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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철학, 즉 MB노믹스의 핵심은 ‘글로벌 코리아(Global Korea)’ 구상과 ‘친(親)시장 정책’으로 요약 할 수 있다. 그 중 글로벌 코리아 구상은 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EU) 등 세계 4대 경제권과의 FTA 체결이 핵심이다. 특히 정부는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세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한·미  FTA가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입장이다. 1000억 달러 지급보증안의 국회 통과와 300억 달러 규모 한·미 통화스와프 등으로 금융위기가 다소 진정되고 있지만, 실물경제로 위기가 번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면 한·미 FTA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지금은 그동안 적자 행진을 해오던 우리나라의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한·미 FTA가 시행되면 우리 경제에 큰 추진력을 줄 수 있다”며 한·미 FTA를 우리 실물경제가 회복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전략적인 측면에서도 한·미 FTA 국회 비준을 마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 국회가 비준안을 처리하면 미국 국회에 협정 통과에서 유리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비준과 동시에 FTA가 발효되는 미국과 달리 우리는 FTA 법안이 국회에서 비준되더라도 국내에 발효되기 위해서는 24개 법안을 별도로 통과시켜야 한다. 이 때문에 우리는 FTA 법안을 먼저 비준한 뒤 24개 법안은 ‘대기상태’로 둔 채 미국에 우리의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비준안이 통과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24개 법안을 통과시켜도 되는 유리한 입장이라는 얘기다.
또 한국 국회가 먼저 FTA 동의안을 처리하면 만에 하나 미국측이 자동차 분야 등의 재협상을 요구해 오더라도 이를 거절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



“미국, 국제 관례상 재협상 요구 쉽지 않을 것”
실제로 버락 오바마 제44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유세 기간 중 “한국은 미국에 연간 자동차를 수십만 대 파는데 미국은 한국에 겨우 5000대를 판다”며 형평성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오바마 당선인이 취임하면 자동차 부문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한·미 양국 정부가 이미 합의한 내용인 데다, 한국 국회가 공식 비준까지 마친 상태가 되면 설령 미국측이 한·미 FTA 내용 중 일부에 불만이 있더라도 국제 관례상 쉽게 재협상을 요구하기 어렵다. 한·미 FTA는 국제 조약이기 때문에 한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협정을 파기하는 것은 국가 간 신뢰를 저해하는 일이 된다. 따라서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과의 신뢰 관계를 훼손하는 행동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은 정권이 바뀌면서 남미 국가들과 맺은 조약을 파기한 선례는 있지만, 선진국이나 동맹국과 맺은 국제 조약을 파기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

‘도의적인’ 측면에서도 한국은 유리한 입장이다. 한국은 한·미 양국의 ‘뜨거운 감자’였던 쇠고기 협상 당시 재협상 요구를 하지 않았다. 때문에 미국은 한국에 재협상을 요구하기가 다소 ‘민망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재협상을 강요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에 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혜민 외교통상부 FTA교섭 대표는  “재협상을 하자는 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자는 것”이라며 “‘재협상이 어렵다’는 게 기본입장”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대표는 “(미국 측과) 평행선으로 가는 부분은 있지만 협상은 논리와 사례, 국제법 원칙에 따라 하는 것이지 힘으로 밀어붙여 될 일은 아니다”라고 말해 우리 정부가 미국의 힘에 눌려 입장이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취임 전 체결해야 유리
정부는 이와 함께 오바마 당선인이 아직 취임하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도 지금이 한·미 FTA 체결에 유리한 이유로 보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대선 이후 레임덕 세션에 한·미 FTA를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11월 17일부터 시작되는 레임덕 기간 동안 미 의회에서 통과시키도록 최대한 노력할 예정이다.

오바마 당선인 역시 한·미 FTA가 양국 통상 관계뿐 아니라 동맹 관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의회 인준을 무작정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관측이다.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외교단을 미국에 파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내 국회 비준을 위해 단계적으로 미국을 설득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친자유무역 성향을 가진 의원과 한·미 FTA 재계연합 등을 통해 미국 의회와 새로운 행정부와의 커뮤니케이션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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