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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지난 3월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가 극장을 방문한 고객 1천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 ‘하늘에서 1억원이 떨어졌다! 어떤 연예인과 함께라면 1억원을 선뜻 기부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전체의 52퍼센트에 해당하는 5백27명이 ‘션·정혜영 부부와 함께라면 1억원을 쾌척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만큼 가수 션(37)과 탤런트 정혜영(36) 부부가 함께 해온 기부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연예계 최고의 잉꼬부부로 알려진 두 사람은 매일 1만원씩 모아 결혼기념일이 돌아오면 3백65만원을 기부한다. 또 두 아이의 생일에도 그렇게 한다. 매일 1만원씩 모은 돈으로 아이들의 생일이 되면 심장병 어린이와 귀가 들리지 않는 아이들의 수술비용으로 내놓고 있다. 앞으로도 쭉 그럴 계획이라고 한다.

얼마 전 이들 부부는 함께 쓴 책 <오늘 더 사랑해>의 인세 수입 1억원으로 장학재단을 만들었다. 부인 정 씨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은 올해 1백명에게 1인당 1백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이들 부부는 국제어린이구호단체인 컴패션 코리아 홍보대사로도 활동하며, 컴패션을 통해 1백명의 아이들에게 매달 3백50만원의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이들 부부는 버는 대로 다 나눠주는 것처럼 보인다. 이에 대해 션은 “물질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았다”고 말한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이들은 예수의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인천 산곡1동에서 ‘행운세탁소’를 운영하는 엄명호(55) 씨. 상가 건물에 7평을 세내어 세탁소를 하는 빠듯한 살림이지만 8년째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만은 중단하지 않고 있다. 그는 2002년부터 매달 홀로 사는 노인들의 도시락 배달사업에 1만원, 지역 어린이공부방에 1만원, 소아암 환자를 위해 1만원씩 기부하고 있다.

“별것도 아닌데 쑥스럽네요. 그저 혼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니까 여러 사람이 한푼 두푼 모으면 좋지 않을까 해서 참여하는 거죠.”

엄 씨는 2002년 아들 세준(당시 16세) 군을 뇌종양으로 잃었다. 아들이 사망했을 때 치료비 때문에 빚까지 진 상태였고, 장례를 치를 돈조차 없었다. 주위의 도움으로 장례를 치른 후 힘들었던 순간에 받았던 고마움과 아들에게 못 다 준 사랑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쏟기 시작했다. 

“빚을 갚고 나서 시작하려니까 너무 늦을 것 같았어요. 한 달에 3만원은 없어도 살 수 있는 돈이잖아요.”

빚은 아직도 다 갚지 못했다. 이제 6백만원이 남았는데, 처가에서 빌린 돈이라 이자는 안 줘도 된다며 웃는다. 경기가 어렵지만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세탁소 일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인정이 듬뿍 묻어난다.


[SET_IMAGE]4,original,left[/SET_IMAGE]가수 김장훈(42) 씨는 연예계를 뛰어넘어 우리 국민 누구나 아는 기부천사다. 가수 데뷔 이후 공연 수입을 포함, 약 40억원을 사회 곳곳에 기부해 팬들 사이에선 “김장훈 콘서트를 보는 게 곧 기부”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2007년 12월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가 터지자 태안지역에 5억원을 내놓았을 뿐 아니라 직접 봉사대를 꾸려 서해안 살리기 방제작업에 나섰고, 지난해 여름엔 관광객 유치를 위한 서해안 페스티벌 공연을 기획했다.

그의 기부는 돈을 내는 데 그치지 않기에 더욱 값지다. 12년째 후원하고 있는 복지시설 ‘새 소망의 집’ 어린이들에게는 후원자를 넘어 자상한 형이자 오빠다. 아이들을 수시로 영화관, 공연장, 스케이트장에 초대해 돈보다 귀한 추억을 선물한다. 얼마 전에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파라오와 미라’전의 음성안내를 녹음한 후 출연료 대신 아이들에게 줄 관람권을 받았다.

집도 없이 전세를 살고 있는 그가 최근 2억5천만원 상당의 부동산을 새 소망의 집에 기부하기로 약정해 또 한번 감동을 주었다. 한 오피스텔 분양광고의 출연료로 받은 오피스텔을 기부한 것이다. 지난해 6월 서해안 페스티벌에서 공연 도중 쓰러진 후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거나,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해도 아이들에 대한 지원이 끊기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부동산 기부를 하게 됐다”고 그는 말한다.

김 씨는 기부천사라는 말이 부담스럽다고 겸손해한다. 그는 “내가 쓰고도 남는 게 있어서 다른 사람을 챙기는 것일 뿐”이라며 “다만 ‘공연’과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소신과 양심만큼은 지키며 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SET_IMAGE]5,original,left[/SET_IMAGE]문근영 씨는 이제 겨우 스물두 살이다. 하지만 그의 기부는 어떤 재벌보다도 통이 크다. 그는 광고 모델료 등을 받으면 5천만~1억원 가량의 거액을 서슴없이 기부하는 스타일이다. 

지난 4월 25일에는 3억여원을 기부해 만든 전남 해남의 ‘땅끝지역아동센터’를 비정부기구(NGO) 단체인 ‘굿피플’에 기증했다. 문 씨는 2006년 배요섭 목사 부부가 2002년부터 꾸려온 공부방이 부지 매각으로 문 닫을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을 듣고 3억여원을 지원해 공부방 주변의 땅을 매입하고 도서실, 컴퓨터실, 샤워실, 식당 등을 갖춘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도왔다. 또 운영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해주고, 아이들 통학차량까지 지원해 ‘땅끝공부방’을 ‘지역아동센터’로 거듭나게 했다.

또한 수년간 ‘기적의 도서관’에 후원금을 내고 있으며, 독서운동회 ‘행복한 아침 독서’에도 1억원을 기부했다. 광주 빛고을장학재단에도 1억원을 기부했고, 고교 재학시절 학생복 모델료로 받은 3억원을 소아암 환자 돕기에 내놓았다.

문 씨의 숨은 기부는 지난해 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8억5천만원을 익명으로 기부한 개인 최고액 기부자가 문근영 씨라고 밝히면서 알려졌다. 그의 기부가 알려진 후 사회단체에는 기부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또 그가 도움을 준 ‘땅끝지역아동센터’ 아이들도 그의 기부를 본받아 간식비와 통학비를 아껴 2년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를 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남을 돕는 기쁨을 아는 문 씨. 그가 우리 사회에 온정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SET_IMAGE]6,original,right[/SET_IMAGE]서울 종로 금천교시장에서 20여년 간 떡볶이를 팔고 있는 김정연(93) 할머니는 전세금 8백만원과 예금 1천5백만원을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내놨다. 김 할머니와 마찬가지로 기초생활수급자인 박부자(85) 할머니와 배복동(92) 할머니도 각각 전세금 5백만원, 9백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유산으로 기부했다.

황해도 개성이 고향인 김 할머니는 서울에 왔다가 6·25전쟁으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채소장사, 꽃장사 등을 하며 혼자 살아왔다. 북에 두고 온 3남매 생각에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학비를 내준 적이 많았다. 30년 전엔 사후 장기기증서약도 했다.

“내가 남을 도우면 내 자식들이 어려울 때 누군가 도와주지 않을까 생각했어. 장기기증은 늙어서 쓸 데가 있겠냐만 고(故) 김수환 추기경처럼 눈이라도 주고 가고 싶어.”

함북 나남 출신인 박 할머니도 전쟁통에 고향을 등지게 됐다. 미군 물품 판매, 식당 주방 보조 등으로 어렵게 생계를 꾸려오면서도 교통사고를 당해 보상금으로 받은 돈까지 강원도 수해 복구 지원금과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해왔다. 박 할머니는 “어차피 죽으면 없어지는 걸 욕심내서 뭐해. 언젠가는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김수환 추기경 선종을 지켜보며 실천에 옮기게 됐지”라고 말했다.

남편과 다섯 자녀를 병으로 잃고, 평생 식모살이로 살아온 배 할머니도 “3평 지하방 전세금이라도 어려운 이웃에게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 세 할머니는 빛도 제대로 들지 않는 방에서 살고 있지만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만은 세상 누구보다도 밝고 따뜻하다. 세 할머니처럼 ‘행복한 유산 캠페인’에 동참하기를 원하면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문의(02-3144-0101·담당 조승석 과장)하면 된다.


[SET_IMAGE]7,original,left[/SET_IMAGE]충북 영동군 영동읍 중앙시장에서 붕어빵 장사를 하는 이문희(51) 씨는 붕어빵을 팔아 모은 돈으로 9년째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손님들이 붕어빵 값으로 5백원짜리 동전을 내면 무조건 돼지저금통에 넣었다가 연말에 읍사무소에 전달한다. 영동읍사무소는 이 씨가 기부한 돈으로 쌀을 사서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전달한다.

“손님한테 받은 5백원짜리는 아예 내 돈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떤 날은 저금통에 한 개도 못 넣을 때도 있고, 어떤 날은 만원 가까이 넣을 때도 있고 그래요. 돈을 보면 욕심이 생길까봐 열어보지도 않아요.” 

남편과 함께 농사를 짓는 그는 농사만으로는 살림이 빠듯해 농한기에 반찬값이라도 벌 요량으로 2000년부터 붕어빵 장사를 하고 있다. 농번기에는 농사를 짓고, 농사일이 덜 바쁜 9월부터 이듬해 4월 초까지만 붕어빵 장사를 한다.

이 씨는 장사를 하면서 아직도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려운 이웃이 눈에 들어온 것은 자신이 어린 시절 받았던 도움의 손길을 기억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10대에 부모를 여의고 동생을 돌보며 어렵게 살았던 그는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렸던 시절 주위에서 준 라면 몇 개, 김치 한 그릇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좋자고 하는 거예요. 저도 생활이 넉넉지 않으니까 큰돈을 내놓지는 못하고,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을 하는 거죠.”

이 씨는 요즘 다들 어렵다고 하지만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희망이 거창한 것은 아니죠. 땡볕 아래 밭에서 일을 하다 보면 주저앉고 싶을 만큼 힘들어요. 그래도 내일은 좀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살아요. 그게 희망 아니겠어요?”


[SET_IMAGE]8,original,right[/SET_IMAGE]지난 3월 5일 러시아 사할린에서 영구 귀국한 경기 안산시의 고향마을 노인들은 “침침했던 세상이 환해졌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안양시 평촌에서 ‘대학당안경원’을 운영하는 장사울(48) 씨로부터 맞춤 안경을 선물받았기 때문이다. 

시력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 안경은 밝은 세상을 볼 수 있게 하는 고마운 도구다. 20년째 안경 기부를 해온 장 씨 역시 세상을 밝게 만드는 고마운 사람이다. 

장 씨는 1988년 안경원을 열면서부터 안경 기부를 해왔다. 그동안 형편이 어려워 안경을 구입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에게 무료로 안경을 맞춰줬고, 지금은 중국 ,러시아, 터키, 베트남, 브라질, 에콰도르 등 해외로까지 봉사 무대를 넓혔다. 지금까지 그가 무상으로 안경을 만들어준 사람만 15만명에 이른다. 

1995년 중국에 갔다가 돈이 없어 안경을 쓰지 못하는 노인을 보고 중국에서 안경 봉사를 하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2007년 9월에는 산둥과기직업대학(山東科技職業大學)에 사재를 털어 안경학과를 개설했다.

“인구 13억명의 중국에 안경학과가 개설된 대학이 고작 16곳에 불과합니다. 앞으로 안경학과 졸업생들이 중국 전역으로 진출해 중국인의 눈 건강을 위해 일하게 될 것입니다.”

장 씨는 “그저 고객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안경점 수익의 일부를 나누는 것”이라지만, 돈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능력까지 기부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일까.


[SET_IMAGE]9,original,left[/SET_IMAGE]장나라(30) 씨는 2001년 데뷔 후 국제기아대책기구 등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문근영, 김장훈 씨 등과 함께 대표적인 기부천사로 불려왔다. 그동안 장 씨가 한 개인 기부도 50억원이 넘고, 기업 후원을 통해 장 씨의 이름으로 한 기부액은 1백30억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알려진 것만 해도 2002년 수해 성금으로 1억원, 2003년 북한 어린이에게 분유 보내기 운동에 5억원, 중국 지진 피해지역인 쓰촨성에 1억원 등을 기부했다.

중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장 씨의 기부는 중국 현지에서도 유명하다. 쓰촨성 지진 피해로 무너진 레이구 소학교 재건을 도왔으며, 그 덕분에 이 학교에는 그의 이름을 딴 ‘장나라 음악교실’이 생겼다. 또 얼마 전에는 그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오리털 점퍼 회사의 지원으로 쓰촨성에 80억원어치의 점퍼를 기부하기도 했다. 이런 기부는 모두 CF에 출연하면서 출연료를 받지 않고 물품으로 지원받는 방식을 통해 이뤄졌다. 장 씨의 국경을 넘은 기부는 대한민국과 한국인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진정한 한류(韓流)를 만들어내고 있다. 

장 씨의 아버지 주호성 씨는 “딸이 어린 나이에 분에 넘치는 대중의 사랑을 받았으니 기부로 보답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딸의 기부는 혼자 하지 않고 언제나 팬들이 함께해주었다”고 했다.

글·이혜련 객원기자


지난해 12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전국 성인 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에서 ‘유명인의 기부가 기부동기에 영향을 끼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0.4퍼센트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배우 문근영 씨나 가수 김장훈 씨 등의 선행이 기부문화 확산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문 씨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최고액 개인 기부자로 알려진 후 우리 사회에 기부문화가 크게 확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기부활동을 ‘2008년 10대 히트상품’으로 선정하며 연예인의 기부가 개인 활동에 그치지 않고 사회에 훈훈한 기운을 전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기증 소식이 알려지자 장기기증 관련 문의가 늘어난 것도 마찬가지다.

특히 많은 팬이 있는 스타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기부로 유명한 스타의 팬클럽 회원들은 기부금을 내거나 스타의 이름으로 기부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동방신기는 팬들에게 “내게 선물을 주는 것보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쓰였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따라 동방신기 팬들은 동방신기 멤버의 이름으로 각종 복지재단에 기부를 하고 있다. 

‘테레사 효과’라는 의학계의 연구결과가 있다. 테레사 수녀처럼 남을 돕는 사람을 보기만 해도 우리 몸에서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호르몬이 분비돼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기부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우리 몸도, 사회도 건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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