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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기고 - 빛 되찾은 지 65년 글로벌 코리아 ‘우뚝’




 

올해는 일제(日帝)에 국권을 빼앗긴 경술국치(庚戌國恥) 1백 주년이자 광복 65주년이 되는 해다. 다른 해보다 광복에 대한 특별한 감회에 젖게 된다.

1백 년 전 경술국치로 말미암아 우리 민족은 36년간 나라를 잃고 살았다. 이 기간 동안 수많은 독립투사들은 위국헌신(爲國獻身)의 일념으로 오로지 조국 광복을 위해 피와 땀을 쏟았다.

백암 박은식 선생이 “정신적 국가만 망하지 않았다면 형식상 국가는 망하였을지라도 그 나라는 망하지 않은 나라다”라고 말했듯이 강인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독립투사들의 열정은 광복의 날을 안겨주었다.

물론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항복을 얻어낸 연합국의 승리가 식민통치의 굴레를 벗겨주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광복은 그동안 독립투사들이 일제의 온갖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전개해온 독립운동의 값진 결실이었다.
 

실제로 일제는 국내에서 전개된 독립운동은 물론, 해외에서 펼쳐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외교활동, 중국 대륙에서의 끊임없는 항일무장투쟁, 한국광복군의 대일항전, 개인의 목숨을 건 의거활동 등으로 한반도를 통치하면서도 늘 전전긍긍했다. 끊임없이 전개된 독립운동 덕분에 카이로회담과 포츠담회담에서 우리 민족의 독립을 보장하는 약속이 가능했다.

그러나 광복을 맞이한 우리 민족의 기쁨은 찰나에 불과했다. 곧바로 미국과 소련에 의한 한반도 분할 점령으로 남북이 분단됐기 때문이다. 북한 땅은 광복의 빛이 스며들기도 전에 공산독재 치하라는 기나긴 암흑지대로 변모해버렸다. 결과적으로 8·15 광복은 미완에 그치고 말았다. 곧 이은 동족상잔의 6·25전쟁으로 분단은 더욱 고착화됐다. 남북 간엔 치열한 체제경쟁이 벌어졌다.

남과 북이 갈라진 채 60년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숱한 대내외적 역경과 도전 속에서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1백40여 신생독립국 가운데 대한민국만큼 발전한 나라는 없다. 아니 이제는 웬만한 서방국가들도 대한민국을 만만히 보지 못할 상황이 됐다. 이제는 G20 반열에 속하게 됐고, 오는 11월에는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나라가 됐다. 세계를 움직이는 20개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회의가 과연 꿈이나 꿀 수 있었던 일인가.

세계무역기구(WTO)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세계 각국은 혹독한 경기침체를 겪으며 교역이 크게 위축됐지만 한국은 세계 9위 수출국에 올랐다. 처음으로 ‘세계 톱 10’ 수출국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룩한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도움 받는 나라’에서 ‘도움 주는 나라’가 됐고, 선진국과 후진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맡고 있다.

대한민국이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 비결 가운데는 끈질긴 독립투쟁정신이 자리 잡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민족은 36년간의 혹독한 일제 식민통치를 겪으면서 나라 잃은 설움이 어떠한 것이며, 내 나라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두 번 다시 나라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강국을 이뤄야 한다는 신념을 가졌기에 온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맸고, 갖은 고통도 기꺼이 감내했다.

민주화는 또 어떻게 이뤄진 것인가. 이는 당연히 독립투쟁정신이 보여주었듯이 정의를 위해서라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의 귀결이었다.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물질적 풍요와 정치적 자유를 누리고 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우리 사회가 점점 병들어가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경제적으로는 부의 편중으로 양극화 현상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계층 간, 세대 간, 지역 간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을 띠며 극단적인 분열상까지 보이고 있다.이러한 갈등은 국민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킨다.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총체적 병리현상이 심각한 국가안보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26일, 그것도 남북한 모두가 민족의 영웅으로 우러러보는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1백 주기 기일에 일어난 천안함 피격사건은 우리의 내적 안보 대비 실태가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극명하게 확인시켰다.

한 나라의 운명은 물질문명의 발달보다 그 나라 국민의 정신력에 달려 있음을 알아야 한다. 광복 65주년을 맞은 오늘 우리가 다시금 광복을 기억하고 그 정신적 의미를 되새겨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 하나 우리 모두가 잊지 않아야 할 것은 우리 민족이 온전한 광복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통일을 위해 한 발자국 더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선진 일류국가화를 도모하고, 처참한 지경에 빠진 북한 주민을 구해내기 위해선 이대로 북한체제를 방치할 수 없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 땅에 광복정신이 아로새겨져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비로소 어둠으로 가득한 땅에 빛이 스며들고, 마침내 진정한 광복을 완성하는 길이 열릴 것이다.
 

글·오일환(보훈교육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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