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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최근 우리의 대부분 지역에서 연일 폭우가 내려 많은 피해를 입어 불가피하게 로무현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1개월 정도 늦춰 10월 초로 연기한 것에 대한 전화통지문을 남측에 보냈다.”(8월 18일 조선중앙통신)

북한지역의 수해로 당초 8월 28~30일 평양에서 열리기로 예정되었던 2차 정상회담이 오는 10월 2~4일로 연기됐다. 일정 연기에 대해 일부에서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를 왜 택했느냐’는 논란도 있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의 합의는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측면에서 정권과 무관하게 다음 정부에서도 풀어야 할 과제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평가는 후일 국민과 역사가 내릴 문제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북핵 문제 진전과 한반도 평화, 민족의 화해와 남북관계의 개선 그리고 동북아 정세의 주도권이라는 차원에서 남북정상회담은 유용성과 정당성을 갖고 있다”며 “정상회담 연기는 오히려 차분히 준비하고 의제를 선택하는 데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회담 연기로 인해 한·미 정상회담 등 노무현 대통령의 외교 일정은 다소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일부 언론의 보도처럼 ‘헝클어진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일정의 앞뒤가 바뀌면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에 대해 섣부른 예측은 억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6자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실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게 될 6자회담의 진전과 보조를 같이 한다.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8월 22일 닝푸쿠이(寧賦魁) 주한 중국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6자회담이 9월에 개최된 뒤 정상회담이 열리니 6자회담에서 논의된 결과에 따라 더욱 진전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이 연기된 것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득이 된다는 얘기다.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8월 22일 ‘KBS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10월 초 평양에서 열릴 남북정상회담은 “6자회담이라는 국제트랙과 남북정상회담이라는 민족트랙이 선순환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며 “1차 정상회담 때보다 진전된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상회담을 놓고 발목을 잡을 게 아니라 모든 국민적 지혜를 모아 남북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때다.                    

 권영일 기자




 

“나라의 중요 철길과 도로, 다리들이 끊어지고 전력공급이 중단되었으며 통신망이 좌절되는 등 물질적 피해가 막대하다.”(8월 13일, 조선중앙통신)

사상 최악의 수해를 당한 북측의 절박한 호소에 우리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즉각적인 대책을 세우고 대북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7일부터 11일까지 내린 비는 1967년 8월 25일부터 29일까지 기록된 472mm보다 52mm가 더 많아 북한 중앙기상연구소의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25일 북한 중앙통계국은 평양시와 황해남북도, 강원도, 평안남도, 함경남도를 비롯해 150여 개의 시·군에 내린 500∼800mm의 집중호우와 강한 비바람, 산사태로 600여 명이 사망 또는 행방불명되고 수천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했다. 또 24만여 가구의 주택이 파괴되거나 침수돼 10만여 명이 ‘한지’에 나앉는 등 90만여 명이 피해를 입었다. 이외에도 농업부문을 비롯해 전력공급과 교통 운수, 의료 등 총체적인 어려움에 처해 복구지연, 전염병 등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이에 따라 8월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북한 수해지원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북한의 피해상황과 지원요청, 그리고 우리의 가용재원, 물품재고량 등을 감안해 북측에 374억 원 상당의 수해복구 자재와 장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북한은 사실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해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건자재와 복구장비 등의 부족으로 수해복구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는 민간단체의 수해지원을 환영하며 하루 빨리 북한 수해가 복구돼 안정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수해 복구에 관심을 갖고 관계기관과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지원하게 될 주요 지원품목은 시멘트 10만 톤(90억 원), 철근 5000톤(30억 원), 트럭 80대(8톤 20대, 5톤 60대, 36억 원), 경유 500톤(4억 원), 다짐로라 등 도로복구장비 20대(34억 원), 피치(아스팔트) 2만 톤(180억 원) 등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남북적십자 간 실무접촉에서 북측과 합의한 바에 따라 8월 23일부터 사흘간 육로를 통해 개성 봉동역까지 75억 원 상당의 긴급구호물품을 별도로 지원했다. 

남북정상회담 자문위원인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국정브리핑 기고에서 “수해가 단순한 자연재해로 끝나지 않고 북한의 식량난을 악화시키는 요인임을 감안하면, 벌거벗은 북한의 산을 푸르게 하는 사업이 우리 민족의 앞날을 위해서도 절실하다”며 앞으로 “‘일사일산(一社一山) 푸르게 하기’ 운동을 추진하는 등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이 같은 인도주의 협력이 강화된다면 한반도 평화는 더 굳건한 기반 위에 서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또한 세계식량계획(WFP)과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등 국제기구에도 긴급구호를 공식 요청했다. 북측은 판문점 남북 연락관 접촉을 통해 남측에 긴급지원을 요청한 8월 21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조정을 담보하는데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공식 서한을 OCHA에 보냈다.






미국도 10만 달러 규모 대북 지원 승인
토니 밴버리 WFP 아시아지역 본부장은 “북한 홍수 피해자들에 대한 긴급 지원 식량들을 즉시 전달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는 북한과 WFP는 앞으로 3개월간 6개 도 37개 시·군에서 발생한 이재민 21만5000명에 대해 긴급 식량공급을 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WFP는 현재 북한 내에는 준비돼 있는 비상식량이 총 5700톤 외에도 초기 3개월간 약 9675톤의 곡물과 콩·기름·설탕 등을 추가로 반입할 계획이어서 대북 긴급 식량 지원만 500만∼6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발빠른 지원 움직임은 북측의 적극적인 구호요청과 6자회담 복귀 및 2·13합의 초기 조치 이행 이후 바뀐 국제사회의 대북 인식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국회는 국제개발처(USAID)를 통한 10만 달러 규모의 대북 지원을 승인했다.       

신동섭 객원기자



 

10년 넘은 수해·가뭄 아직도 ‘복구 중’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북측은 1995년 가뭄과 수해로 경제와 식량사정이 극도로 악화되자 국제사회에 처음으로 식량지원을 요청했다. 우리 정부는 1996년부터 세계식량계획과 유엔아동기금 등 UN기구를 통한 긴급구호 차원의 인도적 지원활동에 참여해 왔다.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를 고려해 정부 직접 지원보다는 민간지원에 중점을 뒀다. 1995년 이후 2004년 말까지 총 5109억 원 상당을 지원했다. 인도적 차원의 지원총액 1조3012억 원 37%에 달한다. 초기의 민간지원은 대한적십자사가 국내 민간단체 등으로부터 기탁받은 물품을 국제적십자연맹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나 1997년 5월 26일 남북적십자 간 제 1차 합의서가 채택됨에 따라 민간차원의 지원도 남북 직접전달 방식으로 전환됐다.

또 1999년부터는 대북지원 활성화 조치에 따라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된 민간단체도 독자창구로서 지원활동이 가능하게 됐다. 민간단체 독자창구는 1999년 10개 단체로 시작한 이래 꾸준히 증가해 2007년 현재 40여 개 단체가 지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에 해마다 수해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지난 10년간 북한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과 더불어 1995년 이후 피폐화된 사회간접시설을 전혀 복구하지 못한 탓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터넷 의견수렴 등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1차 정상회담의 경험을 살리면 이번 회담도 원만히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참여가 중요하며 회담 이후 그 결과를 투명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8월 24일 서울 프라자 호텔.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정세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 상임의장(전 통일부 장관)의 발언 내용을 열심히 경청했다. 이번 정상회담에 바라는 단체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민화협 간부들과 점심을 함께하는 자리였다. 민화협은 민간차원에서 민족의 화해협력과 평화통일을 위한 여러 사업을 수행하는 정당과 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다. 이 장관은 같은 날 저녁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소속 단체장 18명과 만찬을 함께하며 마찬가지로 정상회담 의제와 북한 수해 지원 방안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 간 신뢰를 쌓아 새로운 관계개선을 이루는 역사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한 뒤 적극적인 협조와 의견 개진을 부탁했다.
이처럼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의견수렴에 나선 것은 ‘국민들이 수긍하고 참여하는 회담이 돼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정부 책임자들은 늦더위도 잊고 범국민차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해를 구하는 데 동분서주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회는 2차 남북정상회담 준비와 추진과정을 논의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매주 목요일 주 1회 청와대에서 열린다. 통일·외교·국방·문화관광부·기획예산처 장관과 청와대 참모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담 의제들을 논의하는 자리다. 추진위에서는 회담연기로 시간적 여유가 생긴 만큼 부처별로 폭넓은 의견 수렴에 나선 뒤 의제설정을 한다는 방침이다. 

남북정상회담 준비기획단도 분주해졌다. 지난 8월 23일까지 5차례 회의를 열어 정상회담이 10월 2~4일로 연기된 데 따른 일정조정과 후속조치, 국민 의견수렴 방안을 논의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김남식 통일부 대변인은 “회담 날짜가 미뤄진 만큼, 제반 준비사항을 더욱 체계적으로 보완·점검해 나갈 것”이라며 “다양한 여론수렴 과정을 통해 보다 많은 국민의 의견을 들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발맞춰 통일부는 모두 17회에 걸쳐 전문가·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대상은 사회 주요인사와 언론사 중진 및 통일정책·경제협력·사회분야 전문가들이 포함돼 있다. 통일고문회의와 통일정책평가회의도 개최한다. 또한 국무총리실도 정책고객과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는 중이다.

이상민 통일부 홍보협력팀장은 “적극적으로 국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9월 9일까지 일반국민과 분야별 현장 목소리를 듣고 9월 10일부터 22일까지 국책기관 등 전문가를 대상으로 의견을 나누고 필요한 내용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관세 통일부 차관은 8월 3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갖고 “선발대 파견은 회담 7일 전인 9월 25일 하겠다”며 “방북수행원 명단도 같은 날 북측에 통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오는 10월 2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참가할 경제인 등의 방북단 명단을 다음달 중순 확정할 예정이다.     

권영일 기자



 


 “기다렸다! 남북정상회담”…국민제안 쏟아져
의견쓰기 코너 참신한 아이디어 ‘눈길’


“그동안 전혀 쓸모없었던 비무장지대를 잘 정비하여 국제적인 평화의 공원으로 조성하면 남북간의 긴장감도 해소되고 국제적인 관광명소가 되어 외화획득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제목 : 비무장지대를 평화의 공원으로, 김기인·8월 28일)

국정브리핑(www.korea.kr)과 청와대브리핑(www.president.go.kr)이 홈페이지에서 공동 운영 중인 ‘남북정상회담 국민제안 의견쓰기’ 코너에는 국민들의 바람을 담은 다양한 제안과 의견들이 샘솟듯 솟아나고 있다.

고진호 씨는 8월 29일 ‘유치원 및 초등학교 교육프로그램 교류협약을 맺도록 하셨으면 합니다’라는 글에서 “새로운 세대에 대한 통일교육은 앞으로 통일이 되었을 때나, 현재 통일을 준비하는 때나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라며 “특히 유치원 및 초등학교의 교육프로그램(교과목, 시간표, 통일관련교육)은 통일세대로서 육성한다는 의미 외에 민족적 가치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심경우 씨는 “북한 근로자(특히 개성공단 등)의 기능과 기술교육문제가 남북경협사업의 성공과 향후 확대를 위한 중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경협확대와 함께 이의 성공을 위한 북측 근로자의 직업훈련 문제에 대한 인식을 남북이 공유하고, 남측의 지원 하에 대대적인 직업훈련시설을 건립 운영하는 방안에 대한 정상 간 합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제15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9월 8∼9일 양일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다.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를 판가름하게 될 APEC 정상회의에는 우리나라의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21개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한다. 각국 정상이 대거 참석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세계 언론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공식적 회의보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6자회담 당사국 정상들과의 접촉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기간에 6자회담 참가국인 미국·일본·중국·러시아의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현안문제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 회담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도 외교 채널을 통해 일정을 협의 중이다.

특히 당초 10월 초 유엔총회 직후에 열기로 한 한·미정상회담도 9월 7일 갖는다. 남북정상회담이 연기됨에 따른 것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안보문제, 남북정상회담 등을 포함해 상호 관심사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참여정부 들어 여덟번째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양국 의회비준 문제와 한·미동맹 현안 등도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시드니 APEC 정상회의에서 노 대통령은 9월 8일 1차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노력을 적극 홍보하고 각국 정상들과 함께 ‘기후변화 정상특별선언’ 채택과 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협상(DDA)의 조속한 타결을 위한 의지표명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9일 열리는 2차 정상회의에서는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를 포함한 지역경제통합 증진 방안과 안전한 역내여건 조성을 위한 대테러 협력강화, APEC 개혁 및 신규회원국 가입문제 등에 대해 회원국 정상들과 의견을 나누게 된다.

한편 9월 말~10월 초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노 대통령이 연설을 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와 관련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아직까지 확정된 바가 없다”며 “노 대통령이 연설하면 좋겠지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계신데다 곧바로 남북정상회담도 있고 해서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권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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