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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정부 민원 안내 콜센터의 오세경 상담원은 수많은 고객 중에서도 경남 김해의 한 할아버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예순다섯의 할아버지는 직장에서 해고된 후 마땅한 생계수단이 없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기초생활수급자 신청을 하려 했는데, 주민등록이 말소돼 있었어요. 그래서 먼저 말소된 주민등록을 해지하고, 실거주지로 전입신고를 했죠. 그래야 수급권자 신청을 할 수 있거든요.”
문제는 말소된 주민등록을 해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과태료 8만원. 할아버지는 이틀간 산불 순찰 일을 해서 번 돈으로 겨우 과태료를 물었고, 오 씨는 김해시의 해당 동사무소 직원과 직접 통화하며 진행 결과를 살폈다.
“동사무소 직원이 할아버지의 다리가 많이 불편한 것 같다며, 비록 진단서는 없지만 생계비는 물론 의료비 지원도 우선적으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어요.”
며칠 후 오 씨는 할아버지가 다음 달부터 지원금을 받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지난 2월 한 통의 전화가 110콜센터로 걸려왔다. 유애경 상담원의 귀에 “밀린 임금을 받을 수 있을까요?”라는 고객의 절박한 목소리가 들렸다.
“S자동차 지점에서 텔레마케터로 일했어요. 매월 19일에 급여 80만원을 받기로 돼 있었고요. 그러다 퇴사를 했는데, 임금 일부인 40여 만원을 주지 않아요. 급여 80만원 중 40만원은 본사에서, 40만원은 대리점에서 받고 있는데 이런 것도 신고가 가능한가요? 신고한다면 누구를 상대로 해야 할까요?”
고객의 막막한 처지가 안타깝게 느껴졌다. 정당하게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하고 있는 고객을 생각해 유 씨는 빠르게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특이한 형태의 근로계약에 대해 여러 곳에 문의한 결과, 급여지급 의무가 대리점 매니저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고객의 요청으로 광주지방노동청에 신고를 접수시키는 일도 나서서 해줬다. 그 결과 며칠도 안 돼 고객은 체불 임금을 받을 수 있었다.



2007년 5월 10일 서비스를 시작한 ‘110’은 정부 민원안내 콜센터다. 이곳에선 100여 명의 상담원이 전화로 행정과 관련된 국민의 궁금증과 각종 민원을 해결하고 있다. 상담원이 직접 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바로 설명해주고, 해당 기관의 담당자와 통화가 필요한 경우에는 전화 연결을 해준다.

그뿐 아니라 억울한 일이 있을 땐 무료로 법률상담과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화 연결이 바로 되지 않을 경우 해당 기관 담당자가 추후 민원인에게 직접 전화로 회신하는 콜백(Callback)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그동안 국민은 행정 관련 민원이 있어도 높은 문턱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해당 기관이 어딘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것은 기본. 해당 기관을 알아내 전화통화가 돼도 “우리 기관 소관이 아니다” “우리 부서 담당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전화를 돌려버리기 일쑤였다. 담당자가 자리를 비우면 오래 기다려야 했다.

이렇게 전화가 도는 과정에서 민원인은 문의 내용을 여러 민간기업에서 일할 때보다 보람과 자긍심을 많이 느낀다는 상담원 정현정 씨. 정부 민원안내 콜센터 상담원들은 각종 불법추심 피해 구제에서부터 임금체불, 세금, 가족 문제까지 해결해준다.번 되풀이해야만 했다. 정부 민원안내 콜센터 정송훈 사무관은 “세금, 법률, 노동 등 각종 관련 민원을 처리하는 정부 기관은 40여 개가 넘는다. 국민이 개별 전화번호를 알아내 일일이 연락해야만 하는 고충을 줄이기 위해 110이 만들어졌다”고 도입 취지를 밝혔다.

콜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원들은 대부분 민간기업에서 전문 상담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공무원 신분도 아니고, 복잡한 행정업무를 통달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틈틈이 행정지식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개소 때부터 상담원으로 일하고 있는 임민정 씨는 “이동통신사 상담원으로 7년간 일하다 이곳으로 옮겼다”며 “민간에서 일할 때보다 일에 대한 자긍심이 생기고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임 씨는 “콜센터를 이용하는 사람 대다수가 나이가 많거나 인터넷을 잘 못한다. 처음엔 격앙된 목소리로 화부터 내던 어르신들에게 상담이 끝난 뒤 ‘이런 전화가 있어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땐 정말 뿌듯하다”고 했다.

콜센터에는 하루 평균 6000여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문의 내용은 각종 불법추심 피해 구제에서부터 임금체불, 세금, 가족 문제까지 다양하다. 지난해엔 152만3754명, 개소 이래 지금까지 총 270만명이 110콜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특히 요즘은 경기침체로 생활고 관련 문의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정 사무관은 “상담활동을 통해 각 지방자치단체나 정부기관이 시행하고 있는 ‘사회안전망 지원 대책’을 알리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며 “그 결과 많은 서민들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로 도움을 받는 사례도 늘었다”고 밝혔다.

크든 작든 행정처리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민원안내 도우미 110. 앞으로 더 많은 활약이 기대된다.   

■ 전화 : 전국 국번 없이 110번  
■ 상담 : 평일 오전 8시~오후 9시, 토요일 오전 9시~오후 1시

글·정지연 객원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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