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충주~영주 구간은 정말 환상적인 코스




‘투르 드 코리아 2012’가 막을 내린 지난 4월 29일,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영국사이클협회 소속 영국연합팀이 스페셜 경주 부문 인기상을 받고 활짝 웃었다.

올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 경주에 처음 참가한 영국연합팀은 아델 타이슨 블로어(35) 씨가 4구간을 완주했으며, 린지 글레이저(19)씨가 3구간, 헤더 뱀퍼스(34) 씨가 2구간을 완주하는 등 8일간의 여정에서 경주를 펼쳤다. 스페셜 경주에서 최우수 여성선수로 시상대에 올라 그 상징인 ‘핑크 저지’를 입은 김묘진(32)씨도 7개 구간 중 5개 구간을 완주한 것을 보면 여자 선수들에게 투르 드 코리아 경기출전이 결코 쉽지 않은 도전임을 알 수 있다.

스페셜 경주에 참가한 남성들은 동호인이지만, 실제 준프로급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들과 함께 경기를 펼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시상식을 마친 후 숙소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다시 만난 헤더 뱀퍼스 씨는 “남자 동호인 선수들의 속도가 생각보다 훨씬 빨라 그들과의 경주는 매우 흥미로웠다”면서 “영국에서는 이렇게 로드 레이스를 펼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투르 드 코리아 참가가 선수로서 경험을 쌓는 데 무척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영국연합팀의 막내인 린지 글레이저 씨도 “남자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경주를 하다 보니 조금 무리를 하여 오른쪽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면서 파스 붙인 오른쪽 무릎을 내보였다. 글레이저씨는 7일째 경주에서 1백15명의 남녀 완주자 가운데 69위에 올랐다. 이는 전 경기 통틀어 영국연합팀 선수들의 순위 중 가장 높은 기록이다.

영국연합팀을 이끌고 한국에 온 존 마일스(70) 영국사이클협회장은 “영국에서는 여성을 위한 로드 레이스가 없어 여자 선수들은 로드 레이스를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마침 투르 드 코리아에서 동호인을 위한 스페셜 경주에 여성 참여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우리가 먼저 오겠다고 지원했다”며 참가 배경을 설명했다.

마일스 회장은 “한국의 한 자전거 기업이 올해부터 영국 사이클팀을 지원하게 된 것을 계기로 투르 드 코리아에 대해 알게 됐다”면서 “여태까지 유럽에서 많은 로드 레이스를 보아 왔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 개최되는 동호인 대회는 본 적이 없다”고 투르 드 코리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도로 통제도 완벽하고 경기 운영도 훌륭합니다. 매일 일정을 거치면서 오늘이 최고인 줄 알았는데, 다음 날이 되면 더 멋진 코스에 더 멋진 경기가 펼쳐지더군요. 투르 드 코리아는 머지않아 세계적인 대회가 될 것입니다.”

그래도 가장 인상적인 구간을 말해 달라는 요청에 마일스 회장은 7일째 경기가 벌어진 충주~영주 구간을 꼽았다.

“영국에서는 가장 중요한 경기 구간을 ‘퀸스 스테이지(Queens Stage)’라고 부르는데, 7일째 구간은 그리 부를 만합니다. 한참 산길을 달리다 보면 어느 새 아름다운 전원을 달리고 있고, 정말 환상적인 코스였어요.”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는 마일스 회장은 그동안 언론매체를 통해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접해 오긴 했으나 직접 본 한국은 생각보다 훨씬 훌륭한 나라였다고 말했다.

“영국에도 강변에 공원이나 휴식공간이 있지만, 주로 큰 도시를 중심으로 만들어집니다. 투르 드 코리아를 통해 한국의 이곳저곳 강 주변에 공원이나 편의시설들이 잘 갖춰진 모습을 보고 한국 정부가 국민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마일스 회장은 “이번 대회 참여가 갑작스레 이뤄진 데다 영국 내 사이클 경기 시즌이 시작되는 바람에 우리 팀에 좀 더 휼륭한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해 아쉽다”며 “내년에는 보다 일찍 공고를 내어 보다 많은 선수에게 투르 드 코리아를 알리고, 전 구간 완주를 목표로 경주를 펼치도록 하고 싶다”면서 내년 출전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15년간 영국사이클협회장을 맡아 온 마일스 회장은 사이클 선수 출신이다. 그는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사이클 인구 확산과 사이클 경기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특히 여자 사이클 경기 활성화에 역점을 두어 왔다고 한다.

“지금은 여성 사이클 경기 숫자가 늘면서 경기 수준도 높아졌고, 여성 사이클 선수 인원도 크게 늘었습니다.”


다만 영국에서는 여성 프로 사이클팀이 없다 보니 선수들이 다양한 직업을 갖고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 온 영국연합팀원들도 마찬가지다. 명문 축구팀으로 유명한 맨체스터에 살고 있다는 헤더 뱀퍼스 씨는 파산 처리를 담당하는 은행원이며, 남부 항구도시 플리머스에서 살고 있는 글레이저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자전거숍 매니저로 일해 왔다고 한다.

인터뷰를 하다 보니 영국연합팀원 모두 한국 방문이 처음이었다.

“한국에 오기 전 한국이 인터넷 강국이라고 들었어요. 그래서 노트북을 갖고 왔는데 실제 맛보니 와이파이의 천국이란 정말 놀라웠어요!”

헤더 뱀퍼스 씨는 인터넷 얘기가 나오자 금세 흥분된 표정이 됐다. 투르 드 코리아를 통해 영국연합팀이 경험한 한국은 투르 드 코리아 이상이었다.

글·박경아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