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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오늘도, 내일도 안거위사(安居危思)




일본 이와테현의 가마이시 지역의 ‘기적’이 화제다. 지난달 대지진과 쓰나미로 이 지역에서는 약 1천명이 사망하는 피해를 입었지만 초중학생들은 대부분 무사했다. 비밀은 평소의 교육과 훈련에 있었다. 이 지역 초중학교들은 2004년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지진과 쓰나미에 대한 행동요령을 연간 10시간 이상씩 교육받아 왔다.

반복적인 교육과 훈련은 실제 재난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쓰나미가 닥치자 중학생들은 어린 초등학생들의 손을 잡고 지정된 장소로 신속하게 대피했다. 1차 대피소인 양로원마저 위험해지자 이번엔 초등학생과 할머니의 손을 잡고 2차 대피소를 향해 달렸다. 그리고 모두가 무사했다.

가마이시 지역의 사례는 평상시의 대비가 최고의 재난 대응이라는 사실을 웅변한다. 최근 방재 분야에서는 재난에 대한 인적 대비 역량인 ‘휴먼웨어’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공공분야보다 민간분야의 휴먼웨어가 화두다. 일반 시민들이 스스로 자신의 가족과 이웃을 재난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은 “재난은 더 이상 공공기관의 힘과 노력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 이웃의 공조와 실천, 즉 스스로 주변을 살피고 가족과 이웃을 보호하는 ‘민간휴먼웨어’ 강화를 통한 자조예방이 중요하다”며 “수없이 반복되는 재난대응훈련과 방재교육만이 각종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민간휴먼웨어’를 강화하기 위해 정부는 2005년부터 매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과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범국가적 재난 대응훈련이다.

올해엔 오는 5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전국에서 실시된다. 이번 훈련에서는 국민참여확대, 실제훈련체제 구축, 국민홍보 강화, 극한기상 자연재해 대응훈련, 테러·화재·지진 등 특수재난 대응훈련이 중점적으로 추진된다.

이번 훈련은 실제 상황임을 전제하고 진행된다. 훈련 기관과 단체, 대상이 형식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라 훈련 매뉴얼에 따라 행동한다. ‘보여주기 의전행사’는 과감히 생략한다.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크게 확대했다. 전 국민이 재난에 대한 대응 요령을 몸에 익히게 하기 위해서다. 말 그대로 ‘민간휴먼웨어’의 강화다. 먼저 민방위대원(3백93만명), 의용소방대(10만명), 자원 민방위 연합대(3만명), 재난안전네트워크(4백40만명) 등 8백46만명 규모의 민간재난관리 조직이 대거 참여한다.

훈련을 지켜보고 이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국민참관단’도 운영한다. 훈련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다. 훈련장에 참관인석을 마련해 훈련을 참관하게 되며 훈련 후에는 간담회를 통해 소감과 의견을 낼 수 있다. 참관단 규모는 2만2천8백명 이상이다.

국민평가단도 운영한다. 3개 평가단, 258개반, 1천5백70명으로 구성되는 국민평가단이 지적한 문제점은 관계 법령과 국가재난관리시스템 개선에 반영된다. 평가 결과가 미흡한 지자체는 재훈련을 해야 한다.


훈련은 현장대응훈련과 시스템훈련 등 크게 2가지 유형으로 실시된다. 현장대응훈련은 실제 재난 발생을 가정하여 재난 발생 현장에서 관련 기관 단체와 국민이 재난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는 훈련이다. 16개 시도 37개소(중앙 주관 3개소, 지자체 주관 34개소)에서 실시된다. 시스템훈련은 문서상으로 재난을 통보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실제 상황과 같이 보고하는 것으로 14개 중앙부처와 2백24개 지자체에서 실시된다.

이번 훈련은 태풍 등 극한기상 자연재해 대응훈련과 테러·화재·지진 등 특수재난 대응훈련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극한기상 대응훈련은 풍수해 대응이 주목적으로 현장훈련은 피해 규모가 큰 사례를 기준으로 자치단체별로 현장훈련지역을 선정해 실시된다.

하천범람·저수지 붕괴·저지대 침수·산사태 매몰·배수장 침수·제방 붕괴·지하시설 침수·유도선 침몰 등에 대응하는 훈련이다.

전국 2백28개의 배수펌프장도 점검한다. 불시에 현장을 방문해 가동 여부를 확인한다. 4대강의 보 설치 현장도 점검 대상이다. 핫라인의 작동상태를 확인한다.

테러와 화재 대응훈련 역시 실제 상황을 설정해 진행된다. 테러와 화생방, 폭발, 붕괴, 화재 등 복합재난에 대비하는 훈련도 실시된다. 훈련에 참여한 유관기관들의 공조체제와 총력 합동대응태세도 구축한다.

지진과 지진해일 대응훈련도 실시된다. 지진 발생에 따른 주민 대피와 차량통제가 주내용이다. 훈련 3일차인 5월 4일 오전 11시에 강진이 발생했다는 가정하에 20분 동안 치러진다. 먼저 재난위험경보가 발령되면 운행 중인 차량은 모두 갓길에 정차해야 한다. 소방경찰 방재차량 등이 다닐 수 있는 비상차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유초중고생들은 재난안전교육과 대피훈련을 받는다. 외국인들도 참여한다. 서울용산국제학교에서 외국인이 참여하는 지진 대피 및 화재 진화 특별 시범훈련을 실시하고 다국어 훈련 안내문과 동영상 등을 통해 재난대피요령을 홍보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대피 훈련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22만명의 대피 유도요원을 배치할 예정이다.

방사능 누출 대응훈련도 있다. 월성 원자력발전소와 대전방사능 방재센터에서 방사능이 유출됐다고 전제한 방재훈련이다. 원자력 전문가와 지자체가 참여한 종합적 훈련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글·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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