글·박원암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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