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녹색성장 - 순천·고창·사천 등 세계적 갯벌 복원키로

갯벌은 수많은 해양생물이 깃들여 사는 서식처이자 산란장이다. 인간에겐 다양한 먹을거리를 공급해주는 식량원이며, 매립을 통해 많은 토지를 만들어내는 경제성장의 동력이다. 또한 오염 정화와 재해 예방 기능은 물론 기후변화 조절 기능이 뛰어난 환경 지킴이이기도 하다. 실례로 갯벌 5제곱킬로미터가 하수종말처리장 1개소(일일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20톤 처리)의 역할을 수행할 정도다.
한국은 세계 5대 갯벌을 지닌 나라지만 그동안 많은 갯벌이 폐염전, 폐양식장 등 경제적 가치 상실로 훼손된 채 버려져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갯벌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훼손된 갯벌을 건강하게 복원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제10차 람사르 협약 당사국 총회의 국내 개최를 계기로 갯벌을 친환경적으로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람사르 협약은 물새 서식지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의 보호에 관한 협약으로, 생태적으로는 물론 사회 경제 문화적으로 큰 가치를 지닌 습지의 상실과 침식을 억제해 이를 국제적으로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는 1997년 회원국으로 가입해 2008년 현재 순천, 보성, 벌교의 갯벌을 포함한 내륙 습지 6개소를 람사르 습지로 등록한 상태다.
정부는 2008년의 ‘갯벌복원 종합계획 수립 연구’를 바탕으로 같은 해 4월 갯벌복원 정책 워크숍, 4~12월 갯벌복원 대상 현지 조사 및 복원계획 연구용역, 9월 갯벌복원 국제 심포지엄, 2009년 2월의 갯벌복원 공청회 등을 진행하며 갯벌복원 사업을 준비해왔다. 국토해양부는 갯벌복원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고, 갯벌복원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올해 4월 2일 ‘갯벌복원 추진계획의 수립과 3개소 시범사업지 선정’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갯벌복원 시범사업지는 전남 순천시 별량면의 폐염전, 전북 고창군 심원면의 폐양식장, 경남 사천시 서포면의 송도-비토섬 간 둑길 등 3개소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제시한 갯벌복원 희망지 81개소 중 시범사업의 성공 가능성, 습지보호지역과의 인접 여부, 지자체와 지역 주민의 의지 등을 고려해 선정됐다.
순천시와 고창군의 경우 폐염전과 폐양식장이 습지보호지역에 인접한 곳으로, 염습지로 복원해 생태계 보전 복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1992년 연륙도로 개설에 따라 해수 유통이 단절돼 갯벌이 오염됐던 송도-비토섬 간 둑길은 다리를 놓아 해수 유통을 복원할 계획이다. 사천시에서는 갯벌복원 사업을 계기로 비토섬 일대 주변 갯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생태관광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들 복원사업은 사업비 2백40억원 규모로 2010년부터 착수할 예정이다. 복원사업에 드는 비용은 국가와 지자체 간에 분담(국가가 50~70퍼센트 분담)하되 토지를 매입해야 할 경우에는 지자체가 전액 분담하도록 조율했다.

국토해양부 이재연 사무관은 “갯벌복원을 통해 해양생물자원 확보, 해안재해 예방 효과는 물론 지역 일자리 창출, 생태관광 활성화 등 녹색성장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선정된 시범사업의 성과를 보고 복원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생물다양성 증진과 수산자원 생산, 생태관광 활성화, 기후변화로 인한 해안재해 예방 등을 목적으로 대규모 갯벌복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연안 습지의 50% 이상이 훼손된 미국에서는 2008년 말까지 39억 달러(약 5조7백억원)를 투자해 샌프란시스코만, 루이지애나 연안 등에서 다양한 습지복원 사업을 진행했다. 1980년대부터 복원사업을 진행해온 일본에서는 과거 어패류가 풍부했던 도쿄만을 되살리기 위해 인공습지를 조성해 효과를 보았으며, 홍콩에서도 어류 및 새우 양식장과 논으로 사용되던 지역을 습지로 복원한 마이포 습지공원을 2006년 5월 개장해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지의 성공적인 갯벌복원을 통해 우리도 이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정부는 갯벌복원을 본격 추진하기에 앞서, 갯벌복원 사업의 추진 체계를 잡기 위해 갯벌생태, 토목, 수문학, 해양공학 등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갯벌복원 전문가위원회’를 두고 복원사업의 자문과 평가를 맡도록 할 예정이다. 지자체도 자체적인 ‘지역전문가 자문회의’를 구성해 지속적인 사업관리를 할 계획이다. 아울러 복원 절차 및 지침(가이드라인)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연말까지 마련한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어느 시인은 갯벌을 두고 ‘말랑말랑한 힘’이라고 노래했다. 갯벌은 말랑말랑하지만 힘이 세다. 모시조개 구멍도, 낙지 구멍도, 게 구멍도, 갯지렁이 구멍도 있는 갯벌. 갯벌복원은 우리에게 갈대밭 사이로 이름 모를 여러 종류의 게와 짱뚱어 그리고 함초를 보게 해줄 것이다. 갯벌이 지닌 진정한 녹색가치를 확인시켜줄 것이다.
글·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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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