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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미소금융 지원받아 자활기반 마련했어요





“살아갈 일이 막막하던 봄이 엊그제 같은데, 그동안 빚도 많이 갚았어요. 이젠 아들이 곱창집 하나 운영하는 게 꿈이에요.”

15년간 투병생활을 하던 남편과 2010년 봄 사별하고 거인증을 앓는 아들(23)과 함께 둘만 남은 박옥남(53·충남 천안시)씨. 그는 지난해 미소금융으로부터 사업자금 5백만원을 대출받아 현재 천안 남산중앙시장 노점에서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서 강풍이 몰아치던 지난 4월 3일, 추위와 바람을 가려주는 비닐막이 쳐진 시장 노점에서 만난 박씨가 웃었다. 며칠 전 아들의 거인증 치료를 위한 수술이 잘 끝났다는 안도의 웃음이었다. 처음에는 지금보다 규모 작은 튀김집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국밥, 해장국, 잔치국수 등 속 채울 음식들도 팔고 있다.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서민에게 사업자금을 대출하고, 자립기반을 마련해 주는 미소금융을 통해 새 삶을 찾은 박씨의 이야기는 지난 3월 30일 서울 종로구 청진동 미소금융중앙재단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 소개됐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미소금융 충남천안지점 정낙철(58) 대표의 입을 빌려서다.

이명박 대통령은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서민금융을 담당하는 실무자와 수혜자들로부터 실제 서민금융의 운영상황에 대한 이야기와 건의를 들었다.

이 대통령은 4월 2일자 라디오·인터넷연설에서 “정부가 3년 전부터 시행하는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다양한 서민금융 지원책은 단순한 대출을 넘어서 서민의 자립을 돕는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제도”라고 설명했다.


비상경제대책회의에 서민금융 수혜자로 참석했던 김희숙(58·경기도 과천시)씨와 이관희(명지대 체육학과 4학년)씨 등도 라디오·인터넷연설에서 서민금융을 통해 희망을 찾은 사례로 소개됐다.

왼쪽 눈을 실명한 남편을 대신해 10여 년간 가장 노릇을 해온 김희숙씨는 2002년 큰딸이 학자금 때문에 카드 돌려막기에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을 받다 빚이 늘었다. 이를 갚기 위해 2009년 10월 제2금융권에서 1천5백만원을 대출받았는데, 연이율 34.9퍼센트의 고금리 대출이었다.



비정규직 직장인인 김씨의 연봉이 1천여만원이니 대출 원리금 갚는 일이 매달 암담했다. 6개월간 이렇게 원리금을 갚다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의 바꿔드림론으로 대출을 전환했다. 원리금 지출이 매달 무려 32만원이나 줄었다.

“덕분에 영화 연출 공부를 하고 싶다던 큰딸은 다시 수능을 보고 서울예대에 입학했어요. 지난해에는 사시였던 둘째딸 눈 수술도 잘 마쳤고요.” 과천에서 만난 김씨는 “저와 같이 희망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했다.


이관희씨는 대학 등록금 때문에 고금리 대출을 받은 경우다. 그나마 집에서 학교를 다녀 주거비 부담은 없다는 그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5백만원을 대출받고 이자만 매달 30만원씩 내다 보니 아르바이트를 해도 허덕였다”며 “지난 1월 바꿔드림론으로 5년짜리 전환대출을 받은 다음 원리금이 10만원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주변을 보면 학자금, 생활비 때문에 대출을 받은 경우들이 적지 않은데, 돈 없는 학생이어서 오히려 더 비싼 대출을 받는 상황”이라고 고금리 대출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의 실상을 전했다.

“올 가을 졸업합니다. 언제가 저의 스포츠센터를 열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할 겁니다. 그리고 이번 일을 기회로 삼아 금융 공부를 더해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이런 따뜻한 마음이 서민금융이다. 이 대통령은 라디오·인터넷 연설 말미에 “서민금융이란 따뜻한 마음을 갖고 하는 것”이라며 “서민금융을 위해 봉사하는 분들도 많다”고 감사를 전했다.

미소금융 충남천안지점 정낙철 대표도 서민금융 봉사자 중 한명이다. 천안농협에서 근무하다 은퇴한 정 대표는 2010년 6월 자신의 개인 사무실을 활용해 미소금융지점을 개설한 이후 약 80건의 대출을 성사시키고 지속적인 컨설팅으로 내실있는 운영을 해오고있다. 무보수인 정 대표는 “미소금융이 더 확대되고, 더욱 널리 알려지길” 희망했다.

군 복무 중 총상을 입어 한쪽 다리가 불편한 정 대표를 대신해 전통시장 등을 누비는 ‘발’이 되어주는 이가 이상문(61) 전문위원이다. 그는 정 대표의 ‘승진시험 동기’다. 이 위원은 “처음엔 무료봉사인 줄 알고 왔는데, 교통비 정도는 지급되어 감사하다”고 했다.

많은 이의 따뜻한 마음이 모였기에, 서민금융은 적은 금액이지만 절실하게 필요한 이들에게 작지만 큰 희망이 되고 있다.

글ㆍ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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