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식민지 지배가 가져온 많은 손해와 고통에 대해 다시 한 번 통절한 반성과 사죄의 마음을 표명합니다.”
8월 15일 광복 65주년과 한일 강제병합 1백 년(8월 29일)을 맞아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내각회의를 거쳐 발표한 담화 내용이다.
간 총리는 8월 10일 담화를 통해 과거 일제의 식민지배에 대해 통절히 반성하고 진정으로 사죄하면서 “새로운 1백 년을 내다보며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나가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간 총리는 “당시 한국인들은 그 뜻에 반하는 식민지 지배로 국가와 문화를 빼앗기고 민족 자긍심에 상처를 입었다”며 거듭 사죄의 뜻을 밝혔다.
간 총리의 담화는 간접적으로나마 식민지배의 강제성을 시인했다는 점에서 이전 일본 총리들의 담화에 비해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이번 담화에는 일본 궁내청(일본 왕실 관련 업무 기관)에 88년간 보관돼온 <조선왕실의궤>를 포함해 한반도에서 가져간 도서를 조기에 돌려주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간 총리의 담화에 문화재를 돌려준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은 정부의 물밑 협상과 민간단체의 환수 노력이 빚어낸 성과다.
외교통상부는 “간 총리가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한국인의 의사에 반(反)해 이뤄졌다고 일본의 과오를 솔직하게 표명한 점에 주목한다”며 <조선왕실의궤> 등 조선총독부가 반출한 도서를 조기에 돌려받기 위한 후속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외교통상부는 문화재청과 협의해 우선 몇 년 전부터 민관이 반환을 추진해오던 궁내청 소장 <조선왕실의궤> 81종 1백67책의 환수를 추진하기로 하고, 절차와 일정 등을 알아보는 작업에 착수했다. 또 <조선왕실의궤>뿐 아니라 일본에 반출된 문화재를 돌려받기 위한 일본 내 한국문화재 상세조사에도 나설 방침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2백50여 개 기관과 개인이 모두 6만1천4백9점의 한국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고, 이 중 궁내청 소장 한국 도서는 6백39종 4천6백78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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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실의궤>는 국가나 왕실에서 거행한 주요 행사를 기록과 그림으로 남긴 책. ‘의궤’란 의식(儀式)과 궤범(軌範)을 합친 말로, <조선왕실의궤>는 ‘의식의 모범이 되는 책’이다.
이번에 간 총리가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일본 궁내청 소장 <조선왕실의궤>는 강원 평창군 오대산 사고에 보관돼 있다가 1922년 조선총독부가 반출해 일본 왕실에 기증한 이후 88년간 일본 궁내청에 소장돼 있다. <조선왕실의궤>는 국내 규장각과 장서각에도 소장돼 있으며, 이들 문서는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됐다.
한편 간 총리는 8월 10일 오전 11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약 20분간 일본 내각의 결정을 담은 이번 담화문의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간 총리는 전화통화에서 오는 11월의 서울 G20 정상회의와 일본 요코하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두 정상이 양국을 각각 방문하기로 되어 있지만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위해 이 대통령이 그 전이라도 일본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앞으로 일본이 이를 어떻게 행동으로 실천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양국 간 현안이나 협력방안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지혜롭게 협력해나가자”는 말을 덧붙였다.
글·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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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