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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위기 매뉴얼 보완… 국민 피해 최소화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피해의 유형은 다양했다. PC방 업주는 정전으로 손님들에게 돈을 받을 수 없어 수십만 원을 손해 봤다고 신고했다. 양어장 대표는 물고기들이 죽었다고 했고 양계장 사장은 닭들이 폐사했다고 호소했다. 공장의 가동이 멈춰 적잖은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다는 기업도 여럿 있었다. 지난 9월 20일 지식경제부가 9·15 순환정전사태로 인한 ‘피해신고센터’를 열자 다양한 사연이 접수됐다.

9·15 순환정전사태는 예기치 않은 사고였다. 전력소비 예측이 빗나가면서 지역별로 강제 정전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이에 대한 국민들의 충격은 적지 않았다. 강제 정전을 거의 경험해 보지 못해 충격은 더욱 컸다. 대통령이 나서 ‘후진국 수준’이라고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패닉 상태로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한 원인 규명, 피해 국민들에 대한 보상, 재발방지대책 등 전방위적인 후속 대책 수립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에게 최선의 보상을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피해 국민과 기업에 대한 충분하고 실질적인 보상을 한다는 계획이다. 보상의 범위는 직접 피해를 입은 제조업체, 상가 및 일반 소비자 등이며 보상 결정은 개별 피해사실 조사결과에 따를 예정이다.

객관적이고 원활한 피해보상을 위해 피해보상위원회도 구성한다. 소비자단체, 중소기업중앙회, 회계사와 변호사 등 전문가,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 등 관련 기관 등이 참여한다. 정전 피해 유형과 업종, 구체적 피해 보상 기준과 조사절차 등 정전피해보상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보상은 이 지침에 따라 이뤄지며 이견이 있을 시 피해보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상이 최종 결정된다.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오는 10월 4일까지 전국의 ‘피해신고센터’에 보상신청을 접수해야 한다. 피해신고는 1백89개의 한국전력 지점에다 할 수 있고, 산업단지 안의 중소기업은 한국산업단지공단에, 일반중소기업은 중소기업진흥공단과 각 지역본부에, 음식점과 양식장 등 소상공인은 전국 소상공인지원센터에 신고해도 된다. 자세한 내용은 각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전화(국번없이 123)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력전문가 등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부 합동점검반을 구성했다.

조사 내용은 ▲전력거래소의 당일 전력수급상황 파악 및 보고전파 경로 ▲전력거래소가 지경부에 보고한 전력예비력과 실제예비력 차이의 원인 규명 ▲발전소가 제출한 정비계획에 대한 전력거래소의 조정 내용 ▲순환정전 조치 과정에서의 매뉴얼 준수 여부 ▲은행, 병원 등 주요 시설에 대한 단전 조치의 적정성 여부 ▲현행 한전전력공급약관상의 피해보상 규정의 타당성 등이다.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도 마련한다. 이를 위해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전력위기 대응체계 개선 태스크포스’를 구성한다.

먼저 보고체계를 개선하고 관계기관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단전 조치 등이 필요한 위기상황시에 단계적 보고가 아니라 기관장 이하 전 직급이 동시에 보고받을 수 있는 ‘즉시보고체계’를 구축한다. 또 예비보고 단계를 강화한다.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발생 이전에 즉시 1차 보고를 한 후 매뉴얼에 따라 단계적 보고를 하는 방식이다. 방송사를 포함한 관계기관의 공조를 강화할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위기대응 매뉴얼도 보완한다. 순환 정전이 발생하면 이를 사전에 예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주요시설 관리자에 메시지를 자동 발송하고 주요시설과 한전의 송배전 당국을 핫라인으로 연결하고 주요 방송사는 실시간으로 재난예고방송을 한다.

단전조치 대상을 합리적으로 재검토하고 예비전력체계도 강화한다. 소규모 병원과 은행 지점 등 독자적으로 전원을 확보할 수 없는 주요 시설은 단전 대상에서 제외하고 신호등과 엘리베이터 등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시설엔 예비전원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수요 예측과 계획정비도 개선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이상고온 등 최근의 기후변화 요인을 수요예측에 반영하기로 했다. 전력수급체계와 설비용량 확충, 발전소 정비 계획 등 장기 계획 수립 시에 기후변화에 따라 전력수요가 들쭉날쭉한 점을 감안한다는 방침이다.

설비용량은 2014년까지 1천1백45만킬로와트를 확충해 예비율을 14퍼센트 이상 수준으로 유지하고 발전시설의 의무정비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발전기 사정에 맞는 유연정비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전력산업 시스템 전반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한전과 발전사, 전력거래소 등으로 분업화된 현재의 전력산업 구조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발전과 송배전 등 전력 운영 측면에서 각 기관의 권한배분이 적절한지, 현 시스템이 위기관리에 적절하게 기능 하는지 등을 검토하고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글·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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