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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엄마들이 함께 키워요 육아 품앗이 확산




지난 12월 5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시장역 인근의 2층 건물.

공동육아나눔터가 개소식을 가졌다. 원래 부평구 건강가족지원센터 내 한 공간을 빌려 운영되고 있던 것을 이전한 것이다. 총면적 2백45제곱미터인 2층 건물에 놀이방 겸 교실, 유아 수면실, 수유실, 도서관과 엄마들을 위한 교육장이 들어섰다.

공동육아나눔터는 여느 어린이집과 비슷한 모양새지만 엄마들이 직접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점에서 어린이집과는 다르다. 육아 정보와 육아 물품을 공유하고 이웃 간 자녀 양육의 부담을 나누는 ‘가족품앗이’ 활동을 위한 공간이다. 여기에 지역 건강가족지원센터가 지역사회의 인적·물적 자원 네트워크와 연계해 공동육아나눔터의 자녀 양육을 지원한다.

가족품앗이는 부족한 일손을 서로 돕던 우리 전통 ‘품앗이’를 육아에 접목시킨 공동육아제도다. 몇년 전부터 인터넷 주부카페를 중심으로 모인 엄마들 사이에 이뤄지던 일종의 대안교육을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건강가정기본법’의 자녀교육과 가족부양에 관한 조문에 근거해 시범사업으로 선정, 올해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 것이다.




현재 전국 23개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59개 공동육아나눔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수도권에 단독건물로 공동육아나눔터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성가족부 김금래 장관은 이날 개소식에 직접 참석함으로써 ‘엄마와 아이들만을 위한 전용공간’이 탄생한 것에 각별한 관심을 표했다. 김 장관은 축사에서 “여성이 가정주부로 집에만 있으면 우울증이 생긴다. 사회와 소통하고, 자신의 재능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기 개발을 하길 바란다”며 공동육아나눔터를 이용하는 엄마들에게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공동육아나눔터를 이용하고 있던 엄마들도 새로운 터전을 환영했다. 주부 이소연(32)씨는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반갑다. 아이들과 놀 수도 있고, 장난감이나 책 같은 것도 대출이 가능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주부 전수옥(33)씨 역시 “다른 곳은 소규모로 엄마들이 집집이 돌아가면서 품앗이를 하는데, 그럴 경우 장소도 협소하고 또 서로 불편을 끼쳐 미안한 경우도 있다. 이번에 넓은 장소가 마련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혼자 집에서 아이를 키우던 엄마들이 한곳에 모이다 보니 여러가지 이점도 생겨났다. 육아 정보를 나누면서 곤란한 상황에 대처하는 요령도 늘었고, 육아물품을 같이 쓰거나 공동구매를 하니까 비용이 절감됐다. 한 엄마가 일일교사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으면, 다른 엄마들은 급한 일이 있을 때 외출도 할 수 있게 됐다.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됐다. 다른 엄마들과 한참 수다를 떨다 보면 육아 스트레스도 풀렸다. 마치 ‘옛날 사랑방’같다.

엄마가 아이에게 가르치고 싶은 내용을 바로 가르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두 아들 재원(6), 주원(3)이를 공동육아나눔터에 데리고 나온다는 주부 권계현(36)씨는 “새로운 교육방법이나 학습내용이 나오면 바로 시도할 수도 있다. 요즘은 수업교재 같은 것도 전부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날그날 조건에 따라 견학을 나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날씨가 좋으면 엄마들끼리 협의하에 인근 야외에 나가 자연을 만끽하거나 과학관·도서관·유적지 등에 나가 체험학습을 하기도 한다고.

아이들도 엄마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긍정적인 변화를 보인다고 한다. 이날 찰흙공예 일일교사로 나선 전업주부 주현숙(34)씨는 “큰아이가 너무 예민해서 유치원에 아홉 달을 보냈는데도 적응을 못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다가 이곳을 알게 됐다”면서 “엄마가 옆에 있으니까 아이도 안심을 하고 다른 아이들과 즐겁게 지내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이 엄마는 “아이가 12월생이라 유치원에서 다른 아이들에게 좀 밀리면서 지냈는데, 이곳에 와서는 엄마가 직접 돌봐주니까 아이가 자신감을 되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신 어려운 점도 있다. 무엇보다 엄마가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힘이 드는 것이다. 엄마들끼리 서로 자기 아이를 다른 아이랑 비교하게 되는 것도 처음에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한편, 공동육아나눔터는 육아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에게 하나의 대안적인 정책으로도 평가된다. 유치원처럼 따로 회비를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집안 형편이 어려운 엄마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엄마들이 자체적으로 활동비를 걷기도 하지만, 금액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인건비 등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비용으로 자녀 교육이 가능하다.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과 윤효식 과장은 “가족 내 돌봄 기능이 약화되면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자녀 돌봄에 대한 욕구도 다양해지면서 지역사회에 맞춘 아동양육 지원체계가 필요해지고 있다”면서 “현행 보육시설로는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아동들에게 긴급한 도움이 필요할 경우 탄력있게 대응하기가 어렵다. 공적 돌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해 이번 사업을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족품앗이는 초등학교 이하 자녀가 있는 가족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자기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건강가정지원센터에 신청을 하면 된다. 공동육아나눔터의 경우 현재 안정된 환경이 중요한 미취학 아동들만 대상으로 접수 하고 있다.

글과 사진·남창희 객원기자

문의 건강가정지원센터 www.familynet.or.kr ☎1577-9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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