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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Silver & 孝 | 장애인 정보통신 보조기기 지원



서울시 양천구에 사는 정광필(가명·52)씨는 2002년 말부터 루게릭(근위축성측삭경화증)이라는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전신이 마비돼 누워서 생활하고 있다. 병에 걸리기 전까지는 디지털피아노와 생활가전을 판매하던 성실한 가장이었는데, 6년 전 근육이 조금씩 굳어가는 이상 증세가 나타나더니 결국 꼼짝도 못하는 신세가 돼버렸다.

더욱이 기본적인 의사소통도 힘들어 정씨 본인은 물론 가족들의 어려움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정씨 가족들은 병에 대한 정보도 얻고, 같은 처지에 있는 환우 가족들과 정보를 공유할 요량으로 루게릭환우협회에 가입했다. 그러던 어느 날 환우협회 홈페이지를 둘러보던 부인 신순희 씨는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 보조기기를 지원해준다는 어느 회원의 글을 보게 됐다.

처음엔 ‘남편이 쓸 수 있는 보조기기가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루게릭 환자에게 적합한 보조기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루게릭병은 점차 전신의 모든 근육이 소멸되어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힘든 경우가 많아 이 병을 앓는 사람들은 ‘퀵글랜스’와 같은 눈동자로 컨트롤할 수 있는 특수 마우스를 사용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이 제품은 아직 정부지원 품목에 없었다. 대신 정보통신업계의 관계자를 통해 퀵글랜스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알게 됐다. 바로 ‘조우스 2’ 였다.

‘조우스 2’는 손과 팔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특수  마우스로 입 또는 턱·볼 등 머리의 움직임을 통해 ‘커서’를 이동하고 호흡을 통해 ‘클릭’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다행히 남편은 미세하지만 머리는 조금씩 움직일 수 있어 이 기기를 이용해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됐다.

더욱 기쁜 것은 조우스 2를 설치한 후 남편의 생활이 180도 바뀌었다는 것. 처음 적응하는 시기에는 버거워하기도 했지만 기기 사용이 익숙해진 후에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하면서 성격도 많이 밝아졌다고 한다.

올해 70세의 김윤수 할아버지는 귀가 잘 안 들려 몇 해 전 청각장애 4급 판정을 받았다. 머리를 깎으러 이발소에 갔다 이발사가 더러운 귀후비개로 귀 청소를 해준 것이 화근이었다. 평소 손주들과 잘 놀아주는 김 할아버지는  귓병이 난 후에는 이마저도 부담스러웠다. 손주들도 큰소리로 말하면 야단치는 걸로 오해해 할아버지를 슬슬 피했다. 부인과도 마찬가지였다. 한마디로 대화가 안 됐다. 나이가 먹으면서 가는 귀가 어두운 데다 한쪽 귀는 거의 안들리는 지경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아내의 입모양을 보고 말하려니 답답하고 한심하기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김 할아버지는 이럴 때 정부가 해주는 서비스가 없는 지 알아보려고 동주민센터를 찾았다. 그때 주민센터 직원이 권유한 것이 정보통신 보조기기를 이용해 보라는 것이었다.
김 할아버지는 주민센터 직원의 말에 따라 한국정보문화진흥원에 신청을 하고 보청기를 구입할 수 있게 돼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가까운 이비인후과 찾아 검사… 장애등급 자동으로 나와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정씨나 김 할아버지처럼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정보통신 보조기기 및 특수 소프트웨어를 보급한다. 시각·지체·뇌병변·청각·언어 장애인들의 눈과 귀·손이 되어 컴퓨터 사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40개가 대상품목이다. 노인의 경우도 장애인복지법 규정에 의해 장애인으로 등록하거나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 상이등급 판정을 받으면 된다.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아 검사를 받으면 장애등급이 자동으로 나온다.

특히 올해는 시각장애인이 학교나 직장에서 프리젠테이션이나 통계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무용 스크린리더와 도서 및 공산품에 인쇄된 내용을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음성으로 들려주는 바코드 리더기가 새로 포함됐다.

보조기기는 제품 가격의 80%를 정부에서 지원하고 나머지 20%는 본인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신청을 원하는 장애인은 한국정보문화진흥원(www. kado.or.kr) 또는 정보통신보조기기 홈페이지(www.at4u. or.kr)에서 신청양식을 다운받아 주소지 관할 체신청에 9월 17일까지 신청서를 제출하면 되며 보급자 선정은 지역 체신청별로 장애등급, 소득수준 등의 심사를 거쳐 10월 15일경 발표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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