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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생계형 음식점 국민주택채권 의무 매입 폐지


 

#직장에서 명예퇴직을 한 A씨(48·서울 마포구 염리동)는 퇴직금 등 그동안 모은 돈으로 조그만 분식집을 열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지난해 구체적인 창업 절차를 알아보기 위해 구청을 찾았다. 담당자와 상담하던 중 A씨는 “가게 규모가 33제곱미터(10평)를 넘어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의아했다. 조그만 분식집을 내는데 국민주택채권을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이유가 쉽사리 납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채권 매입 비용도 30만원이나 됐다. 마침 A씨 옆에는 일반음식점을 창업하려는 B씨가 있었는데, 일반음식점은 채권 매입 비용이 15만원으로 오히려 더 낮았다. A씨는 “규모가 작은 분식집이 더 저렴한 비용으로 창업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구청 담당자는 “법령상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관련 법조문을 확인해보니 법에서는 면허와 허가, 인가를 받는 경우에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토록 돼 있었다. A씨는 “분식집은 신고만 하면 되는 업종이니 해당사항이 없는 것 아니냐”고 재차 따져 물었다. 하지만 담당자는 “시행령(대통령령)에서 33제곱미터 이상인 신고업종도 포함된다고 돼 있어 어쩔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A씨는 구청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창업도 하기 전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2008년 11월 5일 이전까지 서울에서 면적 33제곱미터 이상의 음식점을 개업하기 위해서는 15만원, 김밥집과 같은 휴게음식점과 제과점의 경우 30만원의 국민주택채권을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했다. 직장에서 퇴직한 뒤 새로운 생계수단으로 음식점 창업에 나선 이들에게 이 같은 채권매입 의무는 불필요한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법제처는 이런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국토해양부와 협의를 거쳐 주택법시행령 관련 조항을 개정, 2008년 11월 5일부터 생계형 12개 업종의 채권 매입 의무를 폐지했다. 이로써 분식집 등이 식품영업 신고를 할 때 지역에 따라 7만원에서 30만원까지 차등 부담해야 했던 창업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된다. 채권 매입 의무 폐지로 연간 절감되는 창업 비용은 3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휴게음식점이나 일반음식점의 경우 서민들이 주로 창업한다는 점에서 서민 부담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 셈이다.
 

법제처는 “생계형 음식점의 채권 매입 의무 폐지를 계기로 창업이 활성화돼 경기회복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구자홍(동아일보 출판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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