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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SET_IMAGE]1,original,right[/SET_IMAGE]산업혁명의 근원지이자 한때 지구상에서 가장 발전된 공업국가였던 영국은 1970년대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와 실업 등 계속되는 경제위기로 인해 유럽의 골칫덩이로 전락해 있었다.
영국은 그러나, 30여년이 지난 뒤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으로 국제사회에 다시 등장했다. 영국은 근본적이고 철저한 규제개혁만이 살길이라는 인식 하에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모색하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금융규제의 혁파를 통해 산업국가에서 금융중심지로 거듭난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1986년 영국 정부는 증권매매 위탁수수료 자유화, 은행과 증권업 간 장벽 철폐, 증권거래소 가입자격 완전 자유화, 외국 금융기관의 자유로운 참여 허용, 새로운 매매시장의 채택 등 증권시장의 기능을 활성화하고 증권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개혁을 단행했다. 자국 증권사를 보호하는 대신 시장을 완전히 개방해 무한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은행·증권·보험 겸업도 허용했다. 금융감독기구는 통폐합해 불필요한 시장 간섭을 줄였다.
이 와중에 영국 금융회사는 90%가 퇴출되거나 외국계 금융사에 합병됐다. 금융산업 전체가 붕괴된다는 아우성도 있었지만, 살아남은 회사들은 세계적인 금융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해외 진출에도 성공해 결국 영국 금융산업은 수출산업이 될 수 있었다.
현재 영국은 국외 증권유통(41%), 외환거래(32%), 국경 간 은행대출(20%) 등의 분야에서 미국을 누르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같은 유럽권인 네덜란드 정부의 기업 행정부담 비용 절감을 위한 규제완화 조치도 정부와 기업의 상생을 도모한 좋은 예다. 1990년대 중반에 시작된 네덜란드의 규제개혁은 조세와 관련된 기업정보 등 기업이 정부에 대해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정보제공 행위로부터 발생하는 행정부담 비용을 절감하는 데에서 시작됐다. 이를 위해 2003년 규제 비용을 계량화한 표준비용모델(Standard Cost Model)을 활용, 정부규제로 인한 기업의 행정부담 비용을 측정했다. 그 결과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연간 행정비용이 우리 돈으로 약 20조원에 육박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기존 재무부 등 유관 4개 부처를 중심으로 하는 행정부담 비용이 75%에 달하고, 그 중 50% 이상의 비용부담이 10여개 법률로부터 나온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에 대해 GDP의 3.5%에 달하는 기업의 행정부담 비용을 2007년까지 25% 줄이는 국정과제 목표를 추진했다. 그 결과 2003년에서 2006년까지 약 5조원에 이르는 기업의 행정부담 비용을 경감할 수 있었다. 이를 위한 구체적 시행조치로 관련 중앙행정 조직을 통합한 정부부처 간 프로젝트 팀(IPAL)을 구성하고 규제완화 보고 및 위험관리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규제개혁이 성과로 연결되는 실행력을 담보했다. 또한, 기업의 창업신고 온라인화, 근로소득세와 각종 사회보험료 등 징수절차 일원화, One-Stop 기업정보 보고체계 등도 구축했다.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아시아권에서는 일본과 싱가포르의 규제철폐가 눈에 띈다.
‘잃어버린 10년’으로 대표되는 일본 경제가 최근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 회생하는 배경도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과 엔화 약세로 인한 수출경쟁력 강화 이외에 고이즈미와 아베 정권으로 이어지며 계속된 공공부문의 개혁과 기업규제의 획기적 완화가 꼽힌다.
일본 정부는 2000년대 들어 기업 활동의 근간이 되는 상법을 대대적으로 개편,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촉진했다. 버블 해소로 위축된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하며, 기업과 주주 등 당사자의 자치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지배구조의 유연성 제고, 정관자치의 확대, 합병 등 구조조정과 창업의 신속, 간이화, 자금조달 수단의 다양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편이 이루어졌다.
사업지배력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경우를 제외한 지주회사의 설립 및 전환을 자유화하고,  독점금지법 개정을 통해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해 사실상 대기업집단에 대한 핵심규제를 모두 혁파했다. 수도권 규제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도권의 핵심역량 집중이 필수된다는 관점에서 철폐에 가까운 개혁이 이뤄졌다.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동경권의 기능강화를 위해 ‘공장 등 설립허가제’ 폐지, ‘공장 등 배치법’ 폐지 등을 추진해 수도권 내 공장, 대학의 신설과 증설을 허용했다. 또한 최근에는 해외로 나갔던 일본 기업의 국내 U-턴을 촉진하기 위해 경제산업성 주도로 ‘공장 입지법’ 개정 작업에 착수했는데, 공장신설 때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기업들에 부담을 주었던 조항을 대폭 손질함으로써 해외로 이전한 일본 기업들을 다시 국내로 유치하려는 것이다.


인구 4백만에 불과한 도시국가이자, 한때 ‘지구상에서 가장 게으르고 가난한 나라’라는 혹평을 받던 싱가포르는 어떻게 세계은행이 평가하는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가진 나라’로 탈바꿈했을까? 경제전문가들은 그 해답을 엄격한 사회기강 확립을 바탕으로 이뤄진 금융 및 무역 중심의 장기비전 제시, 그리고 지속적인 규제개혁 정책에서 찾고 있다.
싱가포르는 총리실 직할로 부패행위조사국(CPIB)을 설치하고 반부패법과 부정축재몰수법 등을 시행함으로써 경제사회적 투명성을 세계적 수준으로 향상시켰다. 이러한 노력은 국내외 기업들로 하여금 경영활동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부여했고, 비용 절감 노력과 생산성 증가를 꾀하고자 하는 유인체계를 설계토록 했다. 그 결과 외국인의 직접투자 증가율이 연평균 20%대를 상회하는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선진기술 유치를 위한 사후 승인제도 도입,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비 지원 등을 통해 자본과 기술을 동시에 유인하는 가시적인 효과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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