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이명박 정부는 취임 초 대불공단의 전봇대 사례를 들며 ‘전봇대 뽑기’로 대변되는 규제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서민정책 등 사소한 일상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일부터 토지 이용 및 공장 설립 규제나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의 규제 완화, 공기업 선진화 등의 굵직한 규제개혁까지 지속적이고 저돌적인 규제개혁을 추진해왔다. 특히 기업 활동을 저해하고 있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규제개혁은 감세정책과 함께 ‘MB노믹스’의 한 축을 이루는 핵심이다.
이렇게 규제개혁에 앞장선 결과 올 상반기에만 기업 경영환경을 저해하는 규제 2백80건이 완화됐다는 발표가 나왔다. 지난 7월 29일 열린 제15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민관 합동 규제개혁추진단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4개월 동안 전국 기업들이 제기한 7백22건의 애로사항 중 입지, 환경, 안전 등 전 부분에 걸친 2백80건이 수용됐다.
이 자리에선 기업 현장애로 개선 활동뿐만 아니라 인감증명제도 개편방안과 기업의 경제 활동에 대한 입지, 환경, 검사 및 환경 규제의 완화 등이 논의됐다. 국가경쟁력을 살리기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선 규제개혁의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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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 중 인감을 등록한 사람은 3천2백89만명. 한 해 평균 4천8백46만 통의 인감증명서가 발급되고 있다. 부동산 거래, 은행 담보대출, 인허가 양도, 자동차 양도 등에 인감증명서가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적 거래뿐만 아니라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등 22개 중앙부처의 2백9종 사무를 볼 때도 인감증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회비용이 발생한다. 국민들이 인감을 제작하거나 발급하는 데 드는 시간과 시스템을 유지 관리하는 행정비용까지 합하면 연간 총 4천5백억원에 달한다.
비용뿐만 아니라 인감증명을 둘러싼 크고 작은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한 해 발생한 인감 사고는 모두 89건. 이 중 31건이 인간증명 위·변조 사고였다. 29건은 신분증을 부정 사용해 허위 위임장을 발급한 사고였고, 사망자의 인감을 허위로 발급한 경우도 22건이나 됐다.
모 영화사가 제기한 보증채무금 청구소송에 시달리다 얼마 전, 연대보증 채무가 없다는 판결을 받았던 영화배우 S씨는 배우자가 본인 몰래 인감증명을 발급받은 경우였다. 이 같은 불편을 개선하고자 정부는 ‘인감증명 제도 개편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인감증명 요구 사무를 대폭 줄이고, 앞으로 5년 동안 전자인증서, 전자인증, 본인서명사실확인서(가칭)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에서 다양한 대체수단을 정착시킨 후에 인감증명 제도를 폐지한다는 단계적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따라서 연내에 인감증명 요구 사무가 60퍼센트 줄어든다. 중앙부처 2백9개 사무 중 1백25개 사무에서 인감증명 요구가 폐지된다. 이에 따라 본래 인감증명이 필요했던 저작권과 광업권의 이전, 질권 설정, 재개발사업 동의, 재건축조합 가입, 보상금과 환급금 등 수령, 사회복지재단 등의 임원 취임, 인허가 대리인 자격 등의 사무는 신분증 사본이나 자필 서명, 위임장, 인허가 등록증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인감증명을 필요로 하는 사무의 경우에도 당사자가 직접 등기소 등 관공서를 방문해 신원을 확인하면 인감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전자인증도 적극 활용될 예정이다. 굳이 기관에 갈 필요 없이 인터넷 전자인증서로 자택이나 직장에서 누구나 부동산 등기, 은행 담보대출 등 민원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 주민과 박대준 행정사무관은 “금융기관의 부동산 담보대출 때 법원의 전자등기 시스템과 연계해 저당권 설정을 인터넷으로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도 자동차 관리정보 시스템을 2010년까지 구축해 자동차 소유권 이전이나 저당권 설정 등을 온라인으로 신청하도록 할 계획이다.
내년 말까지 전자위임장 제도도 도입된다. 국민이 전용사이트에 접속해 위임장을 작성하면 인감 요구기관이 컴퓨터상에서 위임장 내용을 확인하고 민원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그 외에도 주민센터를 방문해 ‘본인서명사실확인서’를 발급받아 인감증명서 대신 사용할 수도 있다. 이 밖에 신분증 서명이 본인 확인의 보조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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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애플사는 모두 삼성전자의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해 MP3 플레이어를 만든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옙(Yepp)은 1백30달러에 판매되지만, 애플사의 아이팟(iPod)은 1백99달러에 판매된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이현구 원장은 “제품에 적용된 디자인과 기술 등 지식이 제품의 부가가치를 결정하고, 이런 부가가치 창출 역량의 차이가 생산성의 차이로 나타난다”며 “삼성과 애플사는 우리의 미래가 지식재산과 기술에 달려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말했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보고한 ‘지식재산 강국 실현전략’은 선진국의 강화된 기술보호주의와 글로벌 특허 횡포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실현전략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창의자본 구축과 최대 5천억원을 출자하는 민관 합동의 지식재산관리회사 설립, 2013년까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중 기술이전 사업화 비중을 0.7퍼센트에서 3퍼센트로 확충, 지적재산기본법 제정 등 법과 제도의 정비가 그것이다.

첫째, 연구자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해 사들인 뒤 이를 권리화하기 위한 창의자본(Invention Capital)을 펀드 형태로 올해 설립하기로 했다. 창의자본이란 아이디어, 특허권을 매입해 부가가치를 높인 뒤 지식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 이전해 수익을 창출하는 자본을 뜻한다.
선진국에는 창의자본을 조성해 이런 지식자산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지식재산관리회사 2백20여 개가 이미 활동 중인데 우리나라엔 전무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연구자에 대한 보상이 불가능해 연구개발 아이디어가 해외로 유출될 우려가 많다. 이에 정부는 특허청 주관으로 50억원을 지원해 시범사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2011년 이후에는 5년간 최대 5천억원 규모로 민관 합동 지식재산관리회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두 번째로 국가 연구개발 예산에서 사업화 비중을 지난해 0.7퍼센트에서 3퍼센트로 늘리기로 했다. 관련 예산은 2010년 1월 국가재정 수립 시 반영할 계획이다. 대형사업화 연계 예산 1백10억원을 신설하고, 2011년에는 1천9백억원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범정부 차원의 지식재산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지식재산위원회’를 설립하고 지식재산기본법 제정을 내년에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무총리실에 지식재산 전담기획단을 설치하고, 유관 부처들이 참여하는 지식재산정책협의회를 운영한다.
이런 제도의 신설 및 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의식을 높이고 경제적, 사회적 인프라를 갖추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4월 미국의 ‘지적재산권 감시대상국’에서는 해제됐지만,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지재권 보호지수는 겨우 33위에 불과하다. “지적재산을 지키려면 남의 지적재산을 지켜줘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일류국가로 나아가는 길”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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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합동 규제개혁추진단의 기업 애로사항 점검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창원, 부산, 강릉, 부천, 대구 등 지역 간담회와 재생에너지, 자동차, 정보통신과 물류수송 등 업종별 간담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또 오는 12월 법 개정을 통해 농업진흥지역 내 기존 공장의 증설 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기존 법률에서는 농업진흥지역에서는 농업생산과 직접 관련되지 않은 토지 이용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이 지역에 인접한 공장의 경우 적치장이나 가설건축물 설치도 힘든 상황이다. 경기 고양시 소재 S사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공장용지 내에 농업진흥지역에 해당하는 농지가 있어 물품 보관을 위한 가설건물 증축이 시급한데도 증축을 하지 못했다. 정부는 이 지역에 가설건축물을 설치하도록 우선 조치하고 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또 도시공원 및 녹지의 점용 허가 대상도 확대하기로 했다. 전기 공급에 필수시설인 지중배전용기기함(도시미관을 위해 전선을 지중에 매설할 때 남는 부분을 넣어두는 시설물)은 현행 규정상 보도에만 설치하도록 되어 있는데, 도시공원이나 녹지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12월 관련 법률 개정을 앞두고 있다.
하천수나 하수의 온도차를 이용한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에 포함시키는 개선방안도 10월 중 발표된다. 중소기업 지원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벤처기업확인서 유효 기간을 2년으로 연장해 통합하기로 했다. 벤처기업확인서는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지원을 받기 위해 꼭 필요한 서류인데, 그동안은 연구개발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벤처기업은 유효 기간이 1년에 불과했다. 자금난 해소를 위한 다각적인 개선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규제와 관련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의 노력도 가시화되고 있다. 중소기업 옴부즈맨 제도가 그것이다.
유희상 국가경제위원회 규제개혁단장은 “정부는 기업의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규제 완화는 기업 투자에 대한 (정부의) 희망사항이 반영됐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규제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글·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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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호민관의 임기는 3년이며 중소기업청장의 추천과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무총리가 최종 위촉한다. 초대 기업호민관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이민화 교수를 만났다. 규제에 막혀 중소기업이 겪는 경영상의 어려움은 어느 정도입니까. 현재 국내의 기업 관련 전체 규제 가운데 70퍼센트에 해당하는 3천5백50건이 중소기업과 관련된 내용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이 느끼는 부담도 상당히 큰 편이다. 게다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 대응력이 부족해 더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정부 출범 이후 다양한 규제개혁이 이뤄지고 있는데. 범정부적 노력으로 상당한 성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중소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변화는 아직은 미진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가 중소기업 옴부즈맨 제도다. 중소기업의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소통 시스템을 갖춰 규제 개선이 극대화되도록 노력할 참이다.
초대 기업호민관으로서 비전과 중점 전략이 있다면. 최소 규모지만 최대 성과를 내는 기업호민관 제도를 정착시키고 싶다. 그러기 위해 기존의 규제 개선 기관들과의 열린 네트워크인 ‘호민.net’와 기업인 시각에서 열린 규제 검색과 문제 해결을 추진하는 ‘규제2.0’을 온라인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정부 규제기관에 대한 중소기업 규제 개선 평가시스템을 도입해 지속적인 규제개혁이 이뤄지도록 힘쓸 계획이다. 중점 추진사업에 대해 말해달라. 민원 제기 기업 등에 대한 비보복(Non-Retaliation) 원칙을 확립하는 것이다. 민원 제기 이후 받는 불이익을 제거해 중소기업들이 부담 없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또 기업가정신을 저해하는 각종 장애요인을 제거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선순환 상생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소상공인, 공공구매, 창조기업 등 소기업 3대 분야에서의 제도 개선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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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지난 7월 23일 출범한 기업호민관(중소기업 옴부즈맨) 제도는 민간 전문가를 옴부즈맨으로 위촉해 중소기업의 불합리한 규제를 발굴 정비하는 것으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1990년대부터 운영 중이다. ‘기업호민관’이란 로마시대 시민들의 입장을 대변했던 호민관에서 따온 것으로 중소기업의 입장을 대변하겠다는 뜻이다.