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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일자리가 생기고 사람이 돌아온다

 








지방이전기업에 대한 법인세와 건강보험료를 차등 감면해주고, 아파트를 특별분양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2단계 국가균형발전 종합대책이 발표됐다. 지난 7월 25일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각계 인사 1000여 명이 경남 진주대학교에서 ‘2단계 국가균형발전 종합대책’ 선포식을 가졌다. 정부는 2단계 정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인구와 경제력, 재정, 복지, 인프라 5대 부분을 종합평가해 전국 234개 기초자치단체를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이 분류에 따라 법인세 감면 등 인센티브를 차등 지원하는 것이다.

지방기업에 법인세를 지역발전 정도(가장 낙후된 지역순대로 Ⅰ, Ⅱ, Ⅲ, Ⅳ)에 따라 차등감면하고 감면대상의 최저한세율 적용을 배제하는 등 세부담 감면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조세 감면 대책은 지난해 11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541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 경영환경 개선방안’ 결과 등을 반영했다. 조사 결과, 기업들은 지방투자 촉진 및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무엇보다 ‘조세 지원’을 꼽았다.

중소기업의 경우 가장 낙후된 지역에 이전하거나 창업하는 기업은 물론 기존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최고 70%까지 감면해 주기로 했다.
또 대기업에 대해서는 수도권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최초 10년 간 70%, 이후 5년 간 35%의 법인세를 깎아주고 창업하는 기업에 대해서도 최초 7년 간 70%, 이후 3년 간 35%를 감면해 주기로 했다.

기존에 비수도권 지역이면 모두 똑같이 혜택을 줌으로써 지방이전 기업이 수도권 부근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재정경제부 조세지출예산과의 박지훈 사무관은 “낙후된 지역으로 옮기는 기업에 더 많은 혜택을 줌으로써 지방분산 효과가 더 뚜렷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지방에 이전한 수도권 옛 공장부지에 대해서는 이전 후 5년 간 분리과세대상으로 간주해 재산세는 0.2%만, 종합부동산세는 과세하지 않으며, 종전부지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이연기간을 ‘현행 3년 거치 3년 분할과세’에서 ‘5년 거치 5년 분할과세’로 연장해 일시적인 자금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공장용지·인력 확보에 획기적 인센티브 제공
대한상의 조사에서 지방 이전이나 창업의 가장 큰 결정요인은 ‘공장용지 확보’로 나타났다. 해외에 투자하는 이유도 국내에서 입지 확보 및 공장 설립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공장용지 확보가 용이하다면 굳이 해외로 가지 않고 지방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감안해 정부는 임대전용 산업단지를 내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매년 33만㎡씩 공급하고, 9개 혁신도시 내 산학연 클러스터 용지의 절반을 임대전용산업단지로 지정, 50년가량의 장기, 3.3㎡당 5000원 수준의 저가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 지방의 부지 확보를 위한 각종 절차가 복잡하다는 지적에 따라 입지 규제 심사를 신속히 처리하는 ‘패스트 트랙(Fast Track)’ 제도를 도입하는 등 산업용지 공급특례제도를 만들기로 했다. 아울러 국무총리 산하에 ‘이전기업 용지 애로해소위원회’를 만들어 포괄적인 지원체계도 갖춘다.

지방투자의 애로요인은 인력 수급이 가장 컸다. 지방으로 이전한 기업 중 하나인 LS전선의 조연식 팀장은 “석·박사급 전문인력들은 지방을 꺼려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기업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우수 인력 확보는 2단계 균형발전 정책의 핵심 중 하나다.

미취업 석·박사급 연구인력 고용 지원과 전문인력 활용 장려금 지원을 확대하고 자연계 석·박사급 전문연구요원의 지방 중소업체 배정을 늘린다. 또 지역 기업이 요구하는 교육훈련 수요에 맞춰 지방대학에 계약형 학과, 특성화 학과 등 맞춤형 인력을 집중 육성하고 산학협력 중심대학을 현재 23개에서 2009년까지 40개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지방기업의 외국인 고용한도를 20% 추가 허용하고 지방기업이 신규 투자로 고용을 창출하면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살기 좋은 생활환경으로 지방 활성화 모색
기업 환경 개선과 함께 기업의 지방 이전 및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기업 종사자가 지방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교육·의료 등 공공서비스 개선에 중점을 두었다. 지방이전기업 종사자의 주거환경 개선 및 교육·의료 인프라를 개선해 쾌적하고 매력 있는 생활 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청약통장 가입·주택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민영주택 건설량의 10% 범위 내에서 지방이전기업 종업원에게 주택을 특별공급할 방침이다. 또 지방이전기업이 국민주택 규모(85㎡ 이하)의 사원용 임대주택을 20호 이상 건설시 국민주택기금을 저리로 융자해줄 예정이다.

인천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황진수 (41) 사장은 “2단계 지원책을 보고 지방 이전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며 “회사를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이 많이 나온 편”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는 8월에 2단계 계획을 내년도 예산안 및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반영하고 오는 9월에는 관련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2단계 국토균형발전 계획으로 인해 내년에 신규 증액되는 예산은 약 1조 원으로 추정된다.



 





전북 완주로 옮긴 ‘LS전선’
“이전 후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어서 수익성이 높아졌습니다. 절감 비용으로 기계를 새롭게 교체했더니 생산성도 많이 향상됐죠.”
LS전선(주) 조연식 팀장은 지방 이전이 회사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올해로 이전 2년째를 맞이한 LS전선은 지난 2005년 3월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됐다.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1조9000억 원, 총자산 1조7000억 원 규모로, 3500여 명의 사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곳 외에 전국에 군포공장, 안양공장, 구미공장, 경북 인동공장, 정읍공장이 있다.

LS전선이 기업이전을 고려한 계기는 새만금지구 개발로 대규모 농지가 조성될 경우 트랙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현재 부지를 매입해 트랙터사업부만 이전하기로 했던 것이 1992년. 그 후 IMF 외환위기 등의 한파를 겪으며 이전사업이 주춤했다.
그러다 2004년도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수도권 분산 정책과 발맞춰 2005년 4월, 전북 완주군 봉동읍 용암리 778번지 완주산업단지로 회사 전체가 이전했다.

“무엇보다 지원보조금과 행정서비스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기업에 대한 배려가 무척 뛰어납니다. 법적인 근거가 없어서 지원을 못한다면 만들어서라도 하겠다고 할 정도니까요.”

지방 이전 시 중앙정부에서 50억 원, 지자체에서 50억 원을 지원받았다고 설명한 윤성욱 부장은 젊고 유능한 인재 확보도 또 다른 장점으로 꼽았다. 얼마 전 현장 사원 30명을 뽑는 데 경쟁률만 170대1이었다. 전북지역에 제조업 비율이 24%에 지나지 않아 일자리가 부족한 탓도 있었다.

LS전선은 지역 경제 활력 외에도 문화적 혜택을 지역민과 공유하려고 노력 중이다. 사원을 위해 조성된 수영장, 헬스장, 탁구장 등 생활관 시설을 주민에게도 개방했다.
그 밖에 1사1촌 자매결연으로 우수 농산물 판로 확보, 1사1천 통한 자연보호, 1사1교를 통한 지역 학생들과의 교류 등을 통해 주민과의 교감을 모색해왔다.

지방 이전으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기존의 공장부지 매각이 순조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26만 4464㎡(8만 평) 규모의 군포공장부지가 아직도 그대로 있다.
“국가가 내놓은 시책에 호응한 기업인 만큼 이 부분의 지원이 시급히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중소기업도 지방행 늘어
중소기업도 지방으로 이전 중이다. 방사선 의료기기업체인 (주)리스템은 인천 부평산업공단에서 2005년 12월 20일 강원 원주시 문막읍 동화 의료기기단지에 새 둥지를 틀었다. 리스템의 김영기 이사는 “생산시설을 확장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규제가 많은 수도권보다는 지방이 훨씬 좋더군요. 땅값이 저렴해 친환경적으로 근무환경을 조성했더니 직원들도 좋아합니다”고 말했다.

또한 인천 남동공단에서 자동차용 볼트 등 차 부품을 생산하던 삼진정공은 전주과학산업단지로 이주하며 기업체질을 강화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공장부지 비용 부담을 대폭 줄였을 뿐 아니라 물류비 비용 부담을 줄였다.

또 전주·완주에 전북혁신도시가 들어선 후의 산학연 시너지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이전 1년 만에 현지에서 지역민을 150여 명 이상 채용함으로써 지역민 고용창출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가 2차 국토균형발전계획에 맞춰 강화된 지원 정책을 내놓아 기업들의 지방 이전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지방투자기업에 대해 법인세 부담을 대폭 경감해주고 초저가 수준의 임대전용 산업단지를 대폭 확충하는 것이 지원책의 골자다. 지방 중소기업의 기술전문인력 고용지원을 확대하는 등 획기적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지방이전기업에 새로운 유형의 도시개발권을 부여해 지역 특색에 맞는 기업도시 창출을 유도키로 했다.

 

미니 인터뷰


“고향에서 일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LS전선에서 일하는 장혜숙(22·재무팀) 씨는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전주에서 자라온 전주 토박이다. LS전선은 지난 2005년 전주 이전을 결정했을 때 많은 여직원들이 퇴사할 것에 대비, 지역 출신을 뽑기로 했다. 마침 회계분야를 전공했던 장씨는 교수 추천으로 입사하게 된 것이다.

“군포에서 두 달 정도 교육을 받고 전주에서 바로 실무에 투입됐어요. 무엇보다 고향에서 일하게 돼서 행복해요.”
기업이 전주로 옮겨오며 전주 고유의 문화가 알려지는 계기가 된 것이 기쁘다고 말하는 장씨의 말에서는 고향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결혼해서도 계속 일하고 싶다는 장씨는 더 많은 기업이 옮겨와 다양한 일자리가 생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장 걱정했던 자녀 교육, 문제없어요”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한창 공부해야 하는데 지방으로 아이를 데리고 오는 게 망설여지더라고요. 서울에서 공부해도 부족할 텐데 지방으로 오면 어떡하나 했어요.”
이영준(44·트랙터개발팀) 부장은 중학생, 초등학생인 아이들 때문에 이전 초기에는 주말부부로 지냈다. 그러나 6개월 정도 시간이 지나자 아이들이 아빠 없는 자리를 너무 크게 느끼고 자신도 외로워서 합치기로 결심했다. 

이 부장이 살던 경기도 지역보다 집값이 싸고, 회사 지원도 있어서 이사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아이 교육에 도움이 되고자 이른바 전주의 강남8학군이라는 곳으로 이사했다.
“서울이나 이곳이나 교육열은 별 차이 없어요. 아이들은 서울보다 여기가 더 좋다고 하고, 아내도 만족하고 있답니다.”
이영준 부장은 생활비도 저렴하고 생활에 여유가 생겨서 애처가가 됐다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심전도 측정전극, 고주파수술 접지전극, 저주파 치료전극, 혈중산소포화도 측정센서 등 의료기기부품을 생산하는 (주)바이오프로테크는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사업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2002년 원주의료기기산업단지에 자리를 잡은 이래 2003년 수출 200만 달러를 기록하고, 2005년 수출 300만 달러, 2006년 수출 500만 달러에 이어 올해는 수출 1000만 달러 달성이 무난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1998년 그동안 수입에만 의존해오던 바이오센서 중 하나인 심전도측정전극 자체개발에 성공하여 미국, 일본 및 유럽국가의 전유물이던 바이오센서 시장에 제3세계 국가로는 최초로 진입했다. 이후 역시 100% 수입에만 의존하던 제품들을 차례로 개발해 수입대체 효과를 창출하고 다시 수출에 뛰어들었다. 초기 20% 정도를 차지하던 수출 비율이 현재 70%이상을 기록하면서 국가의 수출전략에 크게 이바지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취약한 인프라 자치단체 등서 적극 도와
구본송 이사는 “2002년 회사를 옮겨온 이유도 원주시가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임대공장을 세워 기업유치에 나서고 수도권에서 이전하는 기업에 법인세 면제 등 각종 혜택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혁신클러스터를 통해 중소기업이 취약한 인프라가 제공돼서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주)바이오프로테크의 주요 생산품은 전자의료기기에 들어가는 부품들이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려면 전문가 집단의 자문과 임상실험, 고가의 첨단장비를 이용한 평가 및 인증 등 까다로운 단계를 모두 거쳐야 한다. 중소기업으로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돼 선뜻 덤벼들기 어려운 사업이다. 그런데 원주 혁신클러스터는 이 모든 것을 산학연 협력을 통해 해결하는 지원시스템을 제공했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현지판매법인의 요청에 따라 저주파치료기를 개발했다. 그동안 부품만을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했는데 지난해 6월 바이어들이 여기저기서 부품을 구입하는 게 불편하니 아예 완제품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부품 생산에만 주력하던 회사로서도 상당한 도전이었다. 부품에 비해 단가가 훨씬 높아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기회로 판단했다.

마케팅담당 부서에서 시장성을, R&D팀에서는 개발가능성을 검토했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회사는 원주 혁신클러스터추진단에 사업지원을 신청하고 연세대 의공학부의 기술자문과 연세대 원주기독병원에서의 임상실험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이후 지원 자금을 배정받아 개발을 시작했다. 실험에 필요한 고가의 장비는 수출인큐베이팅센터(TIC) 장비지원센터를 이용했고 개발된 제품을 인증받기 위한 성능테스트는 산업기술시험원(KTL) 원주분소가 대행해주었다. 현재 식품의약안전청과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석희복 R&D팀장은 “중소기업은 독자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할 능력을 갖추기 어려워 주변 대학과 연구소, 여러 기관들의 협조와 지원이 필수적”이라면서 “아마 회사가 다른 지역에 홀로 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5년 전 원주에 7명의 사원이 내려와 제2의 도약을 시작했던 (주)바이오프로테크는 이제 10명의 연구팀을 비롯해 90여 명의 직원이 함께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오는 9월 중순 임대공장을 벗어나 문막 의료기기산업단지에 마련한 1만㎡ 규모의 ‘궁궐’ 같은 사옥으로 이전한다.

 

 특화산업 경쟁력 높여 지역발전 앞당겨


■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정부는 2004년 1월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사업을 ‘신국토구상 7대 중점과제’로 선정하고 6월 ‘7개 시범단지’의 우선 추진을 선언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모델로 기업과 대학, 연구소 및 지원기관이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지식과 정보, 기술 등을 교류·연계하고 상호 협력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특화된 산업단지의 경쟁력을 높여 지역의 발전을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충청권의 대덕 R&D특구와 오창·오송 IT·BT 클러스터가 활성화됐으며 창원(기계), 구미(전자), 울산(자동차), 반월·시화(부품소재), 광주(광산업), 원주(의료기기), 군산(기계·자동차부품) 등 7개 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 추진단을 운영하고 있다. 추진단별로 미니클러스터(소규모 산·학·연 협의체)를 구성, 운영하는 등 클러스터 사업의 실효성을 높여나가고 있다.

(주)바이오프로테크는 원주혁신클러스터의 7개 미니클러스터 중 하나인 의료기기부품 미니클러스터에 속해 있다. 여기에는 의료기기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과 연세대, 상지대, 한라대 등 지역 대학, 전자부품연구원 등 연구소, 한국전기안전공사 안전인증센터 등 지원기관들이 모여 있다.



 

 



“쥐 죽은 듯 조용하던 우리 마을에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니 살맛이 나드래요.”

답답하고 먹고 살거리가 없다고 젊은이들이 산골 농촌을 하나 둘씩 떠나 노인들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정부의 ‘신활력사업’으로 농촌이 변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다양한 농촌지원정책으로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지만 효과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신활력사업은 지역 스스로 자신의 처지에 맞는 발전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이른바 ‘상향식’ 사업이다. 또한 도로나 공장을 짓는 등 하드웨어적인 사업이 아니라 농민들이 대학에서 강의를 듣고, 선진 농촌을 견학하고 새로운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만드는 소프트웨어적인 사업으로 지역 성장의 엔진역할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제 가면 언제 오나’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강원도 인제군은 첩첩산중의 군부대로 가득한 낙후지역으로 국토개발에 철저하게 소외되었다. 인제군은 오히려 개발이 되지 않은 ‘자연’과 래프팅, 번지점프 등 모험 레포츠 산업을 장점으로 인식하고 발전을 시켰다. 또 여기에 정부의 신활력사업이란 날개를 달아 살기 좋은 산촌, 돈 버는 농촌으로 변화에 성공했다.

인제군의 철저한 변신은 바로 ‘주민’에서 시작되었다. FTA 등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서 들어오는 값싼 농산물의 공세에 살아남기 위해선 기존에 갖고 있던 ‘생각’을 바꾸어야 했다. 그래서 인제군은 2005년부터 마을 리더 육성사업을 시작했다. 1년 동안 주변의 기업, 대학 등을 찾아 농산물 유통과 가공, 선진 농촌체험 마을 견학, 마을 발전 계획 수립 등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전문가로 거듭나게 도와주었다. 2005년에 27명, 2006년에 39명이 교육을 받았고 올해도 50명이 머리를 맞대고 마을 발전을 고민하고 있다.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신활력사업
나이 마흔이 넘어서 무슨 공부냐고 마을 어르신들의 가시 돋친 말에 힘들었다는 정연배(42·인제 백담마을)씨는 “1년 동안 공부를 하며 이게 무슨 도움이 될까 의문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우리 마을의 현실에 맞는 발전할 방향을 설정하고 계획, 실행을 하는 방법 등을 공부하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한다. 신활력사업 덕에 늦깎이 공부에 머리가 빠질 것 같다며 웃는다. 이렇게 교육을 받은 리더들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농촌을 든든히 지탱하고 있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인제군은 모험 레포츠에 그린투어리즘의 개념을 도입했다. 즉 단순히 레포츠만 즐기는 곳이 아니라 하루나 이틀 동안 쉬면서 감자캐기, 옥수수따기 등 다양한 농촌 체험이 함께 할 수 있는 체험 마을을 만드는데 중점적인 지원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인제 ‘냇강마을’은 8월 한 달 동안 1500명이 예약을 하는 등 인기다. 비결은 바로 독특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때문이다.





마을 리더 육성 등 체계적인 선진화 교육
냇강마을은 지난해 신활력사업의 지원을 받아 마을의 소프트웨어인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3개월의 연구 끝에 안전하게 아이들이 뗏목을 만들고 탈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옥수수국수, 올챙이국수 등 다양한 전통 먹거리 만들기, 인근 체험마을과 연계 등 다양하고 재미난 체험이 가능하다. 냇강마을의 박수홍(42) 씨는 “10년이 넘게 여기에 살고 있지만 요즘처럼 아이들이 웃음과 활력이 넘치는 때가 처음”이라며 “우리 현실에 맞는 계획을 세우고 정부가 지원을 해주는 ‘신활력사업’이 너무 고맙다”고 한다. 또한 인제의 대표적인 먹거리 ‘황태’의 경우도 신활력사업의 지원으로 ‘황금빛 황태, 인제 용대 황태’라는 공동 브랜드를 만들었다. 황태의 영양 분석, 중국산과  비교 분석 등 과학적인 접근으로 인제  황태의 우수성을 알렸다. 주민들은 이게 다 신활력사업 덕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강열(47) 용대 황태 영농조합회장은 “영세한 업체들이 감히 영양분석을 의뢰하고 공동 브랜드나 포장 등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에게 신활력사업은 단비와 같다. 요리경연대회를 통해 다양한 요리 개발, 황태 홍보 동영상 등 다양한 지원으로 지역의 황태 매출이 20%이상 늘었다”고 말한다. 또 목공예단지 조성, 향토어종양식, 래프팅 월드컵 개최 등 다양한 지역 관련 사업을 통해 파생되는 경제적인 효과뿐 아니라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것이 큰 성과다. 비단 강원도 인제군뿐 아니라 70개의 신활력사업 대상 지역 모두가 이런 값진 성과를 얻고 있다.         

글 사진 한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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