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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자동차 추가협상 이익의 균형 이상 없다




“미국에게 지나치게 양보해 ‘이익의 균형’이 깨졌다.”

한·미FTA 재재협상을 주장하는 이들은 “지난 2010년 12월 있었던 한·미 양국 간의 FTA 관련 추가협상에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당초 2007년에 서명한 협정문에서 이뤘던 이익의 균형이 깨졌다”고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추가협상은 자동차 등 극히 일부분에 제한돼 진행된 것으로 참여정부 때 서명한 FTA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재재협상 10가지 사항을 놓고 보면 자동차에 대한 세이프가드 도입을 뺀 나머지 9가지는 참여정부 때 미국과 협상에서 합의한 내용으로 이익의 균형이 깨졌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표현이다. 추가협상에 대한 오해는 이것 말고도 많다.



Q 추가협상으로 자동차 분야 협정 내용이 달라진 것은 사실 아닌가?
그렇다. 하지만 추가협상 내용만 볼 것이 아니라 현재 양국의 자동차 교역구조와 미국의 자동차 시장 규모를 함께 고려해 살펴보면 ‘이익의 균형’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미 양국은 추가협상을 통해 미국의 자동차 관세를 FTA 발효 후 5년째에 완전 철폐키로 조정했다. 이것만 보면 우리가 양보한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나라도 8퍼센트이던 자동차 관세를 당초 ‘즉시 철폐’에서 ‘발효 즉시 4퍼센트로 인하 후 5년째 완전 철폐’로 요구해 관철시켰다.

또한 당초 협정문에는 없던 세이프가드를 새로 도입한 것을 문제 삼는데, 이는 양국에 공통 적용되는 것으로 일방적 양보로 볼 수 없다.

Q 양국 간 자동차 교역 구조가 이번 추가협상과 무슨 관계인가?
우리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는 한 해 평균 51만대에 이른다. 반면 미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는 1만3천대 정도다. 또 우리가 미국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는 8퍼센트로 미국(2.5퍼센트)의 3배 이상이다. 이러한 자동차 교역 불균형은 미국 측이 FTA 협상 내내 불만을 표시했던 부분이다. 2007년 이후 미 의회에서 비준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도 자동차 교역 불균형과 자동차 협상내용에 대한 우려가 강했기 때문이다.

2010년 추가협상은 우리가 경쟁력 있는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 측의 우려를 일부 해소하면서 지지부진했던 비준 절차에 물꼬를 트고, 대신 돼지고기, 제약 산업 등에서 우리 요구사항을 상당부분 반영한 협상이었다.

Q 추가협상으로 자동차 관세 철폐가 조정되면서 대(對)미 자동차 수출 확대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추가협상으로 미국은 승용차 관세 철폐 시기를 3천시시(cc) 이하는 4년, 3천시시 이상은 2년 정도 늦출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우리나라도 승용차 관세(8퍼센트)를 발효 즉시 4퍼센트로 낮춘 후 4년간 4퍼센트를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자동차 부품 관세에 대한 관세철폐 일정은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협정 발효 즉시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물지 않고 수출할 수 있게 된다.

관세 철폐 시기가 늦어짐에 따라 가격경쟁력 향상을 통한 수출확대 계획에 일부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가 수입하는 자동차보다 훨씬 많을 뿐만 아니라 우리 자동차는 이미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10퍼센트에 달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관세 철폐 시기가 조정되더라도 양국 간 자동차 교역 구조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자동차공업협동조합 등도 지난 2월 21일 공동 성명을 통해 한·미FTA 발효가 언제 될지 모르는 캄캄한 상황보다 추가협상을 통해 조기 발효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뜻을 나타냈다.

Q 추가협상으로 자동차부품 수출에 지장이 생기는 것 아닌가?
자동차 부문 대미 수출의 약 38퍼센트(2010년 기준)를 차지하는 부품은 협정 발효 시 관세가 즉시 철폐돼 우리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Q 재재협상에 포함된 자동차 세이프가드는 우리에게 불리한 것 아닌가?
자동차 세이프가드는 양국에 상호적으로 적용하는 제도이다. 만약 자동차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경우 현행 수입관세상 우리는 8퍼센트, 미국은 2.5퍼센트의 관세를 물리게 돼 있어 미국의 관세부담이 더 클 수 있다. 우리 자동차의 미국 내 현지생산이 증가하는 반면 직접 수출은 줄어드는 추세로 볼 때 세이프가드 발동요건인 수입급증이 충족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Q 한·미FTA 폐기는 가능한가?
한·미FTA는 지난 정부에서 타결·서명하고 2010년 12월 자동차, 돼지고기 등 일부 분야의 추가협상을 거쳐 헌법이 정한 조약 체결 절차에 따라 2011년 11월 22일 국회의 비준동의 절차를 마쳤다.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정당한 절차를 거쳐 합법적으로 체결된 조약을 일방적으로 폐기한 사례가 없다. 특히 합법적인 조약 체결절차가 마무리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미FTA의 폐기를 주장하는 것은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 및 우리나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훼손시킬 우려가 높다. 전 세계적으로 발효 중인 FTA 2백97건 가운데 지금까지 어느 한 나라의 일방적 요구로 협정이 파기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글·손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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