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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한국형 마이크로 크레디트인 ‘미소금융’은 앞으로 10년 동안 2조2천55억원의 재원으로 사업을 펼쳐나간다. 재원은 6개 대기업이 출연한 기부금 1조원, 5개 금융기관이 출연한 기부금 2천억원, 휴면예금 7천억원, 18개 금융기관이 모은 기부금 2천5백55억원, 증권 유관기관 기부금 5백억원으로 이뤄져 있다. 이를 통해 창업에 필요한 자금이 간절히 필요한 서민 25만여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과 금융권의 미소금융 사업 참여와 기부금 규모는 자발적인 결정이었다. 6개 대기업은 지난 9월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를 가진 후 적극 참여키로 결정했다. 기업별로 기부금을 출연해 각각 미소재단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금융권 역시 9월 23일 은행장 회의 등을 통해 18개 은행이 2천5백55억원을 출연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엔 국내 은행뿐 아니라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도 동참했다. 특히 5개 시중은행은 이와 별도의 자금을 출연해 은행별로 미소금융재단을 설립, 미소금융 사업에 동참하겠다고 나섰다.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금융투자협회 등 증권 유관기관 3곳도 함께 5백억원을 출연하기로 합의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대규모로 자금을 출연해 서민들의 소액대출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외국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기업이 서민들에게 직접 자활의 기회와 기쁨을 주는 일은 시대를 앞서가는 모범 사례”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처럼 기업으로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점에서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은 결정이었다.
 

미소금융사업은 미소금융중앙재단이 총괄해서 시행하지만 실질적인 사업은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지점들을 통해 이뤄진다. 지점은 크게 기업·금융권 미소금융과 지역별 미소금융으로 나눌 수 있다.

기업·금융권 미소금융은 6대 기업과 5개 은행이 각자 출연한 기부금으로 각 사의 이름을 건 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해 운영한다. 이를 위해 삼성 3천억원, 현대·기아차 2천억원, SK와 LG가 각각 2천억원, 포스코와 롯데가 각각 5백억원을 출연한다. 금융권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이 각각 5백억원, 기업은행 3백억원, 하나은행 2백억원을 출연한다. 이들 기업과 은행이 설립하는 미소금융은 미소금융중앙재단의 정책 방향을 따라가지만 직접적인 통제는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기업들은 주로 연고지역을 중심으로 지점을 설립할 계획이다. 삼성미소재단은 12월 15일 수원 팔달문시장에 1호점을 낸 데 이어 내년 1월 중으로 전국에 걸쳐 4, 5개의 지점을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국민, 신한, 우리은행도 12월 17일 각각 대전, 인천, 서울에 지점을 개설했다. 기업은행도 12월 중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내년 1월 미소금융재단 사업 출범을 목표로 현재 포항 등에서 미소금융재단 사업장이 들어설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다른 기업과 은행들도 내년 초 출범을 목표로 재단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과 금융기관에서 운영하는 재단과는 별도로 미소금융중앙재단은 기존의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을 수행하던 기관을 지원하는 것 외에 지역마다 지점을 설치해 서민을 도울 예정이다. 휴면예치금 7천억원과 18개 금융기관이 출연한 2천5백55억원, 증권 유관기관 기부금 5백억원을 합친 1조55억원이 재원이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내년 5월까지 전국적으로 20~30여 개의 지역법인을 설립하고, 향후 단계적으로 2백~3백 개 수준으로 확대해 전국 네트워크를 형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12월 15일 복지사업자 선정심사위원회를 열어 미소금융 지역지점 대표자 11명을 가선정했다. 지역별로 서울과 경기가 2명이며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충북, 강원, 제주가 1명씩이다. 인천, 울산, 경북, 경남, 전북, 전남, 충북 등 7개 지역은 기준을 통과한 사람이 없어 내년 초 추가 공모하기로 했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선정된 지역지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비영리 사단법인 설립인가를 받고 사업 수행을 위한 교육 등을 완료하는 대로 이달 말부터 제주 등에서 미소금융사업을 본격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사업의 방향을 설정하고 컨설팅, 교육, 정보관리 등 총괄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주 임무가 된다. 지역법인은 독자적으로 직접대출 및 회수, 자활 컨설팅, 상담 업무 등의 실무를 수행하게 된다. 지역법인은 사회공헌 기여도가 높고 의지가 있는 대표자 1명과 직원 2, 3명으로 구성되는데 대표자는 무보수, 명예직이며 경험 많은 금융회사 퇴직자 등의 직원에게는 월 1백만원 이하, 청년 자원봉사자에게는 최소한의 실비를 지급할 예정이다.

기업과 은행에서 운영하는 미소금융재단은 기업·은행별 특색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될 예정이지만 미소금융중앙재단과의 연계를 통해 대출상품과 시스템을 공유하는 등 최소한의 전체적인 통일성을 갖출 예정이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은 이들 재단에 사업 모델 제시, 교육훈련 제공, 대출 심사 및 사후관리기법 제공 등을 지원한다. 아울러 지원정보의 상호교류를 통해 중복·과소 지원 등 운영상 비효율 발생을 사전 차단할 계획이다.

미소금융에서 이뤄지는 대출은 크게 기존의 기관에서 수행하던 사업과 이번에 새로 생기는 지점에서 수행하는 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전통시장 상인 대출과 공동대출, 사회적기업 지원자금 대출은 기존 기관에서 계속 수행한다. 새로 만들어진 기업·은행 미소재단 지점과 지역지점에서는 일반·프랜차이즈 창업자금, 영세사업자 운영자금, 무등록사업자 지원자금 지원을 주로 수행한다. 이 중 프랜차이즈 창업자금은 국내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재단은 앞으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지원 내용을 계속 추가할 예정이다.






 

대출 대상은 신용등급 전체 10등급 중 7등급 이하가 기준이지만 초기에는 재단 설립 취지를 살려 9등급 이하에 우선 대출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대출금은 저신용·저소득층 지원이라는 취지에 맞게 무담보, 무보증으로 제공된다.

대출 심사 때는 신청자의 자활 의지, 자금 활용 및 사업계획의 타당성, 상환 능력 등을 주로 점검한다. 미소금융중앙재단 측은 “현장실사를 통해 대출 신청자 상황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는 저신용 서민들의 경제사정에 맞게 2~4.5퍼센트 정도로 최대한 낮게 책정했다. 시중은행의 영세사업자 대출금리가 보통 연 15퍼센트 이상인 것에 비하면 파격적이다. 또한 대출자의 자금상환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기 위해 대출금리 및 거치기간은 물론 상환기간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글·최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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