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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직업탐색 기간 늘고 평생직장 기회도 늘어





 

지난 2월의 청년실업률이 10년 만에 10퍼센트에 달해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많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을 얻지 못한 자녀들의 부모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조급함에 일단 아무 데라도 취직하고 보자고 생각하기 쉽다. ‘경제가 어려우므로 실업은 무조건 피해야 되고 찬밥 더운밥 가릴 것 없다’는 강박관념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년층의 실업률이 유독 높은 이유, 그리고 우리나라만 청년실업률이 유달리 높은 것인지 아니면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인지 살펴봐야 한다. 실업탈출 전략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장래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청년실업률은 경제 전체 실업률의 2~2.5배에 달한다. 2월 현재 우리나라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0퍼센트이고 이는 전체 실업률 4.9퍼센트의 2.04배다. 미국에서도 청년실업이 극심하다.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7월의 경우 18.5퍼센트로 이는 미국 전 연령 실업률 9.4퍼센트의 1.97배 수준이다.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청년실업률은 대체로 전 연령 실업률의 2배 수준이다.

한국을 포함한 선진 13개국의 2008년 평균 청년실업률은 13.1퍼센트고, 우리나라는 이들 가운데 5위 이내로 실업률이 비교적 낮은 그룹에 속한다.
 

선진국가의 청년층 실업률이 높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경제가 발전해 선진국이 될수록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신규 채용보다는 경력직 채용 비중이 높아져 신규 채용 대상인 청년층의 일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둘째, 청년층의 경우 30, 40대 경력자보다 어느 일자리가 자신에게 적합할지 모르고 또 어디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취업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 몰라 취업소요 기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아울러 일단 취업을 해도 일과 ‘궁합’이 잘 맞지 않을 경우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이직이 잦고 구직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청년층은 장년층에 비해 이직이 2.5배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특히 신규 졸업생들 중에 취업난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여기에는 시차효과도 있다. 일반적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직장을 찾는 경우 시기별로 실업률 차이가 많이 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패널 자료를 분석해보면 2008년의 경우 졸업 후 3개월 시점에는 청년실업률이 54.5퍼센트였다. 그러나 6개월이 경과하면 13퍼센트로 떨어지고 1년 후에는 다시 11.3퍼센트로 떨어졌다.

2009년 통계청 자료에서 전체 신규 졸업자의 첫 직장 취업소요 기간을 살펴보면 6개월 미만이 전체의 65퍼센트 수준이고 평균 취업소요 기간은 약 11개월이다.

실업자를 ‘백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말에는 할 일 없이 무작정 놀고 있는 상태를 지칭하는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의미가 들어 있다. 그러나 실제 실업은 경제적으로 매우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행위에 해당된다. 실업자의 경제학적 정의가 구직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업은 역설적으로 인적자원을 향상하는 노력으로 간주할 수 있다.
 

교육훈련만 인적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구직활동도 더 나은 직장과 높은 임금을 제공하는 일자리를 찾는 데 기여하므로 결과적으로 교육훈련과 동일하게 인적자원의 가치를 높여준다. 특히 청년층은 학업에 힘쓰는 것과 함께 적극적인 직업탐색으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자신에게 적합하고 좋은 일자리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진국일수록 소득과 복지수준이 높고, 이에 따라 교육투자와 함께 직업탐색 노력도 오래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 직업탐색에 따른 부담과 기회비용이 더 적기 때문이다. 반면 후진국일수록 당장 일을 해야 먹고살 수 있기에 직업탐색을 오래 할 수 없다. 아무 일자리라도 빨리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 연령층 실업률이 동일할 경우 저소득국가보다 고소득국가의 청년실업률이 높을 수 있다.

우리나라도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청년들이나 청년들의 부모들이 더 오랜 직업탐색 기간, 즉 오랜 구직실업 기간을 감내할 수 있게 되고, 이에 따라 청년실업률이 오를 수 있으므로 이를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는 것이다.

실제로 2002년 우리나라 청년 대졸자의 유보임금(근로자가 고용을 통해서 받고자 하는 최소한의 임금)은 2천4만원이고 실제임금은 1천7백25만원으로 충족률(실제임금/유보임금)이 86.1퍼센트였는데, 2007년엔 유보임금이 2천9백49만원, 실제임금이 2천1백99만원으로 충족률이 74.6퍼센트로 하락했다.

이렇듯 소득수준과 복지수준이 향상되면 상대적으로 유보임금 상승률도 높아져 구직기간이 늘어나게 된다. 이는 청년실업률 증가의 한 원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런 과정을 통해 종국적으로 임금이 높고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글·이대창(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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