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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0122호

‘미디어산업발전 7대 법안’ 어떤 내용 담았나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TV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제작진의 파업으로 정상적인 방영이 이뤄지지 못했다. 뉴스를 비롯한 각종 프로그램에서도 낯익은 얼굴들이 파업에 참여하느라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들이 동참한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총파업 이유는 미디어 관련 법률개정안 때문. 개정안이 담고 있는 대로 대기업 및 신문이 방송에 진출하면 여론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게 주된 논지다. 하지만 법률개정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런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맞선다. 대체 미디어 관련 법률개정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기에 이렇듯 논란이 되는 것일까? 이 법안들이 파업 참여자들의 주장대로 그렇게 우려스러운 것일까? 그리고 일반 시청자들도 이들과 같이 생각하고 있을까? 아니, 시청자들은 미디어 관련 법률개정안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을까? 이 같은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미디어 관련 7대 법률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 보았다.

7대 법률개정안 가운데 논란의 핵심은 신문법과 방송법 두 가지. 신문법의 주요 내용은 그동안 금지해온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허용하는 것이다. 방송법 역시 신문과 대기업, 외국자본의 방송 진출 허용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두 법안을 중심으로 7대 법률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신문법 개정안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시장지배적 사업자 추정 규정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신문발전기금 지원 배제 규정 △모든 일간신문 지배주주에게 신문의 복수소유를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규정 등 위헌 및 헌법불합치로 결정된 이 세 가지를 모두 삭제하는 것이다.
둘째는 일간신문과 뉴스통신의 상호 겸영 금지를 폐지하고 일간신문·뉴스통신 또는 방송사업 소유자의 일간신문·뉴스통신 주식 및 지분 취득 규제를 폐지하는 것이다.
이 법안에 대해 반대하는 쪽은 ‘신문에 방송 소유를 허용할 경우 여론의 다양성이 훼손된다’는 논리를 편다. 거대 신문사들이 신문시장 점유율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방송을 겸영하면 여론 독점이 불가피해진다는 것. 그러나 찬성하는 쪽은 신문과 방송, 인터넷 포털, 수백 개의 채널을 가진 인터넷 TV가 도입된 미디어 환경에서 신문과 대기업이 방송에 진출한다고 해서 여론 독점을 우려하는 것은 기우라고 반박한다. 신문, 방송의 겸영으로 지상파에 대응하는 종합편성채널 또는 보도채널이 나온다면 의견 다양성이 높아지는 계기가 된다는 것. 또한 글로벌 미디어기업 육성을 통해 국제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셋째는 신문 지원기관의 업무 중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종전의 신문발전위원회와 한국언론재단을 통합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을 신설하고, 신문유통원은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두도록 하는 것이다.
넷째는 인터넷 포털의 책임 강화를 위해 포털의 뉴스서비스를 신문법의 규율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단 신문과는 구별해 ‘인터넷 뉴스서비스’로 분류하고 인터넷 뉴스서비스 사업자에게 기사 배열의 기본방침과 기사배열 책임자 공개 등 준수 사항을 규정했다.




방송법 개정안의 핵심은 지상파, 종합편성·보도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대한 대기업, 신문, 통신의 지분 참여를 허용하는 것이다. 지상파는 20%, 종합편성 30%, 보도 PP는 49%까지 허용한다. 또 종합편성·보도 PP에 대한 외국자본의 출자 또는 출연 금지 규정을 폐지하고 20%까지 허용하는 한편 위성방송에 대해서는 참여 비율을 상향 조정한다. 이 법안은 미디어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외국자본 유입을 통한 안정적 재원 확보 등을 취지로 하고 있다. 또한 지상파방송과 신문의 겸영을 금지하는 나라는 30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는 점도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밖에 방송법 개정안에는 △대기업의 위성방송 소유 제한 폐지 △방송사업자의 재허가 기간을 5년 범위에서 7년으로 연장 △방송심의규정 위반제재 과태료 신설 △방송광고 개념에 가상광고와 간접광고 개념 추가 등의 규정이 들어 있다.


정정보도 청구소송의 가처분절차 진행 규정이 위헌 결정을 받음에 따라 민사소송법상의 소송 절차에 따라 재판하도록 한다. 또 인터넷 포털, 언론사 닷컴, IPTV를 언론중재법 적용 대상에 추가하되 기존 언론과는 구분하여 규정한다. 인터넷뉴스 서비스 사업자가 다른 언론사 등의 기사를 받아 게재하는 경우 정정보도청구 수용 때의 정정보도문은 물론 이미 게시 중인 기사에 대해 수정 또는 삭제가 가능하도록 한다.


방송법 개정안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즉 IPTV의 종합편성·보도 PP에 대한 대기업 및 신문·통신의 소유를 49%, 외국자본의 출자 또는 출연은 20%까지 허용한다.




지상파방송과 위성방송의 무선국 허가 기간을 현행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한다.


2012년 아날로그방송 종료에 대비해 방송사가 예정대로 디지털 전환을 완료할 수 있도록 광고규제 완화 등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상파방송 사업자에게 디지털방송국 구축 기한, 주파수 반납 등 디지털 전환 의무 부여 △방송통신위원회가 디지털화를 정기적으로 점검한 뒤 주파수 지정을 취소할 수 있는 제재방안 또는 방송광고 규제를 완화하는 지원방안 시행 등의 규정이 들어 있다. 이밖에 아날로그텔레비전 방송 종료에 따라 회수된 주파수의 지정 또는 할당으로 발생한 수익금을 디지털 전환을 위해 사용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사이버 모욕죄 신설이 핵심이다.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람을 모욕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그리고 피해자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반의사 불벌죄로 규정했다. 피해자의 삭제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가 신속하게 24시간 내에 임시조치 및 통보하고 해당 게시판에 공시토록 규정했으며, 게재자가 이의신청할 경우엔 72시간 내에 판단해 통보토록 하고 있다. 
이 법안 역시 신문법, 방송법과 함께 논란의 대상이다. 이 법안을 찬성하는 쪽은 익명을 가장한 근거 없는 비방과 무분별한 악성 댓글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여론의 다양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리·이인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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