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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잔치는 성급… 더 높은 목표 향해 뛰어야”




우리나라가 무역 1조 달러 고지에 도달했다. 세계에서 9번째니, 다른 나라들보다 뒤늦게 출발한 것 치고는 양호한 성적이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높은 장애물도 있었지만 굳건한 수출의 힘은 위기를 극복하는 견인차가 됐다.

우리나라가 무역대국으로 성장한 일등공신은 밤낮없이 수고한 우리 국민들과 기업이었다.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강인한 도전정신으로 역경을 극복해 나갔다. 그 모든 노력이 우리 경제의 튼튼한 토대가 돼 기적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정부도 힘을 보탰다. 수출기업이 더 잘 뛸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한다. 무역 1조 달러는 결승점이 아니다. 경쟁이 격화되는 세계경제 환경은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이다. 1조 달러 달성의 영광을 뒤로하고 우리 경제는 다시 달려야 한다. 소규모 개방경제의 한계 때문에 앞으로의 경주에서도 수출을 비롯한 무역 부문이 더욱 힘을 내야 한다.

내년도 세계경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남유럽발 재정위기는 중심국으로 전이되어 실물 부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도 지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세계 교역 성장률은 정체되고 한국의 수출 성장률 또한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대세다.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대내외적인 도전을 넘어 무역 1조 달러에서 2조 달러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 다양한 측면에서 한국 수출 산업의 체질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가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기존의 우리 수출은 일정 부분 가격경쟁력에 의존한 양적 팽창 전략에 의지한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 수출품의 부가가치는 미국, 일본, 독일 등 무역 대국들의 주요 상품 부가가치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IMF에 의하면 2010년 우리나라의 수출제품 고부가가치화 지수는 101.2로 미국의 115.2, 일본의 108.5에 미치지 못한다.

수출품목과 수출시장이 지나치게 제한되어 있다는 점도 개선해야 한다. 선박, 석유제품, 자동차, 반도체 등 소수 품목에 수출 전체가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경기 변동에 수출 수요가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수출시장 또한 중국, 미국, EU 등 일부 국가에 편중돼 있다.

일부 국가의 수요 변동, 특히 최근의 유럽의 재정위기 등 경기 불황요인이 국내 경제, 즉 소득이나 고용 상황에 파급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뒤처져 있는 서비스 수출을 성장시키는 것 또한 우리 무역이 안고 있는 과제이다. 서비스 산업은 세계 수출시장의 21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서비스 수출 경쟁력은 아직 국제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서비스 수지가 1백12억2천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서비스 산업은 고용 창출에 큰 기여를 하므로 서비스 수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더욱 필요하다.


당면한 ‘위기’를 넘기 위해 필요한 것 중의 하나가 FTA다. FTA의 확대는 우리나라 제품이 경쟁국보다 우선하여 해당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FTA 교역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교역 비중은 2011년 기준 25퍼센트 정도로 미국(34.1퍼센트), 싱가포르(65.9퍼센트)에 미치지 못한다. FTA의 활용도가 낮다는 의미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미FTA가 비준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발효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두 번째 수출시장인 미국의 관세 장벽이 대폭 낮아지고 시장 접근이 개선될 것이다. 자동차와 부품, 석유제품, 전자, 섬유 및 섬유제품 등 우리가 경쟁력을 갖춘 분야는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개방을 통해 서비스 분야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농·축산업 및 일부 산업에서는 어려움이 예상되며 구조조정도 필요할 것이다. 정부는 FTA에 따른 효과를 최대화하면서 관련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정부는 무역 1조 달러를 넘어 2조 달러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과제들을 민간과 함께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다. 먼저, 기존 주력 제품을 고부가가치화하여 가격은 물론 품질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고급 특수선 수출 확대, 섬유를 비롯한 신소재 개발 등을 통해 세계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다.

바이오헬스산업, 로봇산업 등 수요가 늘어가는 신산업 분야를 발굴하여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한편, 수출도 확대할 것이다. 특히 최근의 화두인 산업 간 융합을 촉진하여 참신한 아이디어를 담은 수출품이 개발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수출시장의 다변화에도 힘쓸 것이다. 각국 무역 거점도시에 사절단을 파견하고 해외 유명 박람회 참가를 지원하는 등 해외 마케팅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떠오르는 중동·아프리카·독립국가연합(CIS) 등 신흥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인도네시아, UAE 등 전략적 협력 대상국과 상호 윈윈하는 협력모델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


한류 붐을 활용하여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국가 브랜드의 위상도 높여나갈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정보 제공, 시장개척 지원을 강화하여 글로벌 무역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무역 1조 달러는 분명 축하할 일이다. 일선에서 감동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우리 국민과 기업들에 환호와 격려를 보낸다. 하지만 아직 달리기를 멈추고 한숨 돌리기에는 이르다. 속도를 늦출 수도 없다. 2007년에 무역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했던 이탈리아가 휘청거리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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