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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른 인간, ‘번개’라 불리는 사나이. 자메이카가 낳은 세계적인 육상 영웅 우사인 볼트(25)를 지난 7월 28일 스웨덴 스톡홀름의 래디슨블루 워터프런트 호텔에서 만났다. 볼트는 이틀 뒤 열린 IAAF(국제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대회 200미터 결승에서 20초03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볼트는 “영국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고 오는 8월 16일쯤 한국으로 떠나 일찌감치 적응 훈련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에 갈 때까지 오로지 훈련, 훈련, 훈련뿐”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지금 내 머릿속에는 대구밖에 없다”고 했다. 볼트의 올해 100미터 개인 최고 기록은 9초88이다. 작년에 아킬레스건과 허리를 다친 탓에 자신의 세계기록(9초58)은 물론 경쟁자인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의 올해 최고 기록(9초78)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볼트는 “걱정 안 한다. 지금 아주 건강하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또 “한국에 가서 반드시 이길 것이다. 나는 최고”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대구 국제대회에 나와 한국 팬들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던 볼트는 “훌륭한 경기장과 친절했던 대구 사람들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에게 대구 스타디움 트랙이 붉은 폴리우레탄에서 파란색 몬도 트랙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볼트는 “자메이카에서도 파란 트랙에서 훈련했다. 고향에서 뛰는 느낌일 것 같다”고 반색했다. 대회 기간 대구의 늦여름 무더위에 대해선 “자메이카도 만만치 않게 덥다. 문제없다”고 말했다.

볼트는 세계 최고 육상 영웅답게 자기관리도 철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스톡홀름에 도착한 이후 훈련 시간 외엔 거의 호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시내 구경은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나는 내 미래를 망치고 싶지 않다. 관광은 훗날 은퇴하고 나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볼트는 식사도 거의 호텔에서 해결하고 있다. 미리 섭외한 자메이카 출신 요리사가 만든 음식을 호텔 방으로 가져와 먹는다. 볼트는 “얌(yam·참마의 일종으로 자메이카에서 많이 나는 뿌리식물)과 채소 요리를 먹어야 힘이 난다”고 했다. 볼트의 매니저인 리키 심스씨는 “대구에서 볼트에게 자메이카 음식을 해 줄 요리사를 아직 구하지 못했다”며 “혹시 마땅한 사람을 찾아봐 줄 수 있느냐”고 부탁하기도 했다.

볼트의 인기는 대단했다.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에 앞서 열렸던 공식 회견은 선수 10명이 한 사람당 10분쯤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었다. 주인공인 볼트의 순서는 맨 마지막이었다.

그의 차례가 오자 한적했던 회견장이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볼트는 회견이 끝나고 호텔에 모여 있던 팬들이 사인을 요청하자 불편한 내색 없이 친절하게 응했다. 사진 촬영도 흔쾌히 허락했다. 볼트는 스톡홀름의 아란다 공항에서 시내로 올 때 택시나 승용차 대신 공항철도를 타 화제를 모았다. 그는 “공항철도가 빠르고 편하다”고 넉살 좋게 웃었다. 한국에서도 공항철도와 KTX를 타고 이동하는 ‘번개’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글·김동현 기자 (조선일보 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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