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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허리를 다쳐 거동이 불편한 김영실(78) 할머니는 지난 7월 19일 오전 ‘와지끈! 쿵’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 얼른 집 밖으로 나왔다. 집안으로 밀려드는 큰물과 흙더미에 놀란 할머니는 발만 동동 굴렀다. 다행히 앞집에 사는 경찰과 주민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김완기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장은 “이곳에서 태어나 평생을 살아왔지만, 이런 무서운 비는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 면장은 물길로 변한 곳을 가리키며 “원래 이곳은 작은 도랑이었는데 폭우로 물이 불어나 새로운 물길이 만들어지면서 집 3채가 흔적조차 없이 다 떠내려갔다”고 처참한 피해 상황을 전했다. 7월 20일 오후. 다행히 구름이 걷히자 산림항공관리소 강릉지소 헬기 1대가 진부면의 피해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힘찬 프로펠러 소리를 낸다. 기자도 함께 동승해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진부면을 둘러보았다. 헬기를 타고 상공에서 내려다본 백두대간은 곳곳에 생채기가 생길 정도로 피해가 심했다. 대관령을 넘어 진부면으로 가는 도중 울창했던 산림이 무너져 내려 곳곳에 붉은 흙이 드러났고, 또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골짜기가 새로 생기는 등 맨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SET_IMAGE]3,original,center[/SET_IMAGE] [B]설악산 청정계곡 움푹 패어 [/B] 인근 저수지와 하천은 예전의 맑은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흙탕물로 변해 있었다. 계곡에는 뿌리째 뽑혀 쓰러진 나무들이 뒤엉켜 있는 등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던 설악산의 청정계곡 곳곳이 상처투성이었다. 또 산간 농경지는 나무와 큰 바윗덩어리들로 뒤덮여 쓰레기장으로 흉물스럽게 변해 있었다. 7월 19일부터 물이 빠지면서 진부면 하진부6리 주민들은 공무원, 자원봉사자, 군 장병들과 함께 빠른 복구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었다. 곳곳에는 중장비를 동원한 기간시설물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다. 우선 마을 진입로 확보를 위해 유실된 교량과 도로공사에 힘을 쏟고 있었다. 공무원 500여 명, 군장병 350여 명, 사회봉사단체 회원 900여 명이 복구 작업에 참여했다. 강릉자비원 자비봉사회 회원 30여 명과 삼성그룹 사회봉사단원, 대한적십자사 봉사원 등 50여 명은 흙더미 속에 파묻힌 김영실 할머니 집에서 방안에 쌓인 진흙을 퍼 날랐다. 또 흙탕물에 젖은 장판을 걷어내고 살림살이들을 물로 씻어내느라 분주했다. 자비봉사회 홍순원(51·여) 총무는 “수해를 입은 이재민들의 고통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분들이 하루빨리 집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집이 지붕만 남고 다 흙더미에 파묻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자원봉사자들이 이렇게 애를 써주니 고마울 뿐”이라며 감사하다는 말을 연신 거듭했다. 끊어진 도로와 지붕까지 뒤덮은 토사로 복구의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던 평창군 하진부6리 수해현장은 이처럼 군병력과 자원봉사자,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으로 희망을 찾아가고 있었다. 사촌동생 집이 침수됐다는 소식을 듣고 온 박영구(59·진부면 송정4리) 씨는 “우선 동생네 가족이 안전한 게 다행스럽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B]절망의 땅에 희망을[/B] 박씨는 “장병들이 마당과 방안에 쌓인 진흙과 나무들을 치워주어 복구가 그나마 빨랐다”며 “군 장병들에게 고맙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황정구(41) 하진부6리 이장은 “산에서 쏟아져 내린 흙더미로 인해 집안과 길거리를 치우느라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중장비를 몰고 와 복구작업을 해준 건설업체 자원봉사자 분들에게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각지에서 보낸 구호물품을 정리하느라 분주한 평창군의회 소속 정태일 씨는 “수해 피해가 이 정도인지는 몰랐다”며 “주민들이 하루 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자원봉사자와 주민, 장병들과 함께 복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진부면사무소 공무원 10여 명은 휴일도 반납한 채 10일째 진흙탕 속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은 특히 이재민 구호물품의 원활한 지원과 합동분향소를 차리는 등 유족들의 슬픔까지도 달래주고 있었다. 차량을 상월오개리 쪽으로 돌려 들어가자 이쪽 피해상황은 하진부6리보다 더 심각했다. 도로 위에는 전신주가 뽑혀 쓰러져 있었고 배추밭 등 농경지는 이미 폐허로 변해 있었다. 국도는 아예 잘려나갔고 평지였던 길은 움푹 패어 계곡으로 변했다. 한편 이재민 임시 수용소가 마련된 진부중고교 체육관에는 겨우 몸만 빠져나온 주민 200여 명이 대피해 있었다. 학교운동장에는 각 기업체에서 지원한 이동식사 차량과 세탁차량들이 이재민들의 빨래와 식사 지원을 하고 있었다. [RIGHT]권태욱 기자[/RIGHT] [SET_IMAGE]4,original,center[/SET_IMAGE] 정부는 올해부터 시행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종전의 피해규모와 이재민 기준이 아닌 개별 지자체의 재정과 피해규모를 고려해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했다. 이번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시군은 강원도 평창군과 인제군을 포함한 18개 지역으로 이들 지자체는 지방총부담액 35억 원을 뺀 나머지 금액의 50~80%를 국고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또 사유재산 피해는 피해액을 모두 합쳐 350개 재난등급에 따라 최고 3억 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응급복구하기 위해 개산예비비 2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개산예비비란 대규모 재해에 따른 피해를 신속히 복구하기 위해 전체 복구계획이 확정되기 전에 긴급 구호와 복구에 들어가는 금액을 개괄적으로 계산해 우선 지원한 뒤 나중에 정산하는 것이다. [SET_IMAGE]5,original,center[/SET_IMAGE] 지역별 지원 금액은 강원도의 경우 인제군 576억 원, 평창군 512억 원, 양양군 230억 원, 횡성군 38억 원, 양구군 43억 원, 홍천군 25억 원, 정선·영월군 76억 원 등이다. 이번에 긴급 지원되는 예비비는 주로 이재민구호비, 침수주택 수리비, 주택·농수산시설 재난지원금과 도로·교량·하천·상하수도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공공시설의 긴급복구에 사용된다. 또 교통·전기 두절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피해주민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건설교통부·국방부·경찰청 등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 응급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세청은 이재민과 수해피해 기업의 국세 및 지방세 납부기한을 연장하거나 세금을 감면해주기로 했다. 부가세·소득세·법인세 등 각종 세금납부 기한을 9개월까지 연장하는 한편, 30% 이상 재산피해자에겐 세금감면을 해줄 방침이다. 또한 수해를 당한 가정이 대체주택을 구입할 경우 취득세·등록세 등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농림부는 자산손실을 입은 농가에는 피해 정도에 따라 상환기간을 최대 2년까지 연장해주고, 현행 연 3% 이자도 낮추거나 면제해줄 계획이다. 또 피해조사가 끝나는 대로 500억 원 규모의 재해대책경영자금을 설정, 피해농가에 500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료 및 국민연금보험료를 지원한다. 피해 정도에 따라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30~50% 경감해주고 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가입자에게는 납부 예외조치를 해줄 방침이다. 한편 소방방재청은 7월 23일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추진해오던 수해지역 응급복구가 대부분 마무리됨에 따라 ‘응급복구체제’를 ‘항구복구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SET_IMAGE]6,original,center[/SET_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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