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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서울 성북구에 사는 박창완(49) 씨는 지난해 9월 전 성북구의회 의장, 부의장 등을 상대로 8000여 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민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2005년도 성북구의회 업무추진비 주민감사청구 결과 성북구의회 의장은 25회에 걸쳐 단란주점을 이용하면서 업무추진비로 599만6000원을 사용했고, 의장단이 동료의원과 공무원에 대한 선물을 위해 1834만3000원을 업무추진비로 지출했다. 또 구의원 24명과 수행공무원 13명 등이 사실상 관광인 호주 해외연수를 실시하며 5672만 원을 예산으로 지출했다.
박씨가 제기한 주민소송은 위법한 공금지출에 따른 재정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성북구청장이 구의회 의장 및 의원과 공무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라는 것이다.  


● 위법한 재정 운영 주민이 환수 요구
주민소송제 : 2006년 1월 주민소송제가 도입되면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시민의 감시가 강력해졌다. 과거에는 아무리 문제제기를 해도 못본 척하면 그만이었지만 이제 법원의 심판에 따라 잘못 사용한 돈을 돌려줘야 하는 것이다. 현재 서울 성북구를 포함해 경기 성남시, 광명시와 충남 서천군, 청양군, 인천 부평구 등 6곳에서 주민소송이 진행 중이다. 성남시는 불법도로 개설로 인한 예산낭비, 광명시는 음식물쓰레기처리장 부실공사, 청양군은 인공폭포 조성에 따른 예산낭비와 군수 업무추진비 부당 집행, 부평구와 성북구는 구청장 또는 구의회의장 업무추진비 부당 집행에 따른 주민의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소송을 제기하려면 먼저 주민감사를 청구해야 한다. 상급기관에 감사를 청구하고 그 처리가 미흡하다고 생각하면 감사청구에 서명한 사람이 주민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최근 남미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서울 7개 구청장에 대해 주민들이 서울시에 감사를 청구했다. 서울시 감사결과에 따라 이들에 대한 주민소송이 제기될지 관심을 모은다. 

지방자치가 본격화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그동안 주민들이 참여하는 풀뿌리 민주주의 제도는 미흡했다. 지자체의 권력남용, 비리와 부패를 감시할 장치도 부족했다. 그러나 주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가 속속 도입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2004년 1월 주민투표법 공포를 시작으로 주민소송제, 주민소환제가 차례로 국회를 통과했다. 2003년 12월 제정된 지방분권특별법 14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주민투표제도·주민소환제도·주민소송제도의 도입방안을 강구하는 등 주민직접참여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취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부패·비리 주민이 직접 심판 … 퇴출 가능
주민소환제 :
7월부터 시행되는 주민소환제는 주민 참여 민주주의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주민의 투표를 통해 문제 있는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을 임기와 관계없이 쫓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소환투표는 시·도지사는 투표권자의 10% 이상, 기초자치단체장은 15% 이상, 지방의회 의원은 20% 이상의 서명을 받아 청구할 수 있다. 유권자 3분의1 이상이 참여하고 과반수가 찬성하면 소환대상 선출직 공무원이 해직된다.

주민소환제에 대한 관심은 이미 높다. 벌써 처음 소환될 지방자치단체장이 누가 될까 화제가 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주민소송이 진행 중인 곳을 비롯해 여러 곳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예산 낭비, 비리연루 등으로 자질 시비가 불거진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은 대단하다.

박인용 행정자치부 자치분권제도팀 사무관은 “요즘 하루 5~6통의 문의전화가 오는데 소환제가 남용되면 곤란하지 않느냐는 의견과 소환투표의 요건이 너무 엄격하다는 상반된 의견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약을 지키지 않는 대표자에 대해 책임을 물으려는 주민들의 관심이 크다”고 덧붙였다.


해묵은 갈등 민주적 절차로 스스로 해결
주민투표제 :
중앙정부의 권한을 대폭 위임받은 제주특별자치도는 지역주민들의 투표로 2006년 7월 출범했다. 19년간 논란을 거듭하던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건립을 위한 부지선정도 2005년 11월 경주, 군산, 포항, 영덕 등 4개 지역에서 주민투표를 실시해 매듭을 지었다. 제주도 행정구조 개편(2005년 7월), 충북 청주·청원 통합(2005년 9월)도 주민투표로 결정됐다.

2004년 7월 시행된 주민투표제는 지역갈등을 민주적으로 해결하는 성과를 낳았다. 중앙정부나 자치단체의 결정이 아니라 직접 주민의 의사를 물어 결정했기 때문에 정당성 시비가 일어날 소지가 없어 가장 확실한 해결책임을 입증했다.

 

 





2006년 4월 27일 오픈한 정부 통합정보공개시스템 ‘열린 정부’(www.open.go.kr)에 접속하면 868개 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4841만3397건의 자료에 대한 목록 검색이 가능하다. 정보목록을 검색한 후 공개를 청구하면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처리상황을 알려주는 등 정보공개 절차를 온라인화한 것이다.

인기정보목록을 클릭하면 강원 춘천시가 작성한 ‘부동산 실거래가격 자료 통보’(2006.11.8), 경북 경산시의 ‘도시관리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승인 통보’(2006.9.2)에서부터 서울 노원구의 ‘통장명단 제출’(2006.11.16)까지 그야말로 별의별 정보가 다 나온다.

이 같은 서비스는 정보공개법에 따른 것이다.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정부투자기관, 기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국민의 청구에 의해 공개하거나 △사전에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정보공개제도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1992년 청주시가 행정정보공개조례를 제정, 최초로 제도를 만들고 중앙정부는 1994년 국무총리 훈령으로 ‘행정정보공개운영지침’을 시행했다. 1996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이 제정됐는데 세계적으로 13번째였다.

문제는 법률이 아니라 정보공개의 내용이었다. 행정기관은 민원인의 공개 청구를 ‘비공개 대상’이라며 외면했다. 공개해도 핵심 내용이 빠져 ‘속빈 강정’이 되곤 했다. 국민의 ‘권리’는 행정기관의 ‘비공개’에 무릎을 꿇었다. 공공기관마다 법을 해석하는 원칙이 달라 ‘비공개’ 기준도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이었다. 국민의 불만이 나오는 게 당연했다.

참여정부는 2004, 2006년 정보공개법을 개정하며 제도개선에 나섰다. 비공개대상 정보 축소와 자발적 사전 정보공개 의무화로 가닥을 잡았다. 특히 정보공개심의회에 외부전문가를 참여시켜 공정성을 확보했고 공개여부 결정 기간도 10일로 단축해 청구인의 편의를 배려했다.






● 정확한 기록물 관리와 공개 원칙 확립
자의적인 비공개를 막기 위해 헌법기관 규칙, 대통령령, 조례 이상의 법령에 의해서만 비공개 대상을 정하도록 제한했다. ‘기타 공공의 안전과 이익’ 등과 같은 모호한 제한조항도 삭제했다. 그리고 비공개 대상 정보에 대해 ‘공공기관의 업무 성격을 고려해 세부기준을 수립하고 공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기준이 명확하면 국민이 공개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보공개법에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 △예산집행내용과 사업평가결과 등에 관한 정보는 미리 공개범위·주기·시기·방법 등을 정해 공표하고 정기적으로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면서 자발적 공표 의무도 명확해졌다. 제도개선 후 행정정보 공개건수는 크게 늘었다. 2000년 5만4000여 건이었던 공개실적은 2005년 29만4434건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2004~200 5년에는 업무추진비 집행내역, 국정감사 정보, 정책결정 과정 등에 대한 내용도 자발적 공개가 이루어졌다.

청와대도 대통령에게 보고된 내용을 청와대브리핑(www.president.go.kr)에 공개하고 2006년 1월부터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는 파격을 보였다. 정책조정 및 현안 간담회비, 내외빈 초청행사비, 기념품비 등 청와대 살림살이를 누구나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갖가지 이유로 비공개 대상이었던 외교문서 공개도 활발하다. 30년이 넘었지만 비공개로 분류된 문서들이 2005년 정보공개심의회에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기준을 체계화하면서 대거 공개됐다.

2006년에만 2129건이 비공개에서 공개로 전환됐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 민청학련 사건, 동백림 사건의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정보공개를 하려면 국가기록물의 관리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2006년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기록관리법)을 개정해 △국가기록 관리의 일원화를 위해 중앙기록물관리기관과 국가기록관리위원회 기능 강화 △종이기록 보존→전자 관리 △업무결과 중심 관리→업무 입안부터 종결까지 전 과정 기록 의무화 △기록정보 공개 확대 등을 규정했다. 비공개 기록물은 30년이 지나면 공개 원칙을 세웠고 통일·외교 관련 특수기록은 별도 심의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그러나 매 5년마다 공개여부를 재분류한다는 조항도 신설했다.





정보공개를 위해 인식과 문화 달라져야
정보공개 시스템은 갖췄지만 공공기관의 자의적 분류와 소극적 태도는 여전한 문제로 지적된다. 제도와 함께 인식과 문화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자치부 지식행정팀 정의동 사무관은 “정보공개 업무의 기준이 될 세부매뉴얼을 만들고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실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예전보다 정보공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등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보공개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한다. 비공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머슴’인 행정기관이 ‘주인’인 국민에게 ‘몰라도 된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민주주의에서 정보공개는 당연한 일이고 꾸준히 확대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힘으로 권력을 제어할 수 있을 때 가능한 것으로, 오늘날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핵심적 요소입니다. 특히 국가행정서비스를 생산하는 공무원들은 국민들에게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홍보시스템은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의 하나의 틀로써 정착시켜 나가야할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6년 6월 2일 정책홍보토론회에서 정책홍보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한 발언이다.

참여정부는 정책고객이자 수요자인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한편, 언론과는 당당하게 경쟁하는 ‘정공법’을 추구했다. 정책기사점검시스템, 정책홍보관리실, 국정홍보전략회의, PCRM, 국정브리핑, KTV 등 일련의 정책홍보체제를 갖추었다.  정책홍보시스템은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 선택이다. 신문, 방송 등 기존 매체  외에 인터넷, 케이블TV, 위성방송, 휴대전화 등 다양한 매체들이 등장하면서 정보유통의 형식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워낙 많은 매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다보니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방식 등으로 정보의 흐름과 내용이 왜곡되는 경향도 커졌다. 정보 전달 구조도 일방향에서 쌍방형으로 바뀌었다. 정부도 국민과 직접 쌍방향 소통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국정브리핑, KTV, PCRM 등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
정부의 의도는 정책을 있는 그대로 바로 알리고, 잘못된 보도는 정정과 반론으로 대응하며, 타당한 지적과 비판은 적극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넓게 보자면 정책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알리기 위해 인터넷, 간행물, 텔레비전, 광고 등 컨버전스 시대에 맞게 시스템화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정부정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민과 함께 정책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정책소통 시스템으로 △국정브리핑 △청와대브리핑 △PCRM △한국정책방송 KTV 등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2003년 9월 출범한 정책포털 국정브리핑(www.korea. kr)은 정책입안과 집행과정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원칙으로 국민과 직접 소통하자는 취지로 출범했다. 정책담당자가 직접 국민에게 정책을 설명하고 잘못된 언론보도에 대해 직접 나서 설명하고 반박함으로써 합리적인 소통을 유도하는 정부의 대국민 창구다.

특히 언론보도종합과 정부의견 조치가 함께 실리는 ‘오늘의 뉴스와 의견’코너는 매일 신문·방송·인터넷의 정책관련 언론보도를 종합적으로 요약하고, 이에 대해 정책 담당자가 부처의 공식입장을 밝히고 조치사항을 제시한다.  국민들은 언론보도와 부처의견의 상호비교를 통해 올바른 판단을 하고 종합적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언론의 건전 비판을 정책에 반영하고 잘못된 보도는 사실관계를 바로잡아 언론과 선의의 경쟁을 지향한다.

언론이 보도한 기사들은 폭넓게 정책에 반영됐다. 2006년 1년 동안 모두 630건의 정책기사를 건전비판으로 수용해 △법률 제·개정 40건(이행완료 7건) △시행령 등 제·개정 49건(이행완료 12건) △기타 제도개선 253건(이행완료 147건) △행정조치 288건(이행완료 196건)으로 반영했다. 2004년  251건, 2005년 564건에 비해 크게 늘어나 언론의 정책관련보도의 정책 반영 비율이 계속 증가했다.

반면 정부기관이 언론사에 정정요청·반론요청을 한 경우와 언론중재위원회 등을 통해 법적 대응을 한 사례를 포함한 대응기사 건수는 같은 기간 431건이다. 대응이 언론에 수용된 비율은 정정보도 149건, 반론보도 142건 등 374건(나머지는 기사반영 등)으로 89.5%(374/418)가 수용됐다. 언론중재위 조정신청도 피해구제율이 83.7%(103/123)여서 정부 대응이 언론 ‘발목잡기’ 가 아니라 합리적임을 보여준다.

한국언론재단 김영욱 미디어연구실장은 “정책기사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오늘의 뉴스와 의견’은 국민과 언론에 정책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홍보기능”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브리핑(www.president.go.kr)의 ‘대통령과 함께 읽는 보고서’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리는 코너다.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주요 정책자료를 국민들에게 파격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좋은 보고서를 받을 때마다 혼자 읽기가 너무 아까운 보고서라는 생각을 합니다. 과감하게 업무내용을 공개하고 공유했으면 합니다”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해 신설된 대통령 보고서 자료실이다.







‘대통령과 함께 읽는 보고서’는 인기코너
한국정책방송(KTV)은 2005년부터 부처별 대통령 업무보고를 처음으로 중계하고 있으며, 장·차관을 비롯해 실·국·과장 등 정책 실무자들이 직접 출연해 국민들에게 정책정보를 자세히 설명해준다. 최근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시청자 친화형 프로그램을 내놓으면서 국민 곁의 방송으로 변신, 시청률이 상승하고 있다.

이 밖에 특화된 정책정보서비스인 ‘PCRM(Policy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정책고객관리)은 정책입안과 실행에 대한 정보를 국민과 전문가 단체 등에 제공하며 홍보와 여론을 수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해외홍보원이 운영하는 코리아넷(www.korea.net)은 세계에 국내 정책정보를 영어로 제공하고 있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사람을 골라 쓰는 일이 모든 일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역대 정부는 모두 ‘적재적소’를 내세우며 적합한 인재를 등용한다고 했지만 여론의 평가는 냉담했다. ‘깜짝인사’ ‘감(感)의 인사’ ‘밀실인사’ ‘정실인사’ 등 부정적인 뉘앙스가 풍기는 말들이 비판을 대변해왔다.

정권을 창출한 세력 간에 지분을 나누거나, 몇몇 핵심실세들이 최종 인선을 좌우하는 방식 때문에 말썽과 오류가 끊이지 않았다. 사전검증 실패를 지적하는 언론의 비판도  ‘공식적·제도적 여과 과정을 무시한 독단적 인선’이 부적절한 인사의 근본 원인이라는 데 모아졌다.

참여정부는 정부 고위직 인사를 위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인사제도를 도입했다. 핵심은 추천과 검증의 분리와 인사추천회의라는 공론의 장에서의 토론이다. 특히 검증절차를 대폭 강화하고 이를 제도화해서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했다. ‘누구’라는 인물에 초점을 두는 게 아니라 ‘어떻게’라는 방법에 중심을 둔 것이다.





● 크로스 체크와 공론화로 검증 강화
이를 위해 후보자 추천은 인사수석실이 맡고, 검증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맡는 이원화 체제를 구성했다. 추천내용과 검증결과는 인사추천회의를 통해 심의를 거친다. 양쪽에서 확인하는 크로스 체크시스템이고 ‘밀실’에서 ‘광장’으로 나온 인사제도라고 할 수 있다. 검증의 기준도 명확하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도덕적 결함이 있으면 확실히 걸러낸다.

병역회피, 음주운전, 뇌물수수 등 전력과 재산증식 과정의 편·위법성 여부, 위장전입, 편법 상속·증여 등 탈법, 편법 행위 관련자들이 무더기로 검증과정에서 탈락했다. 청와대 집계에 따르면 2003년 3월부터 2006년 1월까지 190여 명이 인사검증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

대표적 사례를 보면 ㄱ교수는 아들을 해외로 이주시켜 병역을 회피한 사실이 밝혀져 대통령 직속 위원회 위원장 임용에서 제외됐다. 1급 공무원 ㄴ씨는 음주운전 적발과 감사처분을 받은 기록 때문에 승진심사 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 부동산 투기혐의로, 세금 탈루로 승진에서 미역국을 먹은 사례도 있다. 이 사례들은 공무원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으며 때로는 ‘너무 엄격하다’거나 ‘괜찮은 사람이 조그만 잘못 때문에…’라는 불평과 동정이 나올 만큼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사각지대로 남아있던 군,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도 인사검증 대상에 포함됐다.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은 2005년 6월 ‘특정직 인사검증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이 해 10월 군 인사부터 적용했다.

군은 준장 이상, 국정원은 2급 이상 부서장 보직자로 대상을 확대했다. 검증절차가 없던 검찰은 고검장, 검사장 등 고위직, 경찰은 경무관 이상 승진·전보 후보자가 검증을 받게 됐다. 그동안 특정직 인사에서 음주운전, 금품수수 등의 사유로 인사검증에서 걸러진 숫자가 상당하다고 알려진다.

사후검증도 중요하다. 역대 정권 후반기에 불거진 권력형 비리 등은 사후검증이 부실한 탓이다. 정부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을 중심으로 정부 고위 공무원과 산하기관 임원 등 2350여 개 직위에 대해 일상적인 검증을 벌이고 있다.






공공기관에 더 이상 ‘낙하산’은 없다
공공기관 기관장 인사에는 언제나 ‘낙하산 인사’라는 말이 따라다녔다. 공공기관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전혀 없는 정권 주변 인사들이 단골로 차지해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기관장 인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자천·타천 방식으로 후보자를 공모하는 경로를 다원화했다. 그리고 외부 전문가가 과반수 이상 참여하는 추천위원회를 통해 후보자를 합리적으로 선발하게 했다.

공모를 통한 기관장 선출이 제도화되면서 공무원과 정치인 출신 임용은 줄고 내부 승진과 외부 전문가 임용이 크게 증가했다.

2006년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공공기관의 인사제도가 확립됐다. 공공기관 임원 선임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임원추천의 대상을 기관장에서 모든 임원으로 확대하고 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 또는 해임할 수 있도록 했다.

청와대 문해남 인사관리비서관은 최근 청와대브리핑에 올린 글에서 “시스템 인사의 핵심은 추천과 검증의 분리와 인사추천회의라는 공론의 장에서의 토론”이라며 “시스템 인사는 해가 갈수록 더 정교해지고 공고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밀실과 실세가 없어 아무나 임명할 수 없는 시스템인사의 내용을 알고 나면, 과연 다음 정부가 참여정부처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 인사시스템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묘하게 법망을 피하면서 서민들을 상대로 막대한 이익을 취해온 대기업이 엄청난 자금력으로 유명 변호사를 총동원해 자신들의 음모를 감추려든다. 그러나 배심원들은 비록 서툴더라도 서민들의 억울한 피해를 밝혀내는 신참 변호사의 변론에 귀를 기울이고 사회적 약자의 편을 들어준다.

배심원의 역할이 두드러진 법정의 모습을 그린 외국영화에서 자주 보는 장면이다. 이제 우리나라 법정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만날 수 있게 된다. 내년부터 형사재판에 배심원제가 도입돼 국민 참여재판 시대가 열리기 때문이다.

영화 속의 외국과 똑같은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아니다. 배심원이 유·무죄 결정의 전권을 갖는 미국형 배심제도와 참심원이 직업법관과 함께 유·무죄 및 양형을 결정하는 유럽형 참심제도를 혼합한 형태로 배심원이 법관에게 권고적 효력을 갖는 유·무죄 평결 및 양형 의견을 개진하는 한국형 제도다.

그러나 법관이 판결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에게 배심원의 평결을 고지해야 하며, 배심원의 평결과 다른 판결을 선고할 때에는 피고인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고 판결서에 기재해야 한다. 결국 법관이 건전한 상식이 담긴 배심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어 사실상 배심원 평결이 어느 정도 기속력을 갖게 된다.

배심원제는 도입기임을 감안해 살인, 강도, 강간, 고액 뇌물사건 등 강력범죄와 부패범죄를 다루는 형사재판을 중심으로 피고인이 원할 경우 실시하게 된다. 국민 참여재판 대상 사건이라도 피고인이 원하지 않으면 기존과 같이 직업법관에 의한 재판을 진행한다. 시행 초기 연간 약 100~200건 정도가 대상이 될 전망이며 성과를 보아가며 대상사건의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 만 20세 이상 국민 누구나 배심원 될 수 있어
배심원은 해당 지방법원의 관할 구역내에 사는 국민 중에서 무작위로 선정한다. 법정형이 사형, 무기징역·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에는 9명의 배심원이 참여하고 그 외 사건은 7명이 참여한다.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만 20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배심원이 되어 형사재판에 참여할 수 있다.

배심원은 재판장을 통해 증인이나 피고인에게 질문하거나 메모를 할 수 있으며 변론이 종결된 후 법관의 관여 없이 독자적으로 유·무죄에 대한 평결을 해야 한다. 평결은 만장일치가 원칙이지만 의견이 다를 경우 법관과 함께 토의를 가진 후 다수결로 평결을 한다. 유죄 평결을 한 경우에는 법관과 함께 양형에 대해 토의를 하고 개별적으로 양형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게 된다.






국민참여재판은 전세계적 추세
배심원제는 영국과 미국에서 출발했지만 세계의 60개 국 가까이가 배심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국민을 배제하고 직업법관만이 재판을 하는 나라는 네덜란드, 일본, 한국 사우디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일본도 2009년부터 참심제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국민 참여재판을 하지 않는 나라가 예외적이라고 한다. 또 국민참여재판은 민주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프랑스는 시민혁명 후 첫 단계로 배심제를 도입했으나 2차대전 중 독일 점령 하에서 폐지됐다가 전후 부활시켰다. 독재자 프랑코가 사망한 뒤 스페인이 배심제를 부활했고 소련이 무너지고 탄생한 러시아가 취한 첫 사법적 조치도 배심제 부활이었다.

이처럼 민주화를 이루어가면 배심제를 비롯한 국민참여재판이 제도화되는 게 역사의 흐름이다. 국민이 재판에 참여할 때, 법적 기준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기준으로 다듬어지고 재판과정도 투명해진다. 이 과정을 통해 법이 시민의 것이 될 때 선진사법을 구현할 수 있으며 선진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게 국민 참여재판 도입의 논리다. 

국민 참여재판 도입에 대해 여론은 호의적이다. 무엇보다 재판의 투명성을 높여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불신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지난달 2일 인터넷 검색포털 엠파스가 ‘내년부터 도입하는 국민 배심원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참여자 415명 중 333명(80%)이 ‘재판의 투명성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반면 배심원의 신뢰성과 법의식 부족의 문제점을 들어 부정적이라는 의견은 80명(19%)에 불과했다.

서울대 법대 한인섭 교수는 “형사재판이라면 제시된 증거에 대한 사실판단이 핵심인데 이 판단에는 일상생활의 경험과 평가가 더 나을 수 있다”며 “법률가는 일반시민들의 결집된 지혜의 도움을 받아 더 진실에 다가갈 수 있고 또 시민들의 판단이라면 승복력이 더 높을 것”이라고 국민참여 재판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리고 “제도 도입으로 국민 사법참여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민 전체가 이 제도를 아끼고 키워갈 때 국민의 사법참여 범위가 더욱 확장될 것이니 국민 자신의 관심과 열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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