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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주재 한국대표부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에 이은 결의안 채택 과정까지 3, 4주 이어질 ‘외교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2009년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1874호 결의안을 이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북제재위원회 역시 법률 검토작업과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조치 필요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에서 한국과 미국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 강화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쉽게 말하면 미국이 북한에 가했던 방코델타아시아(BDA)식 제재를 모든 국가가 북한에 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DA 금융제재는 미국이 마카오에 있는 은행인 BDA를 북한의 불법자금 거래 창구로 지목해 북한의 통치자금 2천5백만 달러를 동결한 것. 2005년 9월 제재에 착수해 2년 이상 지속된 이 조치는 북한을 가장 심각한 곤경에 빠뜨린 제재조치로 평가된다.
또한 한미 양국은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북한이 2006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핵실험이라는 ‘악행’을 저질렀을 때 국제사회가 채택한 대북제재결의안인 1718호와 1874호를 확대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
잇단 핵실험 감행으로 지역의 안보질서를 파괴하던 북한이 명백한 전쟁행위로 장병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만큼 각국 정부의 강력한 결의 이행을 촉구한다는 것이다.
국제 외교무대에서는 명분도 중요하다. 한미 양국은 새로운 도발행위에 따른 제재결의안 채택이라는 상징성도 간과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미국, 일본을 비롯해 서방세계 대부분 국가의 찬성을 토대로 내놓은 새로운 제재결의안이 중국이나 러시아 등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할 경우 자칫하면 외교전쟁에서 북한에 패배했다는 인상을 남길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안보리 대응조치의 수위도 관심거리다. 안보리 결정의 유형은 정치적, 법적 구속력의 강도와 순서에 따라 ▲결의(Resolution) ▲의장성명(Chairman\\\\'s Statement) ▲언론발표문(Press Statement) 등 세 가지가 있다. ![]()

이 가운데 정치적, 법적으로 가장 구속력이 강한 것이 안보리 결의다. 이사국 15개국 중 상임이사국 5개국(미국, 영국, 중국, 프랑스, 러시아)이 모두 찬성해야 하고 비상임 이사국 중 4개국이 동참해야 채택할 수 있다.
의장성명은 안보리 의장이 회의장에서 낭독하고 공식 기록에도 남는다. 회원국에 구속력을 갖지는 않지만 안보리 이사국들의 ‘총의(Consensus)’가 있어야 한다. 언론발표문은 의장성명과는 달리 회의장 낭독 대신 의장이 기자회견장에서만 발표할 수 있으며 공식 기록에도 남지 않는다.
미국 하원은 5월 25일(이하 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를 지지하며 북한을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4백11표, 반대 3표로 의결했다.
미국 상원도 5월 13일 천안함 사태에 대해 한국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표하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준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한미동맹의 중요성 강조 ▲국제사회의 진상조사 전폭적 지원 ▲유엔 안보리 결의 1695, 1718, 1874호 준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남미, 북미 대륙 32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는 미주기구(OAS)의 호세 미겔 인술사 사무총장도 5월 25일 천안함에 대한 북한의 공격행위를 규탄하는 언론발표문을 발표했다.
인술사 사무총장은 이 발표문에서 “국제 전문가들의 조사 결과 천안함 침몰은 북한의 어뢰 공격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며 “천안함 침몰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세계 평화와 안보의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월 27일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을 겨냥해 대화(En-gagement) 제의를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깊은 고립에 직면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선택’을 하라고 요구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내놓은 52쪽짜리 보고서에서 “미국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협은 핵무기로 대표되는 대량살상무기”라며 “북한과 이란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두 나라가)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밝혔다.
글·하태원 기자(동아일보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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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