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세계적 경기침체는 아직도 바닥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고, 장기화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세계적인 경제 활성화 노력으로 2009년 상반기가 바닥이라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기도 하지만, 이 역시 전망이 아닌 목표라는 평가가 우세한 상황이다. 미국·유럽연합(EU)·일본·중국 등 주요 국가들은 앞다퉈 자국의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있고,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으므로 세계 경제의 세기적 불황도 한국 경제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요 경쟁국에 신속성과 효율성 면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정부와 기업, 국민이 신뢰를 바탕으로 위기 인식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부의 2009년도 3% 경제성장률 발표를 두고 목표냐, 전망이냐 식의 비생산적 논쟁이 재연되는 것을 지켜보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정부가 성장목표로 3%, 일자리 창출은 10만 명을 표방했고, 2008년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2009년 상반기에 예산의 60%를 조기 집행하겠다고 하니, 이러한 정책적 결정은 세계적 경기침체를 정부가 앞장서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평가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3% 성장률 달성은 정부 단독의 악전고투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최소한 세 가지가 병행돼야 가능하다. 정부의 경기부양을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기업의 설비투자, 그리고 경상수지의 흑자가 동반돼야 한다.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인 수출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성장을 위한 돌파구는 내수 경기의 진작이다. 미국 정부도 제로 금리 및 빅3 지원 등의 경기부양 노력을 강력히 추진 중이며, 최근 큰 충격을 받고 있는 중국도 수출 확대로 인한 무역불균형 논란을 의식해 금리 인하 및 감세 정책 등에 기초한 내수 위주의 성장 정책을 발표했다. 당연히 한국의 위기 극복 전략도 단기간 내에 효과를 볼 수 있는 대규모 재정지출을 통한 내수 경기 진작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 유일한 관심사는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순수한 의지와 추진의 신속성 문제다. 따라서 정부는 분명한 의지를 빨리 표명하고, 국민이 정치권의 소모적 논쟁에 좌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공감대 형성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2009년도 예산의 60%를 상반기에 배정하고, 44%를 1/4분기에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러한 정부의 의지에 대해 기업과 국민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한 시점이다. 철강업계는 2009년에 사상 최대인 10조 원에 이르는 공격적인 설비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포스코 6조, 현대제철 2조 등의 대대적인 설비투자와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이 이뤄질 계획이다. 이미 외환위기 직전에 6조 원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외환위기 이후 사상 최대의 경영 실적을 경험한 철강업계는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으로 다시금 대규모 설비 투자를 선택했고, 더불어 중소기업과의 상생 체제도 강화했다.
한국의 대기업들은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춰 적극적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경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또 정부도 이러한 협력 기조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미 주요 국가별로 자국의 주력산업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각종 지원책이 발표되고 있으므로 필요한 정책적 의사결정들이 신속하게 추진돼야 한다. 대기업의 노력과 더불어 중소기업들도 연구개발과 인력 채용에 투자함으로써 산업 경쟁력 차원에서 정부, 대기업, 중소기업의 협력 선순환 체제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위기 상황,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 노력 절실
국가 차원의 경기부양 과정에서 정부는 정치적 논리와 명분을 최소화하고 온전히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대규모 예산을 집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향후 회복기에 대비해 한국 경제 전반에 드리운 거품을 거둬낼 수 있는 합리적인 구조조정 추진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국민 개개인도 이러한 국가적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과거 금 모으기 운동을 경험한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해외여행보다는 국내여행, 수입품보다는 국산품 이용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WTO 시대에 정부가 이러한 캠페인을 전개할 수는 없겠지만, 작금의 상황은 한국 경제가 선진국으로 진화하느냐, 정체의 수렁에 빠지느냐의 갈림길에 놓인 위기 상황이므로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 노력이 절실하다.
국가의 주요 경쟁력인 각종 주력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생존 위기에 처해 있고, 내수 경기를 떠받치는 국민의 가계도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 국민이 동일한 방향성, 국가와 사회를 생각하는 공동체 의식을 갖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길만이 세계 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들었을 때 한국 경제의 위상이 선진국으로 다가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글·김경찬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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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