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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0706호

하반기에 달라지는 서민생활



박석한(55) 씨는 지난 3월 서울 강남구청과 사회연대은행이 함께 진행하는 무담보 무보증 소액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을 받아 수서역 인근 현대벤처빌딩 지하 식당가에 순대집(수라참웰빙순대)을 열었다. 10여 년 전 화재사고로 오른손을 못 쓰게 되어 장애 2급에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어려운 생활을 해온 그는 정부의 도움으로 삶의 희망을 되찾았다고 말한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금융소외계층이나 저소득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소액 자금을 대여하고 체계적인 사전·사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정부예산으로 저소득층의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희망키움뱅크, 금융위원회에서 하는 금융서비스 취약계층 지원, 서울시가 진행하는 희망드림뱅크가 있다.


올해 보건복지가족부는 그동안 연 20억원이던 희망키움뱅크 예산을 3백30억원으로 늘렸으며, 금융위원회도 지난해 2백71억원이던 예산을 4백40억원으로 확대했다. 또 서울시는 60억원의 예산을 책정해놓고 있다.


이뿐 아니라 정부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취급 기관을 3백 곳으로 늘려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서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쉽게 창업자금과 생활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했다. 소액서민금융재단, 자활센터, 사회단체 등으로 산재한 마이크로 크레디트 추진기구를 소액서민금융재단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서민자활금융사업을 활성화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박 씨 같은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자립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부는 저신용 근로자 16만7천명에게 5백만원 한도 내에서 생계비 대출 지원을 한다. 지원대상은 신용 7~9등급의 근로소득자(비정규직 포함)로, 지원조건은 연리 8.4~8.9퍼센트, 3년 또는 5년 상환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역신용보증중앙회에 1천억원을 출연해 지역신용보증재단이 보증하고 신협(6월 30일), 농협, 우리은행(7월), 국민은행(8월)에서 대출을 실시한다.


이와 함께 영세자영업자, 노점상 등 무점포·무등록 상인에게는 총 3조4천억원의 추가 보증지원을 한다. 영세자영업자 지원은 당초 5천억원에서 2조7천억원으로, 무점포·무등록 사업자 지원은 당초 1천억원에서 1조2천5백억원으로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이로써 영세자영업자 약 19만3천명, 노점상 등 무점포·무등록 상인 약 40만8천명이 지원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이 9~10등급인 영세자영업자와 무점포·무등록 사업자들은 사업자등록증, 무등록사업자확인증 등의 서류를 갖춰 농협, 신협, 새마을금고에 대출을 신청하면 된다. 영세자영업자는 5백만원, 무점포·무등록 사업자는 3백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사는 신미진(30) 씨는 7월부터 아들의 어린이집 비용 33만7천원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정부가 0~4세 영·유아의 보육료·교육비 전액 지원 대상을 차상위 이하 가구에서 소득 하위 50퍼센트(소득뿐 아니라 재산을 환산하여 합한 월 인정소득이 4인 가구 기준 2백58만원 이하)까지 확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 씨처럼 보육료 전액 지원을 받는 대상이 35만명에서 62만명으로 늘어난다. 또 소득 하위 50퍼센트 초과~79퍼센트 이하 가구에 대해서는 소득수준에 따라 60~30퍼센트의 비용을 차등 지원한다.


그동안 보육료 지원은 보육기관에 했지만, 9월부터는 전자 바우처(i-사랑카드) 형태로 부모에게 직접 지급되어 정부 지원을 한결 가깝게 느낄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차상위계층(최저생계비 1백20퍼센트 이하) 이하의 0~1세 아동 11만명에 대해서도 월 10만원의 양육 수당을 지급한다.


이 밖에 서민 학자금 대출 이자가 최대 1.5퍼센트 포인트 낮아진다. 현행 학자금 대출 재원 조달이 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통한 금융시장 조달 방식이어서 수수료 부담 등으로 금리(현재 7.3퍼센트 수준)가 높은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오는 9월 2학기부터는 한국장학재단에서 장학채권을 발행해 직접 재원을 조달함으로써 대출 이자를 1~1.5퍼센트 포인트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저소득층의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년간 한시적으로 무이자 학자금 대출을 소득 2분위에서 3분위까지 확대한다.





정부는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고 의료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지역의료보험료가 월 1만원 이하인 50만 가구의 보험료를 50퍼센트 경감해주기로 했다. 경감 대상 가구는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직접 경감해 보험료를 부과한다.


또한 의료비 부담이 높은 암환자와 희귀난치성 질환자의 본인부담률이 각기 10퍼센트에서 5퍼센트, 20퍼센트에서 10퍼센트로 줄어든다. 의사의 확진을 받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 신청을 하면 진료비 경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실직, 폐업 등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에 빠진 계층에게 의료비를 긴급 지원하는 사업도 확대된다. 예산을 5백15억원에서 1천5백33억원으로 대폭 늘림으로써 휴·폐업 영세자영업자(연매출 2천4백만원 이하)와 실직자 중 고용보험 미가입자 등 9만 가구가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오는 12월부터는 한방병원에서 받는 물리치료와 5~14세 어린이들의 어금니 홈을 메워주는 충치 예방치료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한의원은 소득이 적은 노인층 이용률이 높아 진료비 부담이 높고, 양방 병원에서 받는 물리요법은 보험 적용이 돼 양·한방 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왔다. 또 어금니 홈 메우기에 대한 보험 적용으로 50퍼센트 이상의 높은 충치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 셋을 둔 김미희(43) 씨는 오는 8월부터 월 7천원가량 전기요금을 덜 내게 됐다. 정부가 세 자녀 이상 가구의 전기요금을 20퍼센트 할인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 아직 전세를 살고 있는 김 씨 가족의 내 집 마련 기회도 더 커졌다. 세 자녀 이상 무주택 가구에 대한 공공분양주택의 특별 공급 물량이 3퍼센트에서 5퍼센트로 확대되고, 우선공급 물량 5퍼센트가 추가로 생겼기 때문이다. 국민임대주택도 우선공급 물량을 3퍼센트에서 10퍼센트로 확대하고, 15퍼센트의 일반공급우선권을 신설해 소득조건 등 자격요건을 갖춘 세 자녀 이상 가구에게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정부는 또한 국민임대주택 임대료를 소득에 따라 차등을 둬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대해서는 임대료(시세 대비 48~68퍼센트)를 일반가구(시세 대비 57~81퍼센트)보다 낮게 책정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의 국민임대주택 입주율이 높아지고 임대료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저소득 가구의 노후주택 옥내 급수관 개량비를 전액 정부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1997년 이후 수도용 자재로 사용이 금지된 아연 도강관을 사용하는 주민들은 녹물 발생으로 불편을 겪고 있지만, 가구당 2백만원 정도의 개량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불편을 감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의 골목상가를 둘러보고 시장상인들의 의견을 들었다. 많은 상인들이 “인근에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이 들어선 뒤 장사가 안된다”고 하소연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처럼 사전조정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7월부터 지역 실정에 맞도록 조정하는 ‘사전조정협의회’가 설치된다. ‘사전조정협의회’는 대·중소 유통기업 간 입점 유예 및 품목 조정 등을 사전에 자율 조정할 수 있는 대화기구로, 합의가 이뤄질 경우 합의문을 작성하고 종결되며 합의 실패 시에는 시도 지사가 중소기업청에 설치된 ‘사업조정심의회’에 심의를 요청하게 된다.


이와 함께 경영난으로 휴·폐업하는 사업자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기존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자금을 사용한 기업이 휴·폐업할 경우 일시에 전액 상환토록 했으나 7월부터는 원리금을 정상적으로 상환하고 있는 휴·폐업자는 원리금 상환 완료 시까지 일시 회수를 유보하고, 지자체의 2차 보전 금리지원도 정상 상환 휴·폐업자는 상환 완료 시까지 인정하며, 지역 이전 시 일시 회수하는 지자체 자금을 상환 완료 시까지 일시 회수를 미뤄주기로 했다.


이를 통해 최근 경기침체로 휴·폐업자가 증가하면서 정부 자금을 일시 상환하기 위해 사채를 이용하거나 채무불이행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재창업 등 자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83종의 시장별, 지역별 전통시장 상품권을 발행해 유통 중이다. 그러나 지역 단위 상품권은 통용 범위가 한정되어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받지 못했다. 이를 보완해 7월부터 전국을 통용 범위로 하는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이 발행된다. 올해 1백억원어치 1백30만 장의 5천원권과 1만원권 상품권이 발행되고 6백여 개 시장으로 가맹점을 확대하면 전통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은 출판사에 다니다가 지난 2월 실직한 김은경(46) 씨는 새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경기가 어려운 데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선뜻 고용하려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김 씨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실시하는 ‘역사체험학습지도사’ 과정을 마치고 파트타임이지만 일자리를 소개받았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는 김 씨처럼 취업을 원하는 실직 및 경력단절 여성에 대해 직업훈련, 취업알선, 인턴취업 등 종합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정부는 새일센터를 기존 50곳에서 72곳으로 늘리고 직업훈련과정을 1백51개에서 3백35개로 확대해 일자리를 원하는 여성들에게 다양한 직업훈련과 취업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새일센터가 확대되면서 교육훈련 대상도 3천5백명에서 8천명으로 많아질 뿐 아니라 새일센터에서 고용하는 주부인턴사원이 1천명에서 3천8백80명으로, 취업설계사가 2백50명에서 3백60명으로 늘어난다.


글·이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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