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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남극이 자리한 남반구는 우리나라와 계절이 정반대다. 이제 막 한겨울에 접어든 한국과 달리 남극은 늦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고 있는 단계. 기온은 0℃를 기준으로 영상과 영하를 오르내려 낮은 편은 아니지만, 바람이 평균초속 10m 이상으로 불 때가 많아 체감온도는 영하 13℃ 정도 되기 때문에 밖에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따른다.

한국과 남극 간 거리도 멀지만, 심리적 거리감 또한 만만치 않다. 세종기지 연구원들은 “외딴 곳에 떨어져 있는 데서 오는 고립감과 불편이 적지 않다”면서도 “순수한 열정에 힘입어 힘든 이곳 생활을 잘 이겨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극지연구소를 통해 e메일로 주고받은 문답에는 세종기지 21차 월동연구대 연구반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명광, 김문용, 안대성, 양태용, 홍명호 씨(가나다 순)가 참여했다.


평범한 일상이 그리워지는 곳
“남다른 각오를 갖고 (남극 생활에) 도전한 것이기에 어려움은 많지 않습니다. 다만 가족과 친구를 만날 수 없다는 것, 긴급 의료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이밖에도 한국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던 일상적인 생활에 대한 그리움이 매우 큽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친구를 만나러 가거나, 때로 술집을 전전하며 소주잔을 기울이던 일, 감기 기운이라도 있을라치면 가까운 병원에 가는 일 등 한국에 사는 이들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평범한 일상이 남극이라는 극한상황에 놓인 이들에게는 그리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채소를 구해 음식을 해먹는 것조차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남극에서 가장 민감하고 어려운 부분이 음식입니다. 월동에 필요한 1년 치 식량을 배로 한 번에 보급받습니다. 그렇지만 보존기간이 짧은 채소와 과일은 비행기로 중간중간 보급받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날씨가 악화되는 겨울철인 6월에서 10월까지는 보급이 불가능해 2, 3개월 정도는 채소를 섭취하기 어렵습니다. 이 기간엔 대부분의 음식을 냉동보관이 가능한 육류와 통조림 등을 이용해 만들고 있습니다.”


비밀과 보물 간직한 땅 ‘남극’
여건의 불리함을 무릅쓰고 이들이 남극행을 택한 이유는 뭘까.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이 이곳으로 발길을 돌리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구의 저 끝, 자원의 보고, 펭귄의 세계.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지만 많은 비밀과 보물을 간직한 땅, 남극은 누구나 가보고 싶어하고, 굳이 연구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연구 대상으로 삼고 싶은 곳이기도 합니다. 남극에서는 그야말로 인간이 자연의 일부일 뿐, 남극을 정복한다는 말 자체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위대한 자연을 느낄 뿐입니다.”

남극 서쪽 킹조지 섬에 자리한 세종기지 주변에는 러시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중국, 칠레, 폴란드 등 8개 상주과학기지가 있고 독일, 미국, 페루, 체코의 하계기지가 있다. 여러 국가의 기지가 공존하다 보니 남극에서의 생활은 자연스레 국경도, 인종차별도, 언어장벽도 없는, 말 그대로 화합과 협력의 장이 된다고 한다.

“어려움이 생기면 (인접국가 기지에) 연락해서 도움을 청하곤 하는데, 러시아나 중국 대원들이 해결하지 못한 장비 수리라든가, 어려운 물자 하역 같은 일들을 우리 대원이 척척 해내는 걸 보면 우리 민족의 우수성 같은 것이 느껴져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세계적 경제위기의 여파는 세종기지에도 여과 없이 전해져 월동대원들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명과 떨어진 곳에 있다 보니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어려움은 느낄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있는 가족과 주변 분들을 통해 지금의 경제위기가 어느 정도인지 미뤄 짐작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경제사정이 좋아져서 월동을 끝내고 귀국할 때쯤이면 모든 사람이 웃고 있길 바랄 뿐입니다.”

 

열사(熱沙)의 두바이

“50℃ 무더위, 긴장 놓지 않고‘기술한국’을 쌓습니다”

[SET_IMAGE]1,original,left[/SET_IMAGE]아라비아반도 동남쪽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는 우리나라 기업과 근로자들의 주도로 세계 최고 높이의 건물이 건설되고 있다. TV CF를 통해 국민에게 친숙한 ‘버즈 두바이’가 그것. 두바이 현장에서 지원담당 부장과 공사담당 차장으로 각기 근무 중인 삼성물산 건설부문 윤왕현 부장과 김창선 차장에게서 현지 소식을 e메일을 통해 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더운 곳에서 근무하는데 요즘 날씨는 어떻습니까.
“두바이 날씨는 여름과 겨울로 극명하게 기온차가 납니다. 통상 여름은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11월부터 3월까지는 겨울입니다. 여름에는 한낮 기온이 45~50℃까지 오르고, 새벽에도 최저기온이 33℃ 정도 됩니다. 습도도 90% 이상을 웃돌기 때문에 옥외 작업 때에는 정말 견디기 힘듭니다. 겨울철인 지금은 평균기온이 17~25℃, 습도도 60% 정도로 최상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국적인 환경에서 지내다 보면 어려움이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과거 10여 년 전만 해도 한국의 소식을 접하기 어려워 외딴 곳에 있다는 느낌과 국내 정보에서 소외된다는 느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 있고, 국내 TV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심리적으로 단절된다는 느낌은 크지 않습니다. 다만 자연환경 때문에 향수병에 시달리곤 합니다. 녹음이 우거진 산을 볼 수 없는 데다 사방에 편평한 사막뿐이라 더욱 한국이 그리워집니다.”

세계적 경기침체 여파로 두바이 사정은 어떻습니까.
“두바이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일부 계획된 프로젝트가 연기되는 등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해 작업을 추진하는 듯합니다.”

한국이 두바이에 진출한 시기는 늦었지만, 성과는 크다고 들었습니다.
“2004년 버즈 두바이를 수주한 뒤 세계 최고층 빌딩을 건설하면서 우리 회사뿐 아니라 한국의 건설기술이 높이 평가받으면서 짧은 시간에 많은 성장을 하게 됐습니다.”

극한 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분들이 갖는 도전정신이 남다를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50℃에 육박하는 날씨 속에서도 공사감독을 위해 매일 700m 이상의 높이를 오르내리는 일이 일상이 됐습니다만, 공사 초기 지하층 골조공사를 하면서 가졌던 최고층에 대한 도전과 두려움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자신감은 갖되 자만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높이에 대한 성취감으로 이따금 기쁨을 나누기도 합니다만, 두려움도 느낍니다. 긴장을 놓는 순간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닥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느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순간은 건물이 완공된 뒤 ‘열쇠’를 ‘집주인’에게 넘겨준 이후라야 될 것 같습니다.”

글·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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