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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글로벌 금융안전망으로 경제위기 막겠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당장 눈에 보이기나 하지, 서울 G20 정상회의는 과연 무슨 일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회의일까. 얼른 피부에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우리가 뼈아프게 경험했던 외환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이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설명하면 금방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우리 국민의 기억에 깊이 각인돼 있는 외환위기의 고통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이슬란드, 그리스,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에서 연이어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다시 한 번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신흥국과 개도국들은 지금 어느 때보다도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안전망’이란 원래 빌딩 공사 현장과 같이 높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그 밑을 지나는 사람의 안전을 위해 치는 그물을 말하는 것인데, 이런 안전망이란 단어가 경제나 사회 곳곳에 적용되어 새로운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용어가 ‘사회안전망’이다. 사회보장과 유사한 개념으로 노령, 질병, 실업, 산업재해 등 각종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의미한다. 또한 금융 측면에서도 ‘금융안전망’이란 개념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금융기관의 건전성 유지를 위한 감독제도나 예금자 보호제도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안전망의 개념을 국제금융시장에 적용한 것이 ‘글로벌 금융안전망’이다. 중소 규모의 개방경제가 급격한 자본 유출과 유입으로 피해를 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사시 외화유동성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말하며 최근 G20 정상회의 의제로 대두되고 있다.

중소 규모의 개방경제는 해외자본의 유출, 유입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은 무엇보다 중소 규모의 개방경제를 운영하는 국가들의 급격한 자본 유출에 대비한 위기대응 시스템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은 개별 국가의 위기대응 시스템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글로벌 불균형’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글로벌 불균형 문제는 주로 신흥개도국들이 외화유동성 부족으로 야기되는 금융위기에 대비해 평소 경상수지 흑자를 통해 엄청난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축적하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신흥개도국들이 대규모 외환보유액을 축적해야 하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국제통화기금(IMF) 대출제도를 크게 개선하거나 새로운 외화유동성 공급 장치를 마련하는 등의 방법으로 새로운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더불어 서울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가 되고 있는 ‘개발 이슈’는 개도국의 빈곤 해소와 경제발전을 통해 세계 각국 간의 개발 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제안이다. G20 국가들이 인프라 확충, 인적자원 개발, 금융접근성 개선 등을 중심으로 저소득 국가의 경제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개발 이슈의 요지다.






 

개도국의 경제성장이 세계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중요한 동력이라는 점에서 개도국 개발 지원은 G20 정상들이 다뤄야 할 필수 과제다.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과 개발 이슈는 우리나라의 경제개발 경험과 성공적인 외환위기 극복 경험을 반영한 의제다. 우리나라는 G7에 속해 있지 않은 국가로서 최초로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신흥국과 선진국 간 가교 역할을 함으로써 많은 개도국들로부터 다른 G20 회원국보다 개도국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대변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G20에 속해 있지 않은 많은 국가들의 처지와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G20 정상회의의 정당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도 격상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8년 워싱턴 G20 정상회의에서 무역장벽 신설 금지를 골자로 하는 이른바 ‘스탠드스틸(Stand-Still)’을 제안하고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한 바 있다.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는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고, 개도국 경제성장에 중점을 둔 개발 프로그램이 채택될 예정이다.

또한 기존 의제를 포함한 상당수 의제들의 합의가 이뤄져 이들 의제에 관한 합의 내용이 나중에 ‘코리아 이니셔티브’로 불릴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를 비롯해 선진국과 개도국들의 경제를 두루 안정시키고 지속적 성장을 촉진해 더욱 살기 좋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서울 G20 정상회의가 논의하고 이루고자 하는 과제들이다.
 

글·이대기(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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