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녹색공감 - 10개월째 자전거 출퇴근… 이선의 씨 체험기

지난해 6월 9일부터 경기 고양시 일산구의 집에서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회사까지 10개월째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있다. 왕복 50킬로미터쯤 되는 거리인데, 덕분에 10개월 전보다 몸무게가 9킬로그램 정도 빠지고 건강도 훨씬 좋아진 것을 느낀다.
자전거 출퇴근은 이번이 두 번째다. 9년 전인 2000년 봄부터 약 1년간 자전거로 출퇴근을 했다. 당시 양천구 목동 집에서 여의도에 있던 회사까지 왕복 약 25킬로미터를 주 6일간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목동 집에서 회사까지는 안양천과 한강을 따라 자전거전용도로가 설치돼 있어 출퇴근에 별 어려움은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드물었다.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한 지 1년이 돼가던 2001년 초봄 우리 가족은 목동을 떠나 일산으로 이사했다. 자연히 자전거 출퇴근과도 거리가 멀어졌다. 그렇게 7년이란 세월이 흘러갔다. 그러던 지난해 6월 초, 일산에 사는 회사 선배가 “내가 얼마 전 자전거를 한 대 샀는데 이걸로 일산에서 서울 여의도 직장까지 출퇴근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왜 못하겠어요. 조금만 부지런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예요.”
선배는 이후 몇 차례 자전거 출퇴근을 시도해본 것 같았다.
하루는 “선배, 요즘도 계속 자전거로 출퇴근하시죠?”라고 묻자, “아니 그게 말이지, 쉽지 않아. 약속도 많고. 하여간 자전거 출퇴근은 포기했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순간 나는 “일산에서 서울까지 자전거 출퇴근이 그리 힘든가? 까짓것 내가 한번 해보자”라는 오기가 생겼다. 9년 전 자전거 출퇴근하던 때를 생각하면서 용기를 냈던 것 같다.
일산 백마역 앞의 집에서 회사까지는 약 25킬로미터 거리다. 다행히 일산은 자동차도로를 피할 수 있는 농로가 잘 발달해 있다. 서울에 들어서면 한강과 안양천변에 나 있는 자전거전용도로를 이용할 수 있어 안전한 편이다. 이 코스를 이용하면 회사까지 갈 때 횡단보도를 두 번만 건너면 되기 때문에 자전거 출퇴근족에게는 안전하다.
게다가 언덕이 거의 없고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누구나 무리하지 않는 수준인 시속 20킬로미터 정도로 페달을 밟으면 1시간 10분 안에 회사에 도착한다. 교통체증이 심한 출퇴근 시간대에 버스나 지하철, 승용차로 출근하는 것보다 시간이 덜 걸리는 셈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집에서 회사까지 보통 1시간 20분 이상 걸린다. 물론 이 시간은 대중교통편을 이용하기 위해 기다리고 이동하는 시간까지 포함한 것이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통비도 아낄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할 경우 하루 왕복 4천2백원씩 교통비를 부담해야 한다. 한 달 20일을 출퇴근할 경우 8만원 넘는 비용이 든다. 결국 나는 지난 10개월 동안 자전거 출퇴근으로 대중교통비 84만원을 절약한 것이다.

이밖에도 삶이 능동적으로 바뀐 듯한 기분이 든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늘 정해진 코스만 왕복하지만, 자전거를 타면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골라 갈 수 있다. 간혹 택시를 타거나 출퇴근 때 버스를 타다 보면 운전기사가 틀어놓은 방송만 억지로 들어야 하지만, 자전거에서는 음악을 듣든 시사방송을 듣든 모든 게 내 자유다.
아울러 여유 있는 삶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자전거를 타면 늘 바람소리, 새소리 등을 들을 수 있다. 비나 눈을 직접 맞을 수도 있다. 가끔 여름 장마를 피해 숲 밖으로 나온 달팽이 가족을 만나기도 하고 소풍 나온 고라니, 이름 모를 철새 들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자전거 출퇴근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인프라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내 경우엔 일산에서 행주대교를 지나 올림픽도로까지 자전거전용도로가 잘 이어져 있어 출퇴근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다른 곳은 사정이 다르다.
현재 우리나라 도로사정상 자전거는 대개 자동차도로나 보행자로를 함께 이용해야 한다. 이때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람은 자동차와 같은 신호를 받아서 움직여야 할지, 아니면 보행자와 같이 움직여야 할지 헷갈린다. 자연히 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자전거전용도로나 전용신호등 같은 안전장치를 하루빨리 확대 보급해줬으면 한다.
회사의 배려도 필요하다.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거치대는 물론,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몸을 씻을 수 있는 샤워실도 필요하다. 다행히 우리 회사에는 이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 큰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전거 출퇴근족들은 회사 근처의 사설 샤워시설을 이용한다. 회사의 작은 배려가 자전거 출퇴근 이용 활성화의 관건이다.
고유가시대를 이기고 저탄소 녹색성장을 하기 위해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는 캠페인이 늘고 있다. 매스컴마다 자전거 타기가 일반화된 외국의 자전거 활용실태를 소개하며 우리의 의식 개혁을 촉구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나의 자전거 출퇴근이 에너지 절약과 저탄소 녹색성장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큰 보람을 느낀다. 요즘처럼 고유가시대에 교통체증 없는 자전거 출퇴근이야말로 최선의 선택이다.
글·대한민국정책포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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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