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저희 역에는 화수분처럼 쌀을 아무리 퍼내도 줄지 않는 ‘사랑의 쌀독’이 있습니다. 이 쌀독에 채워지는 건 그냥 쌀이 아닙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랑의 쌀입니다.”
서울메트로 천경례 당산역장은 역내 사무실 한 귀퉁이에 놓인 사랑의 쌀독을 보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당산역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사랑의 쌀독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에게 최소한의 먹을거리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에 설치됐다.
“농업인의 날은 11이라는 숫자가 두 개나 들어 있어서 철도 레일을 연상시키잖아요. 또 쌀 소비량이 갈수록 줄어드는데 힘들게 농사지은 농업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쌀을 많이 이용하자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사랑의 쌀독 이용 대상은 각종 경제적 지원을 받아야 할 만큼 형편이 어렵지만 자격이 되지 않아 기초생활수급권자나 차상위계층에도 끼지 못하는, 사정이 딱한 주민들이다. 지난 1년 동안 사랑의 쌀독을 이용한 주민은 2천여 명. 이 중에는 본래 취지와 달리 형편이 어렵지 않은데도 쌀을 퍼간 ‘양심 불량자’도 있다.
“처음에는 쌀을 자발적으로 퍼가도록 뒀더니 막 가져가기에 쌀독을 역무실 안에 두고 필요한 분들이 찾아와서 상담을 한 뒤 가져가는 식으로 방법을 바꿨지요. 처음 오실 때만 얼마나 형편이 어려운지 사정을 들어보고 다음에는 그런 절차 없이도 가져가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당산역 사랑의 쌀독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이를 벤치마킹해 시행하고 있는 지하철역이 곳곳에 생겨났다. 하지만 3백65일 사랑의 쌀독을 운영하는 곳은 당산역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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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역장은 “지난 1년 동안 당산역에 기증된 쌀은 20킬로그램 기준 2백여 포대에 이른다”면서 “모두 힘든 가운데서도 십시일반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을 기부해주고 있다. 인근 경찰지구대나 교회에서도 기부하고, 지하철 이용자들도 비닐봉지에 쌀을 담아와 쌀독을 채워준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부자들의 따뜻한 마음이 온전히 전달돼 쌀을 가져가신 이웃들이 꿈과 희망을 되찾고 더욱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당산역은 12월 1일 시민옴부즈맨공동체와 협약을 맺고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랑의 쌀독을 널리 알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쌀 기증자에게는 기부확인서도 발급한다. 쌀이 꼭 필요한 이웃은 당산역에서 하루 2킬로그램의 쌀을 가져갈 수 있다. 쌀독 개방 시간은 지하철 운영 시간과 같다.
글·김지영 기자
서울메트로 당산역 ☎ 02-6110-2370
시민옴부즈맨공동체 ☎ 031-967-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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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