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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핵테러 방지 위한 실천방안 서울 회동




유엔 본부에 핵테러를 시도하는 범죄 조직과 이에 맞선 이들을 그린 미국 영화 <피스 메이커>, 서울 도심의 핵테러 시도와 차단을 긴박하게 그린 한국 TV드라마 <아이리스>, 이렇게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핵테러는 결코 가상의 위협이 아니다.

1993년부터 2009년까지 전 세계에서 발생한 핵물질 관련 범죄는 1천7백73건이며, 그 가운데 핵무기 제조에 사용되는 고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 도난 사건이 33건이다. 특히 9·11테러 이후 핵물질을 확보하려는 알카에다의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에는 고농축우라늄 1천6백톤, 플루토늄 5백톤 가량이 산재돼 있다. 이는 약 12만6천5백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지난 2007년 “핵테러는 현시대 가장 심각한 위협 중 하나”라며 “단 한 번의 핵테러도 대량살상과 엄청난 고통과 원치 않는 변화를 영원히 초래할 것이다. 이런 재앙을 방지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핵테러로 인한 재앙을 방지하기 위한 ‘행동’ 가운데 하나가 바로 내년 3월 26일과 27일 개최되는 2012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다. 핵안보 정상회의는 21세기 국제 안보의 심각한 위협요인이 되고 있는 핵테러 방지를 목표로 하는 국제안보 분야의 최상위 포럼. 지난 2010년4월 12, 13일 워싱턴에서 제1차 회의가 개최된 데 이어 서울에서 두번째 회의를 개최하게 되는 것이다.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주요 47개국 정상들과 유엔·국제원자력기구(IAEA)·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구체적인 핵안보 협력을 위한 ‘작업계획(Work Plan)’ 50개가 합의정상선언문 ‘워싱턴 코뮤니케’를 통해 발표됐다. 여기에는 ▲고농축우라늄 최소화 ▲핵안보 관련 입법 조치 및 국제협약 가입 ▲핵테러 방지를 위한 양자 차원의 협력 등이 담겨 있다.

핵안보정상회의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009년 4월 체코 프라하 특별연설이 계기가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탈냉전, 특히 9·11테러 이후 핵테러의 위협이 점증되자 “핵테러 대처를 위해 향후 4년 내에 전 세계 모든 취약한 핵물질을 안전하게 방호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적 노력을 추진할 것”을 천명했고, 이에 따라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가 개최됐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정상회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에 참가했던 47개국 이외에 7~8개국 정상들이 추가로 참가의사를 밝혔으며, 국제형사경찰기구(INTERPOL)도 참여함으로써 국제기구 참가도 4개 기구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전 세계적으로도 1백92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유엔 총회를 제외하면 한 나라의 수도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로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번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핵안보에 관한 실천적 비전과 이행 조치 방향을 제시하고 선언을 넘어 실천의 단계로 가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표 아래 정상합의문 ‘서울 코뮤니케’를 발표하게 된다.




서울 핵정상회의에서 논의하게 될 주요 의제는 ▲핵테러 위협의 중심이 되는 고농축우라늄, 플루토늄 등 핵물질의 안전한 관리와 불법거래 방지를 위한 실전 조치와 국제협력 방안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한 핵물질 및 원자력 시설 안전관리 방안 ▲원료 취득과 폭탄 제조가 용이해 핵테러보다 발생가능성이 훨씬 큰 방사성 물질에 대한 국가별 조치와 방호대책 마련, 국제 협력 강구 등이다.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다루고 있는 ‘핵안보’란 한마디로 핵무기나 핵물질이 테러리스트들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의미한다. IAEA는 핵안보를 “핵물질, 여타 방사성 물질, 핵물질 관련 시설 및 방사성물질 관련 시설에 대한 악위적 행위를 예방, 탐지하고 그에 대응하는 조치”로 규정하고 있다.

핵안보와 유사해 보이는 기존의 ‘핵군축’은 핵을 보유한 국가들이 핵무기 숫자를 줄여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핵비확산’이란 핵비확산조약(NPT)이 인정하고 있는 5개 핵보유국(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이외의 국가들의 핵무기 개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와 평화적 핵 이용에 관한 권리를 보장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새로운 국제안보 질서를 만드는 데 중심 역할을 하게 될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지난 3월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단장으로 한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을 출범시켜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핵안보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각국 정상들이 이틀간의 회의 동안 구체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지난해 10월부터 각국이 지명한 교섭대표회의와 부교섭대표회의를 각각 두 차례씩 개최했다. 내년 1월 제3차 교섭대표회의를 가진 뒤 서울 핵정상회의 개최 직전 다시 최종교섭대표회의를 열어 정지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성공 지원을 위해 결성된 대통령 현인(賢人) 그룹은 지난 11월 29일 이명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서울에서 회의를 갖고,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강력 지지하면서 성공적 개최를 위한 여섯 가지 제안을 담은 10개항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압둘 칼람 전 인도 대통령, 고촉통 싱가포르 명예선임장관, 한스블릭스 전 IAEA 사무총장, 한승주 전 외교장관 등 현인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세계 지도자들이 후쿠시마 사태로 손상된 원자력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면서 핵테러의 위협뿐 아니라 방사능 테러 위협의 감소를 위한 협력 조치들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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