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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원산지증명서 발급받아야 관세 혜택




한·미FTA가 발효되면 미국에 수출하는 대부분의 상품 관세가 철폐되거나 인하된다. 그만큼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대미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입업체 입장에서도 한·미 FTA는 기회가 된다.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역시 사라지기 때문에 경쟁력이 높아진다.

그러나 한·미FTA가 발효된다고 자동적으로 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관세 혜택을 받으려면 준비할 것이 있다. ‘원산지증명서’가 그것이다. 수출품이라면 한국산임을 증명해야 하고, 수입품이라면 미국산임을 증명해야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미FTA의 원산지증명서는 수출입업체들이 자율적으로 발급하도록 규정돼 있다. 발급기관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알아서’ 발급해 통관당국에 제출하면 관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원산지증명서의 유효기간은 4년이며 대규모 분할 선적물품의 경우 12개월 범위 내에서 포괄증명을 할 수 있다.




원산지증명서와 해당 제품이 한국산 또는 미국산임을 증명하는 모든 기록은 최소 5년 동안 보관해야 한다. 통관당국은 허위 증명서 발급이나 특혜관세를 막기 위해 5년간 원산지 검증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기록의 형태는 서류를 비롯해 디지털·전자·광학·자기 등 편리한 매체를 선택하면 된다. 원산지 결정기준은 품목에 따라 다르므로 반드시 해당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가령 섬유제품의 원산지는 원사기준(yarn–orward)을 따른다. 실을 만드는 공정부터 한국산 또는 미국산임을 증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관세철폐 외에 대미 수출기업에 반가운 소식이 한 가지 더 있다.

미국정부가 수입품에 부과하는 ‘물품취급 수수료’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연간 8천만달러의 물품취급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기업들이 한·미FTA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다. ‘FTA닥터’는 관세청, 국제 원산지 정보원,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유관기관들이 제공하는 FTA컨설팅 프로그램이다.

전국의 세관이나 관세청의 FTA포털에 신청하면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이 해당 기업을 방문해 협정적용 대상 여부, 원산지 판정방법, 원산지증명서 신청방법 등을 컨설팅해 준다. 국제원산지정보원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민간 컨설턴트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원산지관리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도 있다. ‘FTA–ASS’ 프로그램은 원산지증명과 검증에 대비하기 위한 관리업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로 국제원산지정보원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자체적인 원산지관리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외교통상부, 기획재정부, 관세청 등 FTA 유관부처들이 운영하는 FTA포털에서도 한·미FTA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부처의 특성에 따라 콘텐츠가 차별화돼 있으므로 필요에 따라 이용하면 된다. 전국 15개 지역에 설치돼 있는 FTA활용지원센터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무역협회의 등이 민관합동으로 운영하는 FTA무역종합지원센터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관세청은 한·미FTA 활용을 위한 총력지원체제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3월 8일부터는 전국 세관에 특별통관지원팀을 24시간 가동하는 등 ‘한·미FTA 활용지원 100일 작전’을 벌이고 있다.

글·변형주 기자




전사적 노력으로 복잡한 원산지증명 획득
가격경쟁력 높아지자 수출길도 활짝 열려

지난해 중순경 자동차용 선루프를 제조하는 K사는 EU지역 바이어로부터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거래가격을 3퍼센트 인하하라는 것이었다. 일방적인 통보였다. 3퍼센트를 낮추라고 하는 것은 거래를 끊겠다는 말이었다. 즉시 특별팀이 꾸려졌다. 여러 가지 대안이 나왔다. 그중 하나가 바로 한·EU FTA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한·EU FTA가 발효되면 선루프 같은 자동차 부품은 4.5퍼센트의 관세가 바로 철폐되어 0퍼센트가 되었다.

세부 실행방안이 검토되었다. 대부분 공정이 한국 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원산지가 한국산인 것은 틀림없었다. K사는 가격을 인하하는 대신 EU 바이어는 K사가 한·EU FTA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인증수출자로 지정을 받고, EU 수출물품에 대하여 원산지가 한국산임을 증명하는 원산지 증명서를 발행해주기로 하였다.

K사는 모든 것을 한·EU FTA에 걸었다. 직원 중에서 가장 우수한 3명을 선발하여 FTA 전담요원으로 지정하였다. 전 직원이 24명, 그마저 대부분이 생산직인 K사로선 전사적인 대응이었다. 직원들은 원산지관리를 위한 자체 학습을 시작하였다. 여기저기 수소문하던차에 인천세관 FTA부서와 인연이 닿았다.

초기에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바로 수출물품 및 원재료의 품목분류였다. 원산지 관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사항으로 몇 가지 오류가 발견되었으나, 다행히 전문가의 도움으로 쉽게 해결했다. CEO의 관심과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K사 직원 3명은 원산지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K사는 원산지 관리가 가능하게 되었다.

문제는 K사의 협력업체였다. 혜택도 없는데, 원산지 확인에 책임만 지냐는 것이었다. 전담직원 3명의 활약이 시작되었다. 전담요원들은 FTA를 처음 접했을때의 경험을 살려 협력업체를 찾아가 설득하고, 필요한 컨설팅을 해주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K사는 협력업체의 도움으로 약속기일 하루 전날에 인증수출자로 지정받았다.

인증수출자를 받고 나서 EU로의 수출길이 활짝 열렸다. 우선 EU로 수출한 25만달러 상당의 계약은 더 이상의 가격인하 없이 종전 조건대로 진행되었다. 대신 EU 측 바이어는 1천2백만원 상당의 수입관세를 절감할 수 있었다. 추가 계약이 쏟아져 들어왔다.

현재 K사의 공장은 풀가동되고 있다. 종업원 수도 28명으로 4명 늘었고 올해는 45명 정도로 증원할 예정이다. EU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조건을 맞추다 보니 기술력도 몰라보게 좋아져서 중국은 더 이상 경쟁상대가 되지 않는다.

K사는 한·미FTA 발효 소식이 반갑기만 하다. 한·EU FTA로 인한 성공이 되풀이되길 기대한다. 이미 지난해 세계 3대 선루프 부품 제조업체인 미국의 인알파사로부터 거래 제의가 들어왔다. 인알파사의 주고객은 BMW, 벤츠, 볼보 등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를 망라하고 있다. K사는 거래단절이라는 위기를 한·EU FTA로 극복했고, 이제 새로운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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