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한·미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한·미 FTA가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중소기업과 농업 등 경쟁력이 부족한 분야가 몰락해 대규모의 실업사태가 발생하고 비정규직이 늘어, 양극화의 골이 깊어진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멕시코 사례를 보면 개방과 양극화는 관계가 없다는 점을 잘 알 수 있다. 멕시코·미국·캐나다 사이의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는 1994년 1월에 발효됐다. 멕시코의 소득양극화는 1995년 가장 심한 상태였는데, 이는 멕시코의 금융위기 때문이었다. 개방이 양극화와 관련이 있다면 NAFTA 발효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수치가 나와야 한다. 하지만 멕시코의 불평등은 NAFTA 발효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절대적 빈곤도 1996년을 기점으로 점점 감소하고 있으며 실질임금 역시 1996년 이후 증가하고 있다.
양극화 문제의 해답은 중소기업과 서비스업 등 전 산업분야에 걸친 일자리 확충에 있다. 양질의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성장전략이자 복지전략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고용창출의 기회인 한·미 FTA는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양극화를 해소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미 FTA는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활력을 되찾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FTA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되는 상품에는 자동차나 프리미엄 가전뿐 아니라 의류, 잡화 등 중소기업의 주력상품도 다수 포함돼 있다. 섬유와 의류, 가죽제품 등 생활용품은 미국이 고율의 관세를 매기고 있는 품목이라 관세가 철폐되면 효과는 더욱 크다.
또 중국에 이전됐던 공장이 무관세 혜택을 누리기 위해 국내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이는 비숙련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이런 점에서 한·미 FTA는 동반성장을 통한 양극화 해소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런가하면 일자리 확충 뿐 아니라 직접투자 확대로 예상되는 기술이전도 커다란 잠재력을 갖고 있다.
한·미 FTA는 우리 경제가 성장과 양극화 극복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한·미 FTA의 최대 수혜 품목으로 꼽히는 자동차에 대해 일각에서는 미국측 관세가 2.5%에 불과해 효과가 미미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이는 2.5%라는 나무만 보고 ‘미국 자동차 시장 연간 1700만 대’라는 거대한 숲은 보지 못한 단순논리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미국시장에 69만 대의 자동차를 수출한 반면 국내에 수입된 미국 자동차는 4000여 대에 불과하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2005년 기준으로 관세가 없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 자동차업계는 950만 달러를 절감하는 데 반해 우리 업계는 2억1500만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
한·미 양국의 자동차 시장 규모를 고려해서 관세철폐 효과를 따져야지 단순히 관세율만 비교해서는 한·미 FTA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다. 시장이 크면 관세철폐 효과도 커진다는 얘기다.
산업연구원은 2.5% 관세 철폐로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내 판매가격이 대략 2.4% 떨어질 경우 미국시장 점유율은 2005년 4.3%에서 2018년에는 7%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 미국 자동차 시장 규모가 1870만 대에 달하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130만 대를 훌쩍 넘어 현재 판매대수의 2배에 달하게 된다.
2.5% 관세 철폐가 단순히 비용 절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미 자동차 수출 규모를 크게 늘리는 기폭제가 되는 셈이다.

미국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는 세계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자동차산업팀장은 “미국에서 잘 팔리면 세계 어디서도 잘 팔린다. 일본의 도요타가 렉서스와 싸이언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계속 내놓은 것도 미국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것”이라며 “미국시장 점유율이 늘면 다른 나라에서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또 산업연구원이 한·미 FTA 효과를 분석한 결과, 미국 현지 생산 증가로 완성차 수출이 2010년과 2012년을 기점으로 기복을 보이다가 2018년부터 생산차종의 다양화와 고급화가 이뤄지면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 팀장은 관세 철폐 효과가 완성차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부품 산업에도 적용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현지 생산이 늘어나면 국내에서 생산된 무관세 부품의 수출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 FTA 협상을 타결 지은 양국 정부가 언론의 FTA 재협상 보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내 언론은 마치 웬디 커틀러 한·미 FTA 협상 미국측 수석대표가 연설에서 한국과의 재협상을 거론한 것처럼 묘사했지만 당시 행사 발언 내용의 원문을 들여다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미국은 한·미 FTA 재협상을 거론한 적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커틀러 대표는 4월12일(미국시간) 미국 동서센터 초청으로 워싱턴을 방문한 한국 기자단과의 회견에서 “한국 일부에서 미국이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정확하지 않은 (very inaccurate)’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커틀러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워싱턴 헤리티지재단 주최 토론회에서 “미 행정부와 의회간에 노동과 다른 분야에 대한 토론이 진행 중이며 토론이 끝나면 최선의 방안을 한국과 상의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 한국 언론에 FTA 재협상 가능성으로 확대 해석된 것을 공식 부인한 것이다.
그는 “미국 내 누구에게서도 재협상 압력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재협상이 있을 것이라고 누가 말한 적 있느냐”고 반문했다.
커틀러 대표는 “미 의회가 이번 FTA 협상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면 ‘미국에 매우 유익한 거래’라는 우리의 평가에 동의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한국 국회도 동일한 평가를 해주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하지만 국내 언론은 ‘커틀러, 한·미 FTA 일부 재협상 가능성 시사’라는 제목으로 마치 커틀러 대표가 연설에서 재협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과장해 보도했다. 그러나 주미 한국대사관 홍보원의 ‘코러스 하우스’가 녹취한 당시 질의 응답의 원문 내용에는 노동 등 몇 개 분야에 대해 의회와 토론하고 있으며 결론이 나면 이를 구체화하고 해결하는 최선의 방안을 한국측과 논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분명히 재협상과는 거리가 있는 언급이다. 특히 이같은 언급은 커틀러 대표가 연설을 한 것이 아니라 한국 기자의 질문에 논의의 진행상황을 설명한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한국 언론들은 다음날 마치 커틀러 대표가 재협상을 시사한 것으로 확대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를 토대로 언론들은 정부 당국자들에게 잇따라 재협상 여부를 질문했고 정부는 “재협상은 결코 없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김종훈 한·미 FTA 협상 수석대표도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재협상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딜(협상)이 됐으면 끝난 것”이라며 “어떤 종류든 재협상은 안 된다”고 못박았다.

한·미 FTA로 저작권 보호기간이 20년 연장되면 책값이 오를까?
일각에서는 거액의 추가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책값도 오르는 등 출판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대부분 과장된 전망이다.
저작권 보호기간은 저작자 사후 또는 특정한 경우에 저작물 발행 이후 70년으로 현 50년보다 20년이 연장된다. 특히 우리측은 협상에서 2년간의 유예기간을 확보했다.
만약 2009년 FTA가 발효된다면 보호기간 연장은 2011년부터 효력이 발생하므로, 2010년까지 50년이 지난 작가의 작품은 저작권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1961년도에 사망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의 경우 현행 우리 법에 따르면 2011년까지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하지만, 보호기간이 연장되면 2031년까지 보호되며, 연장 기간 중에는 로열티가 종전과 마찬가지 수준으로 지불될 것이므로 책값이 오르지 않는다.
이러한 유예기간은 현재 보호기간이 만료될 것을 기대하고 사업을 준비하는 출판업체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저작권 보호기간은 FTA가 발효되는 순간 저작권이 살아있는 작품만 대상이 되기 때문에 이미 저작권 보호기간이 끝난 작품은 영향이 없다.

그러면 유예기간이 끝나고 보호기간이 연장되면 국내 출판업계가 미국에 거액의 추가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책값도 오르는 등 출판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까.
문화관광부가 지난해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에 따라 우리나라가 향후 20년간 추가로 부담해야 할 금액은 약 2111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중 출판 분야의 저작권료 추가부담은 약 679억 원으로 연간 약 34억 원 수준이며, 그 중 미국 저작자에게 돌아가는 저작권료의 비중은 약 12%로 연간 4억 원 정도에 그친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보호기간 연장은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기간이 단순히 증가’했다는 것이지 매년 지불하는 금액이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FTA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저작권 수출이 늘어나면서 주변 국가로부터 받은 많은 저작권 침해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부는 한·미 FTA를 계기로 국내 출판의 저변확대를 위한 우수 학술·교양도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유통정보 표준화 사업 추진, ‘출판원고 은행’ 개설 등 종합적인 ‘출판지식산업 육성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혀 오히려 출판계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한·미 FTA가 타결돼 농업, 그 중에서도 쇠고기를 비롯한 축산업의 피해가 가장 우려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고, 마치 축산업이 붕괴될 것처럼 불안을 부추기는 것은 곤란하다.
축산업은 우리 농업 생산 35조 원 중 11조7000억 원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분야이기에 우리 협상단은 최장 10~15년의 관세철폐 이행 기간을 확보했다. 이 기간 동안 단계적으로 조금씩 관세가 내려가기 때문에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간을 최대한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 한우 사육 농가 수와 농가당 사육규모는 얼마나 될까. 흔히 많이 쓰이는 ‘20만 한우농가’라는 표현 때문에 막연하게 피해를 크게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지난해 기준 국내 한우 농가는 19만여 가구에 달하지만, 이 중 50~99두를 사육하는 농가는 5100가구, 100두 이상은 1980가구가량이다. 반면 1~19두 소규모 사육농가는 16만6800가구에 달한다. 국내 전체 사육두수에서 50두 이상 사육농가가 기르는 소는 30%가량이다.
사육두수 50두는 농림부가 축산 전업농 컨설팅 지원 대상으로 삼는 기준이다. 다시 말해 한우를 키우는 것만으로 적정 소득을 유지하는 전업농은 7000가구 남짓이며, 나머지 대부분은 일종의 부업으로 사육하고 있다는 얘기다.
농림부 관계자는 “소 몇 마리 키우는 것만으로 가계 소득을 유지할 수는 없으므로 대부분 한우 사육 농가가 다른 본업을 갖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산 쇠고기가 과연 우리 쇠고기 시장을 얼마나 잠식할지도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광우병 발생 이후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금지됐지만 국내 쇠고기 생산량이나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한우는 가격보다는 품질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한우와 수입 쇠고기는 시장이 차별화돼 있기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는 한우가 아닌 호주나 뉴질랜드산을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최세균 선임연구위원은 “한·미 FTA 체결 후 한우 값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10%를 넘지 못할 것”이라며 “피해가 없다고 얘기하는 것도 틀린 얘기지만 축산업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 역시 옳지 않다”고 말했다.

[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1998년 11월 한·칠레 FTA 협상 당시 가장 큰 화두는 과수 농업이었다. 농민단체 등은 “겨울에 값싼 포도가 대량으로 들어오면 도미노 현상처럼 다른 품목의 가격이 줄줄이 폭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학자들도 “발효 첫해 104억 원을 시작으로 향후 10년간 총 5860억 원의 과수농가 피해가 예상된다”고 추산했다. 전체 농업이 겪을 직접 피해액만 2조1254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초기 2년간 순수 농산물 수입은 포도주를 제외할 경우 전체 수입 증가액의 1.6%(186억 원)에 불과했다.
특히 최대 피해 품목으로 지목됐던 포도의 경우, 협정 발효 후 가격이 더 오르고 생산량도 오히려 늘어났다. 2005년 현재 가격은 2003년보다 9%, 생산량은 13%나 증가했다.
막대한 피해가 예상됐던 축산물 분야 역시 예측은 빗나갔다. 협정 발효 전17.6%(2003.4~2004.3)였던 칠레산 돼지고기의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협정 발효 후 10.8%(2006.4~200 7.2)로 떨어진 것이다.
또 ‘교역의 효과가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주장도 틀렸다. 협상 당시 일부 개방반대론자들은 “국민소득이 낮은 칠레는 우리의 자동차와 전자제품을 사 줄 여력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지난 2003년 1억1200만 달러이던 대칠레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4억8200만 달러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칠레 시장점유율 25.7% 수준으로, 1위인 일본(26.1%)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1~2월 수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5% 증가한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상황도 낙관적이다. 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수출액도 같은 시기 2300만 달러에서 9400만 달러로 4배 증가했다. 경유와 합성수지, 컬러 TV 등의 수출도 적게는 1.5배, 많게는 10배 이상 늘었다.
전체 수출액도 3배 이상 늘었다. 지난 2003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FTA 체결로 향후 7~10년 뒤 대칠레 수출액이 5억4000만 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발효 2년 만에 4억7000만 달러 증가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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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