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3월 16일 청년인턴 모집을 마감한 신협중앙회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 19명 모집에 약 2900명이 몰려 무려 15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대기업 정규직 공채 평균경쟁률 120 대 1을 넘는 수준이다.
이렇게 신협에 인턴 지원자가 몰린 이유는 신협이 올해부터 앞으로 3년간 총 152명의 인턴직원(일반관리직 62명, 일반사무직 90명)을 채용하며, 일반관리직 인턴사원 중 50%를 정규직 사원으로 고용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신협이 청년인턴으로 채용하기로 한 인원은 신협 전체 인력 436명의 35%에 해당한다. 게다가 정규 신입사원 급여의 60%(200만원)가 인턴에게 지급되며 매년 일반관리직 인턴의 절반은 6개월 후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신협은 기존 직원의 임금을 삭감해 청년인턴을 위한 재원을 마련했다.

권오만 신협중앙회장은 “서민, 중소 자영업자, 평범한 직장인들이 주요 고객인 신협은 보통사람들을 위한 협동조합 금융”이라며 “지금 같은 국가적 경제위기 상황에서 대표적인 서민 금융기관으로서 소임을 다해야 한다는 신협 임직원의 자발적인 목소리에 따라 신협 전체 인력과 비교해 적지 않은 규모의 청년인턴 채용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또 “어려울수록 십시일반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당초 계획보다 많은 인턴사원을 채용하게 됐다”며 “경제가 어려울수록 서민의 경제적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어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신협이 위기극복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취업 희망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청년인턴은 신협과 같이 취업에 직결되거나 해당 기업 취직 때 경력인정, 서류전형 면제 등 취업 관련 메리트가 있는 회사들이다. 특히 인턴 채용이 곧 정규직 채용으로 연결되는 경우 인턴 입문은 일반직 취업 못지않게 경쟁이 치열하다.

무역투자 진흥기관인 코트라(KOTRA)는 최근 신입인턴 25명, 행정인턴 75명 등 모두 100명의 인턴을 모집한 결과 약 2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3월 1일 채용된 코트라의 신입인턴 25명은 오는 11월까지 근무한 뒤 근무성적에 따라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신입인턴에게는 임금도 행정인턴보다 15%가량 더 많이 지급된다.
코트라 인사팀 직원 최정락 씨는 “코트라는 인턴들의 전공과 희망을 반영해 부서를 배치하고 업무를 배정한다”며 “행정인턴들도 코트라에서는 어느 기관보다 일다운 일을 배우며 취업에 도움이 되는 업무 경험을 쌓고 인맥을 넓힐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3월 16일 정규직 사원 2200명 채용 계획을 발표한 GS그룹은 올해 임직원 임금 삭감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지난해의 100명보다 크게 늘어난 650명의 대졸 인턴사원을 뽑는다. 지난해 인턴 가운데 7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GS그룹은 올해도 인턴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는 사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키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9월 인턴으로 채용되어 6개월간 석유정제시설에서 ‘생산인턴’(생산직에 종사하는 인턴) 과정을 수료한 80명을 지난 2월 23일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인턴은 전체 생산인턴의 90%에 해당한다.
현대오일뱅크 홍보실 공병민 씨는 “생산인턴들은 대부분 고졸이나 전문대졸 이상 산업계 전문인력들로 인턴이 되기까지 평균 40 대 1의 경쟁을 거쳤다”면서 “유가 하락과 원화 평가절하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하기 위해 인턴과정을 마친 대부분의 인력을 채용한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2월 선발한 생산인턴 80여 명 역시 오는 5월 인턴 과정을 마치는 대로 근무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정규직원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CJ와 LG, 롯데그룹도 올해 채용하는 청년인턴 상당수를 향후 정규직으로 고용할 계획이다. CJ그룹은 청년인턴 500명을 선발한 뒤 추후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며, LG그룹은 올해 신규채용 4000명 가운데 500명을 인턴을 거쳐 정규직원으로 채용한다. 롯데그룹의 경우 정규직 채용을 전제로 청년인턴 700명을 선발한다.
공기업인 에너지관리공단도 3월 9일부터 20일까지 인턴사원 채용 공고를 내고 인턴을 선발, 4월부터 6개월간 고용한다. 에너지관리공단 측은 6개월 근무 후에는 근무성적 우수자를 정규직원으로 채용하는 것을 전제로 선발 과정에서 서류심사와 면접 외에 필기시험 등 기존 신입 정규직원 채용과 같은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에너지관리공단 인턴들은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자 신분이지만, 정규직 채용을 노릴 수 있는 것은 물론 보수도 135만원으로 110만원 안팎인 다른 행정인턴보다 많다.

인턴 채용이 곧 정규직 채용으로 직결되지는 않지만 가산점 부여, 서류심사 면제 등을 통해 정규직 채용 때 혜택을 주는 기업들도 있다.
SK그룹은 상생 인턴십 프로그램 대상자 1800명에게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현장근무를 하게 한다. 3개월의 인턴기간을 거치는 SK 인턴들은 인턴기간 중 2주 동안 SK그룹 연수원 주관으로 직무교육을 받게 되며, 나머지 기간에는 SK 중소협력업체에서 현장 업무실습을 하게 된다. SK그룹은 이번 상생 인턴십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인턴과정 수료자 중 우수 인력에 대해서는 향후 SK 계열사에 지원할 때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혜택을 주기로 했다.
지난 2월 26일 200명의 청년인턴을 선발한 국민연금공단은 향후 10개월간 이들을 고용하며 사이버 어학교육 등 자기계발을 지원한다. 또 6개월 이상 인턴과정을 마치면 1회에 한해 공단 신규직원 채용 때 서류심사를 면제하는 혜택을 부여한다.
올해 약 100명의 청년인턴을 채용하는 강원랜드는 임금이 시급으로 4000원, 하루 8시간씩 한 달에 20일 일하고 받는 돈이 64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박한 편이지만 인턴시절 우수한 근무성적을 내면 강원랜드 부설 딜러아카데미와 서비스아카데미 입학 때 5% 가산점을 준다. 강원랜드 정규직은 이 두 아카데미를 수료해야 입사할 수 있으며, 수료생은 1년 이내에 순차적으로 성적순에 따라 정규직으로 입사하게 된다.
강원랜드 미디어팀 김준엽 대리는 “100점 만점에 5점 꼴이므로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노민기 공단 이사장이 유관 기관에 “청년인턴들을 보건인력으로 훌륭하게 양성할 테니 이들을 채용해달라”는 편지를 보내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한산업보건협회, 연세대 산업보건센터 등 18개 기관과 인턴 우대협약을 맺었다. 그 결과 올해 177명인 공단 인턴 중 우수자들은 추후 이들 기관에 정규직으로 지원할 때 우대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2월 말 청년인턴 45명을 채용했는데, 근무기간은 6개월이며 4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이들 인턴은 여신심사 등을 제외하고는 정규직과 비슷한 업무를 맡는다. 또 우수 인턴은 매년 하반기에 실시하는 정규직 채용 때 서류전형이 면제되고 면접에서도 유리한 대우를 받는다.
올해 1000명의 청년인턴을 고용하는 하나은행도 인턴 수료자에 대해 공채 시험 때 서류전형과 필기, 1차 면접전형을 면제하는 파격적인 우대를 해주기로 했다.
이밖에 정규직 채용을 전제로 하거나, 채용에 우대 혜택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취업을 원하는 직무를 미리 경험하고 배우게 지원하? 2009/03/25 공감는 기업들도 있다.
KT는 청년인턴을 구직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장 사업소에 주로 배치해 실질적인 현장 실습과 실무경험을 쌓도록 하고 있다. 대한주택공사도 인턴이 근무기간 중 취업박람회 등에 찾아가 구직활동을 할 수 있도록 특별휴가를 주는 등 구직을 장려하고 있다.
글·박경아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